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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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나를 거짓으로 포장하고 살아왔다" 고백 (인터뷰)

기사입력 2011.12.08 08:29 / 기사수정 2011.12.09 18:56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 서울 리버사이드 호텔=백종모 기자] 임재범이 새 앨범을 발표한 자리에서 '마음을 열고 적극적인 음악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재범은 7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 리버사이드 호텔 콘서트홀에서 리메이크 앨범 '풀이' 발매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임재범은 '내 귀에 캔디', 'Rain(Uriah Heep) 등 리메이크 앨범 수록곡들의 무대를 잇따라 선보여 현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또한 차지연, 알리, 디아블로가 게스트로 참여해 무대를 빛냈다.

'풀이'는 베스트 앨범 '메모리즈' 이후 11년, 정규 5집 앨범 '공존' 이후 7년 만에 발매되는 임재범의 앨범이다.

쇼케이스에 이어 언론사 기자들과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임재범은 이번 앨범의 의미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포부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그는 아버지 임택근, 동생 손지창에 대한 질문에도 거리낌 없이 답하는가 하면 과거 자신의 태도 논란에 "결국 나를 거짓으로 포장하고 살았던 것 같다"며 아쉬움도 보였다.



그러나 "'그래미상'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해외 활동도 하고 싶다"며 활발한 활동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임재범은 엄격하고 통제되 사생활에 자유를 갖지 못한 상황에서 음악 활동을 해야 하는 후배 가수들이 처한 상황을 지적하며 "가수들이 사생활과 음악적 활동 모두를 완벽히 하는 건 쉽지 않다"며 "정말 잘못 됐을 때는 채찍을 들어 달라. 하지만 그 전에 3번만 참고 격려를 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록이나 헤비메탈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 가지 음악보다는 다양한 음악을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어떤 것도 거부하지 않겠다"며 "토크쇼 출연이나 MC 등 방송일이 들어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쇼케이스 뒤 임재범과 가진 공동인터뷰 전문

-동생 손지창 씨와 듀엣 할 계획이 있나?

이전에 지창이를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을 때 부탁했는데, 어려워하더라. 그래서 음악적인 완성도나 노래 실력보다는 형과 동생과의 만남으로, 가족 간의 훈훈한 작품이 나오지 않겠냐고 말을 건냈지만 지창이가 힘들어 하더라.

-아버지에 대한 노래를 할 생각은?

아버님을 위한 노래는 사실 생각을 못했다. 말씀 주신대로 생각을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록이 아닌 발라드를 선택한 이유는?

이 앨범이 정규 앨범이었다면 하고 싶은 부분을 일정 부분 할애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명의 의견을 수렴 발매한 앨범이고 독단적으로 해보고 싶은 걸 하지 않았다. 추천곡 리스트를 받아 그 중 부르고 싶은 곡을 골랐다.

가장 난감했던 건, 처음 내 귀에 캔디를 받았을 때였다. "아니 이 걸?" 하면서 당황했다. 예전 같으면 "못한다"고 거부했을 것이다. 사실 록커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거절했다가, 반반씩 타협해 록 버전으로 하게 됐다. 회사 차원에서 하는 일이라 내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내 귀에 캔디'에서 파트너로 가인을 선택한 이유는?

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 가인씨가 시트콤을 촬영 중이었다. 그 때 대기실에 조심스럽게 와 먼저 인사를 했고, 기억해 두고 있었다. 그래서 "'내 귀에 캔디'를 누구와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가인이랑 하고 싶다"고 했고, 일사 천리로 이뤄졌다.

-가인은 임재범씨 옆에 있을 때 "자신이 개미로 느껴졌다"고 했다. 같이 작업하면서 받은 느낌은?

개미 이야기는 키로 봐서 한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록 마니아의 입장에서 이상하게 후배건 선배님이건 "전염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처음에 가인이 편곡된 곡을 듣더니 "힘들겠다"며 주저앉았다. 그냥 "지연씨 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설명하며 침착하게 진행했다.



-아시아나 재결성 등, 헤비메탈 장르에 대한 계획은 없나?

준비 중이다. 멤버가 확정이 되진 않았으나, 내 꿈을 이루고자 후배 디아블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번 순회공연 중에 조금씩 회포를 풀고 있는 단계다. 내 혼자만의 결정으로 되는 일이 아니고, 같이 하려고 연락을 해도 내 과거의 전력 때문에 "팀 깨고 도망가면 어떡하나"하며 주저하더라. 내 과오인 걸 어쩌나. "이제 아니다"라며 설득 중이다. 내년 쯤 하고 싶은 생각은 갖고 있다.

-애착이 가는 음악 장르는?

무조건 록을 하고 싶었고 록 앨범을 내고 싶었다. 그러나 갑자기 풀어내면 또 다른 오해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한풀이 하려 하나", "갑자기 왜 저러나" 그런 소리 들을까 겁났다. 우선 스스로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열었으니, 대중에게 갑자기 내 마음을 열었을 때 어떻게 비춰질까 불안했다. 좀 더 소통의 노력을 한 뒤 하려한다. 좀 더 지켜봐 주시고 채찍도 들어 달라. 하지만 지금 좀 더 필요한건 당근이다.

이 나이에 지나친 욕심이나 명예욕을 가진 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내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고 하늘의 뜻. 그동안 내 고집 동안에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남을 위해서 해보자. 내가 하기 싫더라도 나로 인해 기뻐하는 분이 있다면 해보자는 생각이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는?

아침이슬이다. 개인적으로 김민기 선배님을 좋아했다. '비상'과 비슷하게 '혼자 싸워 이겨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리메이크 앨범 중 가장 진실성이 묻어난 곡이다. 많은 노래들을 불렀는데, 머리에서 계속 도는 건 아침이슬이다.

-올해가 잊지 못할 해인 것 같다

특별한 해이기도 힘든 해이기도 했다.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면 '나는 가수다'를 통해 졸지에 갑자기 스타가 됐다. 내 속마음에 들어가 봤다. '이걸 원했었을 수 있었구나. 참 많은 걸 숨기고 살았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를 거짓으로 포장하고 살았던 것 같다.

이제 길거리에 나가서 바람을 쐬거나 할 때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 임재범 선생님 하면서 다가와 주시고 딸 아이 나이 뻘 아이들 아저씨 거리면서 다가오니 따듯함도 느낀다. 아직은 프로로서 미숙한 점이 있어 잘 받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그런 시간이 늦었다는 게 좀 바보 같기도 하다.

-리메이크 앨범은 인생의 갈무리라는 의미인가?

리메이크는 갈무리는 아니고 시작인 것 같다. 리메이크 앨범은 시발점이며, 6집 앨범을 내년쯤에 내보려 노력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 동안에 소통 못했던 팬들과 많이 만나려 노력할 것이고 방송도 내 개인적인 마음, 기분때문에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하다보면 결국은 행복해질 것이다. 예전 처럼 '증발 하지 않겠다. 난 물이 아니다' 같은 구차한 말은 하지 않겠다. '하루하루 착실히 살겠다'는 말만하겠다.

'바람에 실려' 미국 녹화가 끝난 뒤, 마음속에 흐트러졌던 책들을 책장 속에 정리를 해 나가고 있다. 가지런히 꽂힌 책을 하나하나 들추어 보고 사회적으로 이미 장년에 들어선 나이인 만큼 내가 드린 말 한마디 한마디를 돌이켜보고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언젠가 '야성적 목소리'가 어필하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추후 예능이나 토크쇼 출연 등의 다른 생각도 있나?

어떤 것도 거부하지 않겠다. 내 자신의 기분이나 혼자만의 독단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 펼쳐질지 아무것도 모르므로 준비는 해놓고 있겠다.

우선은 대중들에게 임재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 한다. 내년에는 콘서트도 더 해보고, 동남아시아, 일본, 중국 등 해외 진출도 해보고 싶다. 아이돌들이 밭을 일구어 놓은 데 편승하는 것일 수 있으나 '이런 노래하는 사람도 한국에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내가 가서 작은 텃밭이라도 일굴 수 있다면, 조그마한 디딤돌을 만들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음악적인 목표가 있다면?

이뤄지질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미상을 개인적인 소망이자 목표로 잡았다. 그동안 30년 동안 노래하며 목표가 없었다. 이뤄지던 안 이뤄지던 꿈으로 끝나더라도 그래미상이라는 높은 곳의 목표를 잡고, 그 꿈을 위해 욕심을 내더라도 내 자신이 이전과 같이 아무 생각 없이 살지는 않겠구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바람에 실려'의 스태프 중 한 명이 그래미 상 심사 위원이었는데, 이 분도 인정을 해주기도 했다. 내 소리를 만드는데 있어 서양 사람이 좋아하는 주파수 대역을 찾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음악 활동에 있어 어려움도 많았는데?

대중도 가수의 사생활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팬들은 노래나 그림을 하는 분들이 오래하길 바라면서도 공인이란 틀에 가두고 제대로 된 창작물이 안나오면 비난한다. 사회의 틀 안에 가두고 '모범적으로 살아라' 그러면서도 '최고의 노래를 부르고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잘 맞는지 모르겠다.

해외각지에서 음악인들이 노력하는 시기인데, '왜 저래'하는 생각이 들어도 한 3번 만 참아주시면 좋겠다. 그래도 너무 심하다 싶을 때는 과감히 채찍을 들어 달라. 나는 곧 환갑인데 괜찮지만 후배들이 안됐다.

후배들이 가끔 전화하는데 오히려 내가 "힘들겠구나" 말을 해 준다. 떡볶이 사 먹으로 슬리퍼 끌고 나가는 게 소원이라더라. 늘 숙소에 박혀있고, 사생활을 억누른 채 음악을 만들고 있다.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녹음할 때 시간이 부족해 하루에 다섯 곡 씩 녹음했는데 힘들다면 힘들었으면서도 재미있었다.

정규앨범은 6집 앨범이 되는데, 앞으로 음악활동에 있어 한편으로는 로커로 살고 한쪽으로는 스팅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또 뉴에이지 장르도 좋아하다 보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결국 대중음악이고 대중과의 소통이다.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고해를 공중파에서 부르기 싫다고 했었지만, 대중은 록보다 이런 모습을 더 좋아하더라. 두 가지를 다 해보고 싶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나위 데뷔 25주년이다. 데뷔 당시 소년인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조금 더 일찍 소통하지 그랬니 재범아. 먼저 소통했었어야지"

혼자 되게 특이하고 싶었나 보다. 나름 나 혼자만의 세계에서는 나를 따라올 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것이 자신감우로 무대에서 표현됐으면 좋았을 텐데, 착각으로 안 좋게 됐다. "네 자신이 먼저 문을 닫아놓고 남에게 돌리지 말아라. 그걸 잊지 말고 음악해라. 음악은 나누는 것이지 독식하는 게 아니다" 그런 말을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좀 흥분해서 말한 부분도 있지만 나만을 위해 말한 게 아니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리지만 부족하고 마음에 안 들고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뮤지션이 있다고 하더라도, 박수 한 번에 우리는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못마땅하더라도 '열심히 해라' 이렇게 응원 해주시고 용기를 주시면 순진한 음악 하는 친구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진솔하게 말하고 소통할 기회를 갖고 싶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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