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황당 부상, 강압이나 벌칙 아니었다지만 '배려' 부족은 확실했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인 키움 히어로즈가 '꼴찌'보다 더 아픈 상처를 안게 됐다. 에이스 안우진이 '황당 부상'으로 내년 시즌 후반기까지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없게 됐다. 

키움 구단은 지난 5일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안우진이 지난 2일 퓨처스팀 홈구장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실전 점검을 위한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며 "당시 투구 및 보강 운동 과정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청백전 종료 후 진행된 추가 훈련 중 넘어지면서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총 세 차례에 걸친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이 확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검진한 전문의들은 수술 이후에는 기존의 경기력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열린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 자체 청백전에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직구 157km/h, 슬라이더 148km/h를 찍었다.

안우진이 실전에서 타자를 상대한 건 지난 2023년 8월 31일 SSG 랜더스전 이후 2년 만이었다. 다음달 17일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순조롭게 1군 무대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안우진은 청백전 종료 후 황당한 이유로 부상을 입었다. 엑스포츠뉴스 취재에 따르면 안우진은 자체 청백전에서 패한 팀에 내려진 벌칙 펑고 훈련을 받다가 어깨를 다쳤다. 

키움 관계자는 "안우진은 청백전에서 1이닝을 소화한 뒤 불펜으로 이동, 15개의 공을 더 뿌렸다. 이후 아이싱, 보강 훈련을 진행하는 사이 키움의 청백전도 종료됐고, 안우전은 통상적인 팀 단체 미팅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오윤 퓨처스팀 감독 대행이 안우진에게 추가 훈련을 지시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는 오윤 대행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며 "벌칙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추가 훈련 역시 사전에 패배한 팀이 간단하게 소화하자는 걸로 약속이 이뤄진 후 청백전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키움은 자체 청백전 당시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패배 팀에 추가 훈련(펑고)이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안우진이 속한 팀이 경기에서 패했고, 안우진은 추가 훈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패배 팀 전체가 참여하는 분위기 속에서 파트 코치의 권유로 훈련에 동참하던 중 부상을 입었다는 게 자체 조사 결과다. 



안우진의 부상 발생 경위와 키움의 후속 대처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100% 확인된 한 가지 사실은 선수가 원하지 않았던 추가 훈련이 이뤄졌고,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키움 코칭스태프는 안우진을 패배 팀 추가 훈련에서 제외하는 부분을 '특혜'로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우진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친 뒤 1군 복귀를 준비 중이던 선수다. 이 경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가 의견을 나누고 진행하는 피칭, 보강, 회복 훈련 스케줄 외 추가 훈련은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안우진을 패배 팀 추가 훈련에서 제외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문제 삼거나 불평하는 선수들이 있었을지 의문이 남는다. 결과론이지만 코칭스태프의 판단 착오가 안우진의 1군 마운드 복귀를 1년 이상 늦췄다. 키움과 안우진은 국내 병원을 포함해 지난 2023년 팔꿈치 내측측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던 미국 켈란-조브 클리닉 등을 수술 병원 후보로 검토 중이다. 

안우진은 어깨 수술 이후에는 약 1년여 간의 재활이 예상된다. 사회복무요원 복무 기간을 포함해 3년이나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