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8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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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아니지→그래도 승부는 승부'…역대급 7세트 행운의 끝내기 비하인드 "우승 축하해", "밥 한 번 사겠다" 훈훈한 마무리

기사입력 2025.12.07 18:44 / 기사수정 2025.12.07 18:44

강지은과 김민아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BA
강지은과 김민아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BA


(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LPBA 투어 우승자를 가리는 풀세트 접전에서 '행운의 키스'로 우승자가 정해졌다.

준우승을 차지한 김민아(NH농협카드)는 허탈함을 드러내면서도 진심의 축하를 보냈다. 우승자 강지은(SK렌터카)은 김민아에게 밥을 사겠다고 약속했다.

강지은은 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6시즌 8차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서 김민아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11-9 11-4 11-1 3-11 9-11 7-11 9-8)으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강지은이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 6이닝까지 6-5로 강지은이 앞섰으나 7이닝에서 김민아가 뱅크샷을 포함한 4득점으로 9-7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강지은이 곧바로 다음 공격 기회에서 3득점으로 재역전했고, 10이닝 남은 1득점을 채워 11-9로 기선을 잡았다.

강지은은 2세트를 11-4(8이닝), 3세트를 11-1(3이닝)로 연달아 챙기며 세트스코어 3-0까지 앞서나갔다.

강지은. PBA
강지은. PBA

김민아. PBA
김민아. PBA


이때 김민아의 반격이 나왔다. 4세트 11-3(7이닝) 승리로 흐름을 바꾼 김민아는 상대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타 5세트를 11-9(10이닝), 6세트를 11-7(13이닝)로 따내며 승부를 풀세트로 끌고 갔다.


7세트 강지은이 10이닝 먼저 8점에 도달했으나 이후 2이닝 동안 공타에 그쳤다. 그 사이 김민아도 12이닝에서 3득점을 쌓아 8-8 동점을 만들었다. 강지은이 13이닝 앞돌려치기 대회전 공격을 시도했는데, 여기서 행운의 키스가 나오면서 이번 LPBA 대회 마지막 득점으로 이어졌다. 

강지은은 키스 득점에 대한 사과를 건넨 뒤 큐를 번쩍 들고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강지은. PBA
강지은. PBA


이로써 강지은은 지난 2021년 11월 열린 2021-22시즌 3차투어(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를 꺾고 정상에 선 이후 무려 4년 14일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그는 우승상금 4000만원을 추가해 누적 상금 1억원(1억 2481만원)을 돌파했다.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4위 이미래(하이원리조트, 4885만원)에 이은 5위에 오르면서 2026년 2월 LPBA 월드챔피언십 진출권을 사실상 미리 확보했다.

프로당구 원년 멤버인 강지은은 출범 시즌인 2019-20시즌 네 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 시즌엔 곧바로 3차투어(휴온스 챔피언십) 우승, 6차투어(NH농협카드 챔피언십) 준우승을 수확하며 원조 강호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후 세 시즌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고, 번번이 결승 문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강지은이 우승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PBA
강지은이 우승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PBA


강지은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이런 식의 우승을 원한 건 아니었다. 사실 득점을 하기 전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는데, 마지막 득점에 성공하고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그래도 우승해서 너무 좋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7세트 마지막 득점을 두고는 "김민아 선수가 '그건 아니지, 미안하다고 말하라'고 애기했다(웃음). 4년 전에 우승했을 때도 마지막 득점이 지금과 상당히 비슷했다. 또 이렇게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4세트나 5세트에 이런 득점이 나왔다면 괜찮을 텐데, 하필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득점이라서 더욱 미안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인 만큼 기분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강지은은 "이번 대회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이 26위여서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32강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 선수만 이기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이겼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기면서 우승까지 차지했고, 월드챔피언십 진출까지 확정할 수 있게 됐다"고 이번 투어를 되돌아봤다.

김민아. PBA
김민아. PBA


한편, 지난 10월 6차투어(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민아는 시즌 2호 우승으로 LPBA 3강 체제 구축을 노렸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는 "제가 우승했던 휴온스 챔피언십이 끝난 지 두 달이 채 안 됐다. 빠르게 다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 결승전 상대가 친한 동료인 강지은 선수여서 더욱 좋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만 친분이 있는 선수와 경기하면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지 초반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초반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오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도 따라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4세트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를 했는데, 7세트까지 갈 수 있었다.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마지막 플루크 득점에 대해선 "'아~이건 아니지(웃음)'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세트스코어 3-3을 만들었나 싶다. 마지막 공격 때 수비를 잘해놨는데, 강지은 선수가 키스로 마무리했다.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래도 강지은 선수의 우승을 축하해주려 했다. 강지은 선수에게 맛있는 밥을 얻어먹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강지은은 "(우승을) 4년 만에 한 번 했는데, 한 번 살 의향은 있다. 그래도 김민아 선수가 언니인 만큼, 이후에는 다시 얻어먹겠다(웃음)"고 답했다.


사진=PBA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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