(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6 월드컵이 초반 4경기를 마친 가운데 자국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던 지도자들이 보란듯 첫 승을 챙겨 화제다.
12일까지 열린 월드컵 4경기 중 3경기에서 승패가 갈렸다.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 미국이 각각 남아공과 파라과이를 완파했다. 한국은 동유럽 강호 체코를 맞아 이번 대회 첫 역전승을 거뒀다.
3개국 감독 모두 자신들에게 따라붙던 물음표를 지우고 이번 대회 첫 승으로 우려를 잠재웠다는 게 공통점이다.
대회 첫 경기를 치른 멕시코는 남아공을 2-0으로 이겼는데 이번 대회 멕시코는 역대 최약체로 꼽히던 상황이었다. 예전과 달리 유럽에서 뛰던 선수들이 상당히 줄어들고 멕시코 리그MX에서 뛰는 선수들이 최종엔트리 26명 중 절반 가까운 12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진 한국, 일본과 평가전에서 비기고 콜롬비아에 0-4로 대패하는 등 A매치 성적도 좋지 않아 "32강은 가겠지만 16강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혹평을 들었다.
게다가 올해 들어 부상자까지 속출하는 상황이었다. 월드컵 직전 세 차례 평가전도 호주를 제외하곤 가나 2.5군, 세르비아 1.5군과 치러 이기다보니 2002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멕시코 지휘봉을 다시 잡은 아기레 감독의 리더십 두고 멕시코 내 의심이 적지 않았으나 남아공전 완승으로 월드컵 열기를 살리고 한숨 돌리게 됐다.
두 번째 경기를 이긴 홍명보 감독은 대반전의 서막을 올리고 있다. 체코전 2-1 승리로 12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이루지 못한 사령탑으로서의 월드컵 첫 승을 달성한 가운데 손흥민 빼고 과감하게 투입한 오현규가 역전 결승포를 터트려 전세계적인 칭찬을 받고 있다.
본선 1년 전부터 과감하게 시도한 백3 전술도 체코전에선 나무랄데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파라과이를 4-1로 대파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180도 대반전을 일궈낸 케이스다.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컵 3~4위전에서 1-2로 패하고, 9월엔 한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0-2로 완패하는 등 여러 번 수모를 겪었다.
포체티노 감독에 대한 미국 축구계 물음표도 커져 "월드컵 개최국으로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미국축구협회)결단이 필요하다"는 소리까지 들었으나 미국은 파라과이전에서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 과감한 슈팅으로 4-1 대승을 거두고 이번 월드컵 최대 다크호스로 단숨에 떠올랐다.
미국의 역대 월드컵 단일 경기 최다골 차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미국 축구 레전드 알렉시 랄라스도 "3-0으로 앞선 전반전을 포함해 지금까지 미국 월드컵사에서 가장 훌륭한 경기"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포체티노 감독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듯 승리 뒤엔 눈물을 흘리며 기뻐할 정도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