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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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연기 욕심에 생긴 공황장애,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02.16 14:52 / 기사수정 2024.02.16 14:5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희준이 틈틈이 찾아오는 공황장애와 싸우며 연기를 향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는 단단한 마음가짐을 고백했다.

이희준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9일 공개된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희준은 전직 형사였지만 비틀린 신념으로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는 연쇄 살인마 송촌 역을 연기했다.



이희준은 송촌의 무자비한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특수 분장까지 시도하며 비주얼과 목소리까지 바꾸는 데 성공했다.

'​살인자ㅇ난감' 속 연기 호평에 쑥스러운 마음을 드러낸 이희준은 "가깝게 지내는 배우 분들과 감독님들도 너무 좋다고 말해주시더라. 김성수 감독님이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연기 스타일'이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 것은 감사한데, 듣고 있기에 너무 민망하니까 '빨리 이 이야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른 이야기로 돌리곤 했었다. 이제는 그런 것에 감사해하면서, 또 적극적으로 느낄 줄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새롭게 마음 먹은 사연도 고백했다.

캐릭터를 위해 얼굴의 근육 결까지 살린 특수분장에 도전했다.

이희준은 "매번 분장만 한 시간, 지울 때는 두 시간이 걸렸다. '오징어게임'에서 특수 소품을 만들었던 제페토라는 팀이 정말 열정적으로, 즐겁게 저를 분장시켜 줬다. 아주 얇은 실리콘으로, 근육 결마다 다 다르게 얼굴에 열가지의 피스를 붙여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고 얘기했다.



매 작품 캐릭터에 대한 깊은 몰입으로 남다른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작품 속에 녹아들어왔던 이희준은 "연극을 하던 시절부터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즐겨했었다. 예전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을 왔다갔다하고, 약수터도 가면서 그렇게 사람들의 모습을 봐왔다"고 떠올렸다. 

주변인들에 대한 관찰과 연기에 대한 끝없는 고민의 결과는 원작 웹툰과 싱크로율 100%라고 극찬을 받은 '살인자ㅇ난감' 속 송촌과, 무려 100kg까지 증량에 도전했던 '남산의 부장들'(2020) 등 몰입도 높은 캐릭터 완성으로 이어졌다.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공황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했던 이희준은 차분히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다 "연기가 너무 재밌고, 또 연기 생각 밖에 안해서 공황장애도 생긴 것 같다. 너무 잘하고 싶은 욕심에 생겼을 것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실제 이희준은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 병훈의 이야기를 다룬 '병훈의 하루'라는 단편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희준은 "그래서 공황장애를 소재로 영화도 만들었던 것이다. 정말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에, 절에 가서 법륜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힘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 한석규 선배님도 저를 보시더니 '너도 연기만 생각하는 애구나'라고 하시면서, 연기 말고 (스트레스를 풀고 즐길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해주시더라. 그런데 아직까지는 연기만큼 재미있는 것을 찾지 못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또 "공황장애는 절대 완치되는 것이 아니다. 한 번 생기면 영원히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거부하면 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더라. '살인자ㅇ난감'을 찍을 때도 공황장애가 왔었다. 그럴 때마다 '또 왔어? (연기를)잘 하고 싶구나, 그럴 수 있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나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4~5년 동안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세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을 이은 이희준은 "그래서 그 이야기를 영화로도 만들었던 것이다.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늘 하고 있다 보니까 그 캐릭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살인자ㅇ난감' 촬영 중일 때, 어느 날 아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사진에 찍힌 제 모습을 봤더니 눈이 살인자의 눈이더라"고 당황스러웠던 때를 떠올렸다.

이희준은 "적당히 밝은 역할도 연기하고, 제가 즐거울 수 있는 일들도 찾고 있다. 너무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역할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넉살을 부리며 연기를 향한 끝없는 의지를 보였다.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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