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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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 쓰시지" 공동수상 항의 사태? 염경엽 감독, 결국 상금 2배 증액한 사연 [LG V3]

기사입력 2023.11.14 13:54 / 기사수정 2023.11.14 16:46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개인적으로 준비한 '두 번째 MVP' 상금을 포수 박동원, 투수 유영찬에게 주겠다고 결정했다. 그런데 우승 직후, 상금이 두 배로 늘었는데 그 사연이 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은 LG의 세 번째, 29년 만의 통합우승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이 내건 공약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MVP는 공식 상금과 구단에서 내려오는 명품 브랜드 롤렉스사의 시계를 받고, 아쉽게 수상은 못 했지만 그만큼의 활약을 한,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자체 MVP'에게 사비로 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는 계획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1000만원을 받을 주인공을 공개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 유영찬에게 나눠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동원은 2차전 결승포 포함 두 번이나 결정적인 홈런을 쳤고, 유영찬은 첫 한국시리즈 출전임에도 3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 단 1실점만 내주면서 훌륭한 허리 역할을 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박동원에게도 곧바로 이 소식이 전해졌다. 박동원은 이미 염경엽 감독의 상금이 자신에게 올 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공동수상'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취재진에게 염경엽 감독의 말은 전해 들은 박동원은 "내가 아까 (감독님께) '1000만원 잘 쓰겠습니다' 했는데, 2000만원 쓰시지 왜 나눠 쓰는 거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염경엽 감독이 좋은 가방 하나씩 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전하자 농담 반, 진담 반 "1000만원을 주시면 더 좋은 거 잘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어제 아내에게 내가 1000만원을 받으면 1010만원 안 넘어가는 거 사줄 테니까 고르라고 했는데, 착오가 조금 생겼다"고 웃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이 두 손을 들었다. 우승 후 회식 자리에서 일부 고참 동료들이 연봉이 높은 박동원에게 상금을 유영찬에게 양보하라는 종용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동원은 염경엽 감독을 찾아가 항의 아닌 항의를 했고, 염경엽 감독은 상금을 2000만원으로 늘려 박동원과 유영찬, 두 명에게 1000만원 씩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함께한 박동원과 염경엽 감독은 애틋하다면 애틋한 사이다. 박동원은 우승 후 "처음 LG에 왔을 때, 첫 번째 인터뷰에서 우승을 못했던 2014년 생각이 난다고 했었다. 그때 '나는 아직 준비가 너무 안 됐다' 생각을 했고, 다음에 또 기회가 오면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10년 전 나를 키워주신 분에게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되고 보답을 한 것 같다.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염경엽 감독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박동원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3득점 타율 0.313을 기록했다. 8일 열린 2차전, LG가 3-4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2루 상황 KT 박영현의 124km/h 체인지업을 받아쳐 점수를 뒤집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10일 3차전에서는 3-4, 무사 1루에서 KT의 또 다른 필승조 손동현의 145km/h 직구를 받아쳐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겨 다시 한 번 역전 투런포를 쳤다. 비거리 125m로 기록된 대형 홈런.

타선에서의 활약은 물론,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키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가져왔다. 박동원은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잘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올 수 있었고, 여기에 와서도 잘해줘서 내가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너무 기쁘다. 우리 선수들이 144경기를 하며 정말 힘들었는데, 보상을 받는 것 같다"고 들뜬 소감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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