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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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갈등을 통해 살펴본 스포츠 조직의 문제

기사입력 2011.10.12 16:57 / 기사수정 2011.10.12 16:57

방송연예팀 기자


[엑츠기자단/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기자단=송창우]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짜릿한 승리의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5000m 계주를 잊을 수 없다. 그때의 경기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자면, 당시 우리나라는 경기 도중 송석우 선수가 넘어지는 바람에 사실상 1위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엄청난 스피드로 그 격차를 극복하여 대한민국에게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있었다. 또한 그는 계주 외에도 1000m, 1500m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의6개의 금메달 중3개를 그의 힘으로 획득했었다. 그는 바로 안현수이다. 그렇게 김동성의 뒤를 잇는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26살의 젊은 나이인 안현수는 더 이상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안현수는 곧 러시아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될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안현수가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게 만든 것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안현수는 대한빙상경기연맹(빙상연맹)의 희생양이자, 이는 우리나라의 스포츠 조직이 얼마나 무능한가, 또한 비인기 종목의 운동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보여주는 예이다. 이러한 빙상연맹의 실상은2010년4월21일자KBS 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서 방송한 ‘쇼트트랙 누가 진실을 말하나?’ 편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방송에서는 쇼트트랙 파벌 문제가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히며, 빙상연맹 회장 직권으로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행태와, 국내 순위10위권 이내 드는 선수는 누가 됐든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상위권 선수들 사이에서 파벌에 따라 승부조작이 가능한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한국체대 파벌에 속하지 않은 안현수는 이러한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 되고 만 것이다. 물론 필자는 안현수 선수의 귀화 결심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안현수 선수가 귀화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우리나라의 운동 환경과 스포츠 조직은 분명 다시 한 번 깊이 들여다봐야 할 문제일 것이며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는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해서 스포츠 조직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국내 및 해외 스포츠 조직의 합리적인 경영 실패 사례를 중점적으로 국내외 스포츠 조직을 통하여 이야기해보고, 스포츠 조직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포털사이트에 빙상연맹을 검색했을 때,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로, 빙상연맹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음을 볼 수 있다. Naver)

필자는 우선, 앞서 언급한 빙상연맹을 통하여 스포츠 조직의 그릇되고 비합리적인 운영이 선수들의 경기력 및 대외적 인기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동계올림픽에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빙상연맹을 ‘빙신연맹’ 같은 조롱적 어조로 부르는 것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빙상연맹의 김연아,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쇼트트랙팀의 운영실태를 보게 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빙상복지기금 운영규정p 620-1 발췌)


우선 빙상연맹이 김연아에게 어떠한 지원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빙상연맹은 빙상 복지기금이라는 명목 하에 김연아 선수의 상금30%를 가져간다. 게다가 제 3조-4항에 규정되어 있는 ‘기타’ 라는 애매모호한 규정을 통해 김연아가 실시하는 피겨 유망주 강습료 이익의30%도 가져간다. 물론 빙상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2002년부터2010년까지 총4억2350만원을 김연아 선수에게 지원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금액의 이면을 들여다보면2002년부터2008년까지의 김연아 우승상금이 약336,000달러 정도인데, 그 중 김연아는112,000달러, 한화로1억2천여만원 이상의 금액을 빙상연맹에 선수복지기금으로 납부한 셈이다. 그렇다면 빙상연맹은 김연아에게 약3억여원 정도를 지원한 셈인데 이 금액도 코치, 안무담당가, 경기복 제작 등으로 지출한 것을 제한다면 거의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즉, 김연아가 지원받는 금액은 국내 스케이트장 대관료, 해외 선수권 시 항공료 및 체재비용 정도 인 셈이다. 위에서 언급한 빙상복지기금에 대하여 조금 더 자세히 알아 보자. 빙상복지기금은 규정집 제5조2항을 통하여 선수를 위해 질병, 상해로 인한 치료 지원사업으로 복지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현수는2008년2월 태릉선수촌에서 열렸던 국가대표 훈련 도중 왼쪽 무릎이 펜스에 부딪혀 무릎 쓸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인해 안현수는3차례 수술을 하였고 당연히 이 수술비는 위에서 언급한 복지기금이 지원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현수는 빙상연맹으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였다. 만약 빙상연맹이 규정집에 마련된 규칙이라도 제대로 지켰었더라면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하는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러시아 측에서는 안현수에게 훈련비 전액 지원과 함께 생활비로1,2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렇게 힘들게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지속하였던 안현수가2014년 소치 올림픽 러시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을 따게 된다 하더라도 빙상연맹은 어떠한 유감을 표할 자격도 없다.

빙상연맹은 도대체 왜 이렇게 어이가 없을 정도의 이른바 ‘막장’을 달리고 있는 것일까? 이는 빙상연맹의 문제만이 아닌 대한민국 스포츠 조직 전반적인 문제라 볼 수 있다.

일례로 얼마 전 프로농구연맹(KBL)의 제7대 총재로 취임한 한선교 총재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한선교 총재는 현재 한나라당 국외의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농구를 매우 좋아했으며, 아나운서 시절에도 농구장을 자주 들렸다고 한다. 또한 평소에 농구 발전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KBL 총재자리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한 지역구, 국가를 움직이는 국회의원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는 한선교 의원이 과연KBL총재로서 얼마나 많은 업적을 이뤄낼 수 있겠으며, 더 나아가 국회의원직과KBL 총재직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지역구인 용인 수지에서도 이런 그의 모습을 반길 지역구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스포츠조선 과의 인터뷰에서 농구가 해마다 관중이 줄어들고TV중계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 답답해서, 자신이 출마하면 한국 농구의 중흥에 무엇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출마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를 비롯한 많은 수의 국민들은 농구의 중흥에 신경을 쓰는 한선교 의원보다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업무에 충실한 한선교 의원의 모습을 원할 것이다. 또한, 필자는 한선교 의원이KBL 총재직의 업무를 담당하기 전에 정치권에 이슈가 되었던 민주당 비공개 회의 녹취록 도청 의혹으로 인해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에 대한 본인의 입장부터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식으로 스포츠 조직 내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권력 혹은 재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매우 허다하다. 이렇게 되다보니 빙상연맹처럼,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환경 조성에 대한 노력이 아닌 엄한 곳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한선교 의원, 아니 한선교 총재만이 아닌 우리나라 여러 스포츠 조직을 통해서 발견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부분의 스포츠 조직의 수장들은 정치인이나 재벌가의 회장이나 그 측근임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최대 기업의 회장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IOC 위원을 맡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빙상연맹의 회장직도 삼성계열사인 제일모직의 김재열 사장이 맡고 있다. 이는 스포츠와 권력, 재력이 큰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의 스포츠는 그 시장규모가 커지고 비대해지면서 돈과 권력이 움직이는 가장 대표적인 시장이 되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재력가와 정치인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혹자는 더욱 더 성공하기 위한 발판, 혹자는 기업 홍보 및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때론 억지로라도 스포츠 쪽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스포츠와 권력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스포츠 조직과 권력과의 관계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넘어가고자 한다.우선, 스포츠 자체의 정치 • 권력적 속성을 알아보자. 스포츠는 국가 또는 조직을 대표하는 수단이 되어, 국가 및 조직의 스포츠적 우월성을 대표하는 것은 물론 국가 또는 조직의 정치, 경제적 우수성까지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메가 이벤트를 개최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스포츠에는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국제대회 메달 수여 시 병역면제, 기업체가 스포츠 조직 운영 시 감세혜택을 주는 제도 등을 통해 정부가 스포츠 조직에 개입하여 자국의 스포츠 선진화를 노력하는 것이다 (양재근, 김우성.2011). 이러한 이유로 인해 현대사회의 스포츠는 정치권력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많은 스포츠 조직의 장들이 정재계 인사로 구성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더욱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평창올림픽 준비 시절IOC위원회 평가단이 국내에 방문하였을 때, 그렇게 극빈 대접을 한 이유도 스포츠와 정치권력의 속성을 대입하여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모습인 것이다. 필자는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현재의 우리나라 스포츠 조직의 형태를 비판하였고 변화하기를 바라지만, 당장에 변화하기는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의 상태를 더욱 더 철저히 분석하고, 해외 및 국내의 사례를 더욱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국내 스포츠 조직을 선진화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스포츠 조직 내부의 파벌형성으로 인해 발생한 권력싸움, 스포츠 조직과 권력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나라 스포츠 조직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과의 관계만이 스포츠 조직을 이해하는 관점은 아닐 것이다. 권력과의 관계를 벗어나 스포츠 조직 간의 세력 다툼에서도 갈등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필자는 우선NBA의 금년 시즌 파업을 통해 스포츠 조직의 갈등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2011년7월1일 NBA팬들을 낙담하게 만든 뉴스가 보도되었는데, NBA가 직장폐쇄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직장폐쇄가 발표되면NBA의 모든 업무가 직장폐쇄 순간 종료되며, 선수와 구단이 접촉할 수 없으며 경기장 및 훈련장도 사용 불가능하다.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그 이유는 구단 측과 선수 노조 측의 선수 연봉 관련 문제로 인한 파업이다. 우선 구단 측의 입장을 알아보자. 최근NBA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흥행의 열쇠를 쥔 스타 플레이어들이 한 구단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마이애미 히트에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같은FA 최대어들이 몰린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다수의 스몰 마켓 구단들은 흥행에 실패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어 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구단들은 강력한 하드캡(Hard Cap)제도 도입을 원하고 있다. 하드캡 제도는 선수들의 연봉이 정해진 연봉상한선을 절대로 넘길 수 없게끔 제한하는 제도이다. 사실 NBA엔 샐러리캡(Salary Cap)이5,800만 달러로 정해져 있었지만, 여러 예외조항을 통해 부자구단들이 다수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해왔다. 그러나 하드캡 제도가 시행된다면 이러한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의 연봉을 지금처럼 고액으로 지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이러한 구단 측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수들은 하드캡 제도 도입에 반대하며, 빅마켓 팀들이 스몰마켓 팀들에게 일정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을 통해, 수익 분배 체계를 바꿀 것을 요구 하고 있다. 이렇게 한다면 재정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것이 선수 노조 측의 의견이다. 이 외에도 드래프트 연령 제한 철폐, FA 제도 수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구단과 선수들의 의견이 많은 부분에서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파업에 치닫게 된 것이다. 즉, NBA는 결국 ‘돈’ 때문에 파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는 선수노조와 구단조직 간의 갈등이 스포츠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예이다. 사실NBA는 이번이 첫 파업이 아니다. 1998년에도 선수들 연봉 문제로 인해 약6개월 간 파업했다가, 극적으로 재개한 적도 있다. 가뜩이나 최근NBA는 관중 수가 줄어들고, 야오밍의 은퇴로NBA의 해외 주요 마케팅 대상인 중국 시장이 다소 축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NBA 조직의 내부 갈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시장에 더욱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 프로 팀들 간의 갈등이 이슈화 된 적이 있었다. SK 와이번스는 토요일 홈경기에서는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경기장에 찾아준 팬들을 위해 폭죽놀이를 하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는 야구팬들에게는 매우 아름다운 기억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문학야구장 바로 옆에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가 한창 진행중인 축구장에서 이 폭죽놀이를 바라보았다면 어떤 기분이였을까? 올해, 9월19일은 인천유나이티드와SK와이번스의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날이였는데, 약5분간 진행된 불꽃놀이에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하였으며, 관중들 또한 매우 짜증을 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은 작년8월에도 있었는데, 인천 유나이티드는SK 와이번스 측에 공문을 보내어 동시에 경기가 열리는 날엔 폭죽을 터트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한다. 그러나SK 와이번스 측은 야구장의 하늘은 우리 것이며, 원래 예정되어 있던 행사이기 때문에 진행하겠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만약SK 와이번스가 인천 유나이티드와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으로서 조금이라도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폭죽놀이는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진정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었다면, 축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으니 폭죽놀이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SK 와이번스 측에 불만을 표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문학경기장 폭죽놀이 사건은 전형적인 스포츠 조직과 조직간의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 현상이라고 파악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스포츠 조직이 얼마나 타 조직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그릇된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슬픈 자화상 같은 모습이다.

이러한 서로 간의 이익 추구로 인한 갈등은 비단, 구단과 같은 스포츠를 직접적으로 행하는 조직들에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언론매체들도 갈등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 중,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방송사 간의 갈등일 것이다. 스포츠 팬이라면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벤쿠버 동계올림픽을SBS 오로지 한 방송사만을 통해 본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 이유는SBS가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모두 독점계약을 했기 때문인데, 계약 후SBS는 공동 중계를 하기를 원한다면, KBS와MBC에게 SBS측에 중계권료을 지불 할 것을 요구했지만 두 방송사가 거절함에 따라, 팬들은 SBS를 통해서만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독점중계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은KBS, MBC 두 방송사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독점중계로 인해 채널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여러 경기를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스포츠 조직 간의 갈등이 방송을 통해 스포츠를 볼 수 밖에 없는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큰 손해로 다가왔는가를 알 수 있는 예다.


(2010년 월드컵 기간의SBS 주가의 변화 추이. 자료제공: Naver 금융/ 2010년6월30일자SBS 주식)

그러나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월드컵을 독점 중계한SBS의 이익 또한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SBS의 독점중계로 인해 월드컵의 재미가 다소 반감되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매우 지배적이였으며, 여러 언론사들은 이러한SBS의 독점중계를 비난하는 뉴스나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예를 들자면, MBC는 ‘후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SBS가 월드컵 독점 중계를 위해FIFA에1,490억원을 지불했다고 밝히며, 이는 방송3사가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인690억원의2배 이상의 금액이라고 방송하였다. 또한 방송을 통해 밝히기를, SBS가 지나치게 높은 비용으로 중계권을 사들이면서 전국의 호텔 및 대형 음식점200여곳에 ‘공공전시권’을 주장하며 공공장소에서 월드컵 경기를SBS의 허가 없이는 방송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였으며, 만약 방송을 하길 원한다면 최소200만원에서 최대1억원을 지불해야 했다고 한다.

2006년 월드컵 응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잠실야구장이2010년엔 일반팬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본다면SBS의 행태가 어땠는지 알 수 있다. 또한, SBS는 월드컵을 독점 중계할 당시에 주가가 최저로 떨어졌었다. 또한, 즉, 한 스포츠 조직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스포츠 팬들은 물론 자신들 마저 손해를 본 것이다. 만약 방송3사와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공동 중계 및 혹은 다른 해결안을 준비하고 방송하였다면SBS 자신들도 손해를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시청자들 또한 즐길 권리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스포츠 조직에 얽혀있는 갈등을 통해 스포츠 조직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물론 스포츠 조직 내에 이러한 갈등만 존재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하여, 스포츠 조직의 갈등적인 부분을 조명하고자 노력하였기에 긍정적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였다. 정리해보자면, 우리나라에선 재력과 권력에 의한 세력 과시용으로서 스포츠 조직의 수장이 된다거나, 자신의 경력에 한 줄 더 쓰기 위해 스포츠 조직의 수장이 되는 경우가 잦았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조직과 조직 간의 갈등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스포츠를 사랑하고 즐기고자 하는 팬들에게 가는 것을 위의 사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이러한 국내 스포츠 조직의 패러다임은 한동안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스포츠 뉴스가 아닌,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정치 • 사회뉴스를 통해 우리나라의 스포츠 조직의 변화도 머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그 뉴스는 서울시장경선에 관한 뉴스이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로서 이슈가 되었던 안철수를 보면서 우리나라 스포츠 조직 또한 변화 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앞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기존 정치인 예비 후보와 안철수의 지지율을 굳이 비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철수의 등장은 정치판의 판도를 뒤흔들 정도로 엄청났었다는 것은 전 국민이 느낄 수 있었고, 기존 정치인들에게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갔음은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기존의 구 성향과는 다른 뜻을 지닌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사회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필자는 우리나라 스포츠 조직 에 있을, 파벌 따위나 따지고 있는 구시대적 사고를 갖고 있거나, 진정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닌, 자신의 경력을 쌓기 위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기존 틀의 파괴는 조직 내의 패러다임 변화는 물론, 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스포츠조직의 갈등 사례들은 모두 ‘소통과 대화’의 부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만약 스포츠 조직 내부에 ‘소통과 대화’가 꾸준히 이어졌다면 빙상연맹의 파벌싸움, NBA의 파업, 인천을 연고지로 한 프로 팀간의 갈등, 방송사 간의 갈등은 지금과 같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직 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팬들과의 소통이 절대 잘 될 리 없다.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스포츠 조직들은 조직 내부는 물론, 타 종목, 타 부서 조직 간의 소통 또한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관료제로 이루어진 기존 패러다임의 타파, 다양한 수단을 통한 팬들과의 의사소통 창구의 다각화, 유난히 심한 스포츠 내의 학연 지연에 의한 인사권 타파 및 스포츠 산업 분야 전문 인재 양성 등 여러가지 방안을 통해 지금의 구조를 혁신해야만 갈등을 타파할 수 있을 것이고, 스포츠 조직이 더욱 더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방송연예팀 강산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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