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이틀 만에, 벌써 미국 갔다…"다음 주에 간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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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벌써 한국을 떠났다.

11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0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했다.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쯤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유럽으로 넘어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수들의 경기를 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 이틀가량 짧게 머문 뒤 10일 곧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64년 만의 우승'을 외치던 클린스만호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조별리그 E조에 속했던 한국은 1승2무, 승점 5로 조 2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힘겹게 승리했다. 지난 3일 8강 호주전서도 연장 승부를 펼쳤다.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역전승을 빚었다. 

지난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선 0-2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을 단 1개도 만들어내지 못하며 무릎 꿇었다. 우승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감독의 전술 부재, 지도력 부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인터뷰에서 "대회 4강에 진출했으니 실패라고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다. 4강 진출에 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실패로 아쉬움을 드러낸 선수들과는 대조적인 반응이었다. 환한 미소도 변함없었다.

사퇴할 마음이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카타르 현지에서 두 차례 정도 만나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안 좋았던 점들, 실점이 많았던 부분들은 분명 우리가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 대화했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도 이야기했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은 3월 21일 태국과 홈경기를 치른 뒤 26일 태국 원정경기에 나선다. 대표팀 소집은 3월 18일이 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연스레 대표팀 지휘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와 선수들을 지도하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재택근무'를 지속하는 것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엔 어떨까. 그는 "여러분의 생각이 나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며 "여러분의 의견, 비판은 존중한다. 그러나 내 업무 방식엔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계속 재택근무 하겠다는 의미다.



축구팬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계속해서 대표팀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경질을 주장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의 이유엔 지도자로서 능력을 떠나 무능함에도 잦은 재택근무로 직업 윤리의 결여를 보인다는 점, 아시안컵 후 귀국장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등 기초적인 인지 및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크게 작용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클린스만호의 핵심 해외파 선수들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고개를 숙인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당당한 상황이다.

대표팀은 당장 3월 A매치 기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빨리 결정하라는 목소리가 설 연휴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축구협회는 설 연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해 아시안컵을 복기하고 대표팀 운영 전반에 관해 논의한다. 이미 미국으로 떠난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으로 돌아와 이 자리에 참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5-0), 중국(3-0)과의 2연전에서 2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선두(승점 6점)에 올랐다. 태국과 3월 21일 홈경기, 26일 원정경기를 펼친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한다면 태국과의 2연전에서 최종예선 진출 조기 확정도 가능하다.

이후 오는 6월 싱가포르와의 원정경기, 중국과의 홈경기를 통해 2차 예선을 마무리한다. 오는 9월부터 최종예선에 돌입해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종예선에선 2차 예선을 통과한 18개국이 6개국씩 3개조로 나뉘어 격돌한다. 각 조 1, 2위를 차지해야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3, 4위를 기록할 경우 다른 조 3, 4위 팀들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남은 2.33장의 티켓을 손에 넣어야 한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을 조준 중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