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약체' 평가 뒤집은 황선홍호…'역대급 공격진'→이강인도 벤치로 내리는 '자신감' [AG현장]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대회 전 역대 최약체 공격진이라는 평가를 뒤집었다. 에이스 이강인까지 선발이 아닌 벤치로 내릴 수 있을 정도다. 황선홍호의 공격 자원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오후 9시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황룽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대회 내내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올라왔다.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 태국, 바레인을 상대로 3전 전승, 16득점 무실점으로 완벽한 성적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도 키르기스스탄에 5골 맹폭을 퍼부으며 5-1 승리를 가져간 대표팀은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중국과의 8강전에서도 거친 축구, 판정 시비 하나 없이 2-0 깔끔한 승리를 따냈다. 특히 에이스 이강인을 벤치로 내리고도 2골을 뽑아내는 자신감도 보였다.

현재까지 대표팀이 득점한 골은 모두 23골이다. 이미 대회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김학범호가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기록했던 19골이었다. 대표팀은 2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이미 4골이나 더 넣었다. 대단한 화력이다.



대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역대 최약체 공격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최전방부터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 2부리그 K리그2에서 활약하던 안재준(안양), 조영욱(김천)과 전북으로 이적했지만 대부분 시간을 K리그2에서 보냈던 박재용이 선발되면서 득점력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그나마 2선 자원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해외파를 비롯해 엄원상(울산), 송민규(전북), 고영준(포항) 등 K리그1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 선발되긴 했으나 스코어러 유형의 선수가 없어 득점력에 관한 우려는 여전했다.

하지만 본 대회가 시작되자 이강인을 제외한 모든 공격 자원들이 골 맛을 보며 평가를 뒤집었다. 정우영이 5골, 엄원상, 조영욱, 안재준이 2골, 박재용, 송민규, 고영준이 1골씩 기록했다. 뒤늦게 합류해 아직 손발을 맞춰가는 단계인 이강인만 골, 도움 등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앞서 황선홍 감독은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과 16강 키르기스스탄전에 이강인을 선발로 내보냈다. 앞으로 있을 토너먼트에서 이강인을 핵심 자원으로 기용하기 위해 몸 상태를 점검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으로 보였다.

예상을 깨고 중국전에서는 이강인을 벤치로 내렸다. 황선홍 감독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아도 충분히 중국을 제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들어간 선발 명단이었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최전방에 조영욱, 2선에 송민규, 고영준, 안재준을 배치했다. 그리고 송민규는 황선홍 감독 믿음에 보답하듯 전반 35분 대회 첫 골을 신고했다. 조영욱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송민규의 득점 장면을 만들어내는 등 맹활약 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강인과 정우영은 중국보다 두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대표팀이 크게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게 플레이했다. 대표팀 역대급 공격 자원들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벤치로 내린 것도 충분히 계산한 부분이다. 상대에 맞춰 명단을 짰다"면서 "공격수들 컨디션이 모두 좋다. 누구를 내세워도 제몫을 해준다"고 흡족해 했다.



공격 자원들이 풍부한 만큼, 경기 중 이들에게 요구하는 부분도 많다. 황선홍 감독은 "전방 공격수들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전방 압박을 하고 공격에 힘을 쏟기 때문이다. 90분을 소화한 선수가 조영욱 선수 말고는 없다. 대회 전부터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 했다. 출전 시간을 나눠서 하고 있다"고 공격수들에게 풀타임을 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기를 주문했다.

이는 곧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누가 경기에 나가든 괜찮다. 공격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매우 긍정적이다"라면서 어떤 조합을 내세워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심지어 이강인을 벤치로 내리면서까지 말이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