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게 10년 동안 충성심을 내보인 손흥민이 감독 말을 듣지 않고 있다는 태업 논란이 불거졌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영국 매체 더보이홋스퍼는 13일(한국시간)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더 이상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리그 14위, 리그컵 및 FA컵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아직 잔류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럽 강팀들도 모두 살아남아 있어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
토트넘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손흥민의 경기력 부진과 리더십 부재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손흥민이 감독 말을 듣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번 시즌 부진이 손흥민 본인 경기력이 나쁘기 때문인지, 아니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과도한 체력 소모 전술 때문인지, 구단의 부실한 선수 영입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계속해서 손흥민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경질 압박이 거세지자 예전처럼 헌신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리버풀에서 뛰었던 필 톰슨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토트넘 일부 선수들이 더 이상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스템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손흥민을 지목하며 예전과 같은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톰슨은 "선수들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상이 너무 많고, 계속 부상자가 발생하면 힘들다"고 부상 문제를 언급한 후 "하지만 토트넘을 보면 선수들이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며 더 이상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고 토트넘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에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손흥민을 콕 집어 지목했다. 톰슨은 "가장 큰 문제는 손흥민이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는 승리를 가져다주는 선수였다. 에너지가 넘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너무 부족했다. 지난 몇 달 동안만 그런 게 아니다"라며 "더 이상 열정, 헌신,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 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손흥민은 올해 토트넘의 모든 문제를 보여주는 선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매체는 "톰슨은 손흥민을 언급하며 이 한국 공격수가 그를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두려운 공격수 중 한 명으로 만들었던 열정과 강렬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며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헌신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라고 조명했다.
또 다른 매체 TBR풋볼도 "톰슨은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부상 문제는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 톰슨은 토트넘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손흥민을 잠재적인 문제를 가진 선수로 지적했다"고 손흥민 태업 논란을 보도했다.
매체는 "일부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으며, 손흥민이 이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식전 10골 8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기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면서 올 여름 토트넘이 손흥민을 방출할 거란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11일 "토트넘이 올여름 손흥민을 포함한 3명의 선수를 방출할 준비를 마쳤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을 고려하고 있으며 선수단 개편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토트넘이 한국 공격수 손흥민의 방출을 고려하고 있다. 수년간 구단의 아이콘이자 충성스러운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을 내보내는 결정은 큰 결정이 될 것이며 손흥민을 향한 관심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정한 관심이 있다.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지만 더 구체적인 내용이라면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을 내보내고 자연스럽게 공격진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마이키 무어와 윌송 오도베르, 그리고 현재 다른 팀에서 임대로 뛰고 있는 윌 랭크셔와 제이미 돈리, 그리고 양민혁 등이 다음 시즌에 맞춰 복귀하면 공격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경우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하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이 사우디의 관심 속에 손흥민 이적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손흥민이 올 여름 토트넘을 떠나고, 토트넘도 선수단 개편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튀르키예 언론인 에크렘 코누르가 "사우디 프로리그 클럽들이 토트넘의 32세 한국인 선수 손흥민에게 5000만 유로(약 754억원)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독점 보도하면서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이 더욱 불타오른 상태다.
중동 매체 SABQ에서도 13일 코누르 보도 내용을 인용하면서 "사우디 프로리그는 2025년 클럽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이티하드는 리버풀의 스타 모하메드 살라 영입에 실패한 이후 손흥민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을 다뤘다.
일각에서는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이 나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기량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TBR풋볼은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손흥민의 나이일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몇 달 후면 33세가 된다.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그 시점에서 기량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손흥민은 토트넘과 장기 계약을 원하지만 토트넘은 아직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1년 연장 계약만 체결했다. 올 시즌 손흥민 활약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손흥민이 부진한 건 단순히 나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톰슨은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고 태업을 하기 때문에 부진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다만 그동안 토트넘과 의리를 지켰던 손흥민 성격을 고려하면 이러한 주장이 과연 사실일지 의문이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후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며 의리를 지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용해 준 토트넘에게 감사를 표하며 4년 재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고,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TBR풋볼은 "손흥민이 태업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가혹하다. 다른 감독 시절 기록과 비교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물론 이번 시즌은 그의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손흥민 같은 선수가 감독을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내려놓는다는 건 믿기 어렵다. 손흥민은 항상 훈련장에서도 진정한 프로였다"고 프로 정신을 지닌 손흥민이 감독 말을 듣지 않는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손흥민이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 이른바 '태업'을 하는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불안한 시기에 있을 때에도 언제나 경기에 최선을 다해 임했던 선수다. 최근 부진이 태업 때문이라는 주장을 쉽게 믿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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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