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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겨 너무 좋아"…수영 강국 일본을 격침시킨 한국의 '황금 세대'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09.27 06:0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이 혼계영 400m에서 일본을 제치고 아시안게임 은메달 쾌거를 이뤄냈다. 비록 아시아 최강 중국에 밀려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인 수영 강국 일본을 꺾고 아시아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주호(배영), 최동열(평영), 김영범(접영), 황선우(자유형)가 호흡을 맞춘 남자 혼계영 대표팀은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3분32초05를 기록, 한국신기록을 수립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은 개최국 중국에 돌아갔다. 중국은 예선을 3분34초80으로 전체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결승에서 3분27초01의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아시아 수영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 일본은 3분32초52로 중국, 한국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혼계영 400m 은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땐 한국이 3위로 들어왔음에도 중국이 실격 판정을 받은 것에 따른 행운이 따른 은메달이었다. 이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입상권 진입이 불발됐다. 혼계영은 각국이 수영 4개 영법 최강자를 내세워 겨루는 그야말로 최고의 무대다. 그러다보니 중국, 일본에 밀리는 것은 당연했고 홍콩이나 카자흐스탄 등을 이기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앞두고 한국 남자 수영이 괄목성장을 드러낸 끝에 13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혼계영은 영자 4명이 나서 배영→평영→접영→자유형 순서대로 물살을 가르는 종목이다. 한국은 이날 오전 열린 예선부터 결승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3분38초96을 찍어 2조 2위 및 전체 3위로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예선에서 이주호-조성재-김지훈-이호준 순서로 물살을 갈랐다. 결승에서는 예상대로 라인업에 다소 변화를 줬다.

자유형에선 이호준 대신 200m에서 아시아 내 적수가 없는 황선우가 나섰다. 조성재 대신 이번 대회 남자 평영 100m 동메달리스트 최동열이 배영 영자로 투입됐다. 접영도 17세 에이스 김영범이 들어갔다. 수영 계영의 경우 최종 순위를 입상권으로 마칠 경우 예선에 참가한 선수들에게도 메달이 주어진다.

한국의 혼계영 400m 결승전 경기력은 훌륭했다. 배영의 간판 이주호가 첫 번째 영자로 출격했다. 이주호는 지난 24일 남자 배영 1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메달을 따냈던 실력을 혼계영 400m 결승에서도 뽐냈다. 런던 올림픽에서 은2 동1를 거머쥔 일본의 스타 이리에 료스케를 제치고 중국에 이어 2위로 들어왔다.



이어 평영 영자 최동열도 2위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렸다. 17살 접영 영자 김영범도 일본과 대등하게 레이스를 펼치면서 황선우와 교대했다.

마지막 자유형 영자 황선우는 전날 계영 800m 결승에서 금메달의 순간을 장식했던 가운데 이날도 레이스의 마무리를 책임졌다. 마지막까지 스퍼트를 끌어올린 끝에 일본의 저항을 잠재우고 2위를 수성, 귀중한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한국의 은메달도 값졌지만 일본의 동메달도 화제가 됐다. 2년 전 도쿄 올림픽까지 올림픽 때마다 금메달을 곧잘 목에 걸었던 일본 수영이 혼계영에서 한국에 진다는 것은 있을 수 앖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사고가 실제로 터졌다. 일본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수영장을 빠져나갔다. 일본 수영은 경영 사흘째까지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혼다 도모루 한 명만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금2)에 뒤지고 있다.

한국 수영은 이틀 연속 금메달 수확은 한뼘이 모자랐지만 이날 남자 자유형 1500m 김우민이 은메달, 남자 혼계영 400m 은메달, 여자 배영 200m 이은지가 동메달을 추가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메달 개수 6개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개막 3일차까지 총 9개의 메달을 손에 넣고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고 있다. 

신기록도 속출 중이다. 남자 자유형 50m에서 지유찬이 21초72로 아시안게임 대회 기록을 깨뜨렸고 남자 단체전 계영 800m도 7분01초73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했다. 혼계영 40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황선우는 혼계영 400m 은메달 확정 후 금메달 만큼은 아니지만 뿌듯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 멤버들과 합을 맞춰서 한국 신기록을 종전 3분34초대에서 3분32초대로 거의 2초가량 앞당겼다"며 "동생, 형들이 잘해줘서 뿌하다. 앞으로 더 기록을 단축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아시안게임은 예선을 굳이 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체 종목은) 결승전만 출전하면 컨디션 관리가 괜찮다"며 "일단 항저우 입국 전에 (단체전을) 다 뛰기로 결정하고 온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주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이번 항저우 대회 배영 1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혼계영 400m에서는 생애 첫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주호는 "수영 각 종목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서 굉장한 기록을 얻었다"며 "결승에 출전한 4명 모두 컨디션이 괜찮아서 일본 선수들과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을 이겨서 정말 좋다. 은메달을 떠나서 대표팀 선수들과 재밌게 레이스를 펼쳐서 너무 만족스럽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또 "한국 수영이 매번 중국과 일본에 밀려서 3위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 은메달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서 계속 이렇게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막내 김영범은 "올해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때는 나도 그렇고 팀도 결과가 아쉬웠는데 불과 몇 달 후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기록을 많이 단축해 기쁘다. 형들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 수영은 앞으로도 메달을 따낼 종목들이 적지 않다. 황선우는 27일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중국의 단거리 간판 판잔러와 3번째 대결을 펼친다. 

황선우는 지난 25일 계영 800m 결승에서 1분45초04를 기록했다. 26일 혼계영 400m 결승에서 100m를 47초63으로 끊고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향한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김우민도 28일 남자 자유형 800m, 29일 남자 자유형 400m에서 2~3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27일 열리는 혼성 혼계영 400m, 28일 남자 계영 400m에서도 메달이 기대된다. 황선우의 경우는 총 6개의 메달까지 수확 가능하다.

한국 수영이 춤을 출수록 일본 수영의 피가 바짝 마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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