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성적 학대 혐의' 조부 위해 증언…"내게 축구 가르쳐 준 사람, 사실이면 연락 끊었을 것"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FC서울 주장 제시 린가드가 성적 학대 혐의로 기소된 할아버지를 위해 영국으로 날아갔다.

영국 매체 '더선'은 22일(한국시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타 제시 린가드는 할아버지의 성추행 혐의 재판에서 주장이 사실이라면 딸이 할아버지를 만나는 걸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린가드의 할아버지 케네스 린가드는 한 여성을 5살 때부터 19살이 될 때까지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7번의 성적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재판을 받게 되자 린가드는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영국으로 날아갔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했지만 시즌 4호골을 터트렸다.



린가드는 리버풀 크라운 법원에서 자신이 2~3살 때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으며, 할아버지가 자신의 축구 선수 생활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할아버지는 기본적으로 내게 축구를 가르쳐 줬고, 모든 기술을 가르쳐 줬다"라며 "그는 리버풀에서 맨체스터, 크루, 반즐리, 스토크까지 고속도로를 따라 차로 운전해 주며 내가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오늘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사람이다"라며 할아버지를 변호했다.

또 린가드는 이번 재판으로 인해 몇몇 스폰서십 계약이 무산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서 스폰서십 계약 몇 건이 무산됐다. 지금 한국에서 진행되던 많은 스폰서십 계약을 보류해야 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재판은 한 여성이 린가드가 출연한 다큐멘터를 보고 린가드의 할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린가드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할아버지가 자신의 커리어에 미친 영향력을 칭찬했다.

매체에 의하면 이 여성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후 곧바로 경찰에 전화했다.

그녀는 경찰에게 "내가 받은 학대에 대해 말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라며 "그가 그렇게 영웅으로 묘사되는 게 기분 나빴다"라고 말했다.

이후 여성은 2022년 11월에 린가드에게 메시지를 3차례 보냈다. 한 메시지에서 그녀는 "제시 린가드,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거짓말이 너무 많아. 네 할아버지인 케네스 린가드는 나를 희롱하고 성적으로 학대했어. 너도 알잖아"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돈 때문에, 그리고 정신 건강 홍보대사처럼 보이려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라며 "네 말대로 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 이상 침묵은 없다"라고 했다.

매체는 "또 다른 글에서 그녀는 린가드가 자신의 할아버지가 소아성애자이자 아동 학대범이라는 어두운 비밀을 숨기고 있다고 언급했다"라며 "그녀는 또한 고인이 된 린가드의 할머니 파멜라를 방조자라고 비난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여성은 린가드의 할아버지가 수년간 자신을 성추행했기에, 그가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자격은 없다고 주장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린가드는 법원에서 "그녀는 다큐멘터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었고, 할아버지가 그런 짓을 할 때 내가 할아버지를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게 했다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라며 "나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이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들어본 적이 없어'라고 생각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이 여성에 대해 "갑자기 나타났고, 다소 무작위적이었다"이라고 주장했다.

할아버지를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린가드는 "절대 아니다. 이런 주장을 알았다면 몇 년 전에 할아버지와 관계를 끊었을 거다"라며 여성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할아버지가 자신의 어린 딸을 만나게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더선,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