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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0 달성' 오타니 겹경사, 드디어 MLB PS 뛴다…'가을 바보' 다저스 구원자 될까

기사입력 2024.09.20 10:32 / 기사수정 2024.09.20 14:09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50홈런-50도루 고지를 밟았다. 팀의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자신의 빅리그 커리어 첫 가을야구도 확정 지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다저스의 20-4 대승을 견인했다. 

오타니는 전날까지 2024 시즌 48홈런-49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6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마이애미 우완 조지 소리아노를 상대로 시즌 49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대기록 탄생을 예고했다.

오타니에게 '아홉수'는 없었다.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마이애미 우완 마이크 바우만이 '허용 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바우만을 상대로 시즌 50호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날 1회초와 2회초 도루를 성공시켰던 가운데 대망의 50홈런-50도루를 완성했다.



오타니는 마지막 타석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다저스가 14-3으로 앞선 가운데 들어선 마지막 타석도 홈런포로 장식했다. 9회초 2사 1·2루에서 시즌 51호 홈런을 때려냈다.

마이애미 벤치는 이미 승부가 기운 상태에서 불필요한 투수 소모를 막기 위해 내야수 비달 브루한을 투수로 기용했다. 오타니는 투 볼에서 브루한의 109km짜리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4m짜리 대형 홈런을 작렬시켰다.

50홈런-50도루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기록으로 여겨졌다. 40홈런-40도루만 하더라도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5명만 이뤄낸 업적이었다.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41홈런-73도루를 기록해 무려 17년 만에 40홈런·40도루 시대를 열었다.

아쿠냐 주니어 이후 쉽게 탄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40홈런-40도루의 고지는 오타니가 정복했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2021 시즌 자신의 커리어 하이였던 26도루를 쉽게 뛰어넘더니 40도루까지 무난하게 달성했다. 



오타니는 40홈런-40도루에 만족하지 않았다. 기어이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오타니가 50홈런-50도루를 완성한 순간 다저스 원정팬은 물론 마이애미 홈팬들까지 기립박수로 야구 천재가 이룩한 대기록에 찬사를 보냈다. 

공교롭게도 이날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오타니는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경기에서 가을야구 초대장까지 손에 넣었다.

오타니는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여기에 투타를 겸업해 '이도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오타니는 2018 시즌 투수로 10경기 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0.285, 93안타, 22홈런, 61타점, 10도루, OPS 0.925로 맹활약을 펼쳤다. 팔꿈치 부상으로 타격에만 전념했던 2019 시즌에도 106경기 타율 0.286, 110안타, 18홈런, 62타점 OPS 0.848로 맹타를 휘둘렀다.



오타니는 2021년 메이저리그를 정복했다. 타자로 155경기 타율 0.257,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로 아메리칸리그를 폭격했다. 투수로도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면서 야구 만화에서나 볼 법한 기록을 남겼다.

오타니는 2022년 더 뜨겁게 불타올랐다. 타자로 157경기 타율 0.273, 160안타, 34홈런, 90타점 OPS 0.875를 기록한 뒤 투수로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를 기록했다. 투타 모두에서 메이저리그 S급 선수도 쉽게 기록하기 힘든 스탯을 찍으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단일 시즌 두 자릿수 홈런-승리라는 역사까지 썼다.

오타니는 2023 시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타자로 135경기 타율 0.304,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투수로도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오타니의 소속팀 에인절스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4년 이후 매년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오타니는 매년 가을마다 TV로만 지켜봐야 했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빅리그 진출 7번째 시즌 만에 뛸 수 있게 됐다. 2016년 닛폰햄을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던 퍼포먼스를 메이저리그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다저스는 지난헤 정규리그에서 162경기 100승 62패, 승률 0.617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그 1위를 차지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좌절됐다. 외려 디비전 시리즈부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덜미를 잡히고 고개를 숙였다. 

다저스는 매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못하다.

다저스의 최근 월드시리즈 우승은 2020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정규리그를 60경기만 치르고 포스트시즌 운영 방식도 바뀐 '미니 시즌'이었던 탓에 가치를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1988년이 다저스가 정상적인 시즌에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마지막 해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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