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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베즈다행' 황인범의 진심 작별 인사…그러나 올림피아코스 팬들은 욕설+악플

기사입력 2023.09.06 00:1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년간 궂은 일 마다 않고 중원을 지킨 선수에 대한 예의와는 거리가 멀다.

황인범이 세르비아 명문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적을 확정한 가운데, 전 소속팀인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팬들이 그의 작별 인사에도 댓글 테러를 하는 등 마지막까지 상처만 남겼다. 황인범에 왜 그토록 올림피아코스를 떠나려고 했는지 납득이 갈 만한 수준 이하의 행보였다.

황인범을 향해 훈련만 시키겠다는 등 협박에 가까운 언사를 했던 올림피아코스 구단과 궤를 같이 했다.

즈베즈다 구단은 5일 "미드필더 황인범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즈베즈다 구단은 550만 유로(약 78억원)를 올림피아코스에 3년간 나눠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서 1000만 유로의 이적료도 흔한 상황이 됐으나 즈베즈다에선 다르다. 황인범 이적료는 구단 사상 최고액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만큼 황인범의 가치를 높게 매겼다는 얘기다. 지난 1991년 유러피언컵(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만큼 과거 영광을 누렸던 즈베즈다는 최근에도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군림하고 있다.





2023/24시즌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올라 맨체스터 시티와 2주 뒤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황인범의 이적 소식은 세르비아 축구계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세르비아 매체에 따르면 즈베즈다 구단 회장을 맡고 있는 즈베즈단 데르지치는 황인범 영입을 두고 "지난 30년 동안 구단 최고의 선수다"라며 아직 데뷔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세르비아 매체 '레푸블리카'는 5일 "레드 스타의 새로운 미드필더는 평범한 축구선수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즈베즈다를 번역하면 '붉은 별'이 되기 때문에 서유럽에선 오래 전부터 즈베즈다를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로 부르곤 한다. 

레푸블리카는 "황인범은 매우 흥미로운 전기를 가졌으며,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그는 팀 역사상 가장 비싼 신입생이다. 그는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대전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로 활약했고, MLS에서 밴쿠버 소속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루빈 카잔을 거쳐 서울로 돌아왔고, 올림피아코스에서 즈베즈다에 도착했다"라며 황인범의 축구 선수 경력을 전했다.





즈베즈다는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들의 산실이었다. 장거리 프리킥으로 이름을 날린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동유럽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일본 J리그 구단 감독 생활을 오래 했던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AC밀란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데얀 사비체비치 등이 바로 즈베즈다를 거쳐 대성했다.

별들이 쏟아져 나온 곳에 황인범이 유니폼을 입고 뛰는 셈이다.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에도 적지 않게 기여를 했다. 이적료 없이 올림피아코스에 그냥 입단한 그는 결국 1년 만에 8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발생시키며 새 둥지를 찾았다. 2022/23시즌엔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을 만큼 고전했던 올림피아코스의 희망이 됐다. 올림피아코스 입장에선 축구로, 돈으로 적지 않게 남는 장사를 했다.

그러나 황인범에 돌아오는 것은 욕설 뿐이다.

황인범은 즈베즈다 이적이 확정되자 SNS를 통해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여러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 내게 보내준 응원과 사랑을 생각하면 지금 내게 쏟아지는 비난은 아무 것도 아니다. 동료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에게도 감사하다. 리그 우승과 유로파리그에서의 성공을 응원한다"며 예의를 갖춰 작별 인사를 남겼다.



하지만 팬들은 마지막까지 그를 비난하기 바빴다. "다시는 올림피아코스에 돌아오지 마라", "배신자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없다"는 식의 악플로 황인범의 정성에 먹칠을 했다.

앞서 그리스 매체들은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의 계약 상황에 대해 선수는 1년+2년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으며, 구단은 3년 계약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측은 300만 유로(약 44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구단은 1000만 유로(약 143억원) 수준의 이적료를 받아야만 선수를 이적시킬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후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식까지 잇달았다.




일부 언론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그가 연말까지 축구를 그만두는 것이다. 현재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은 황인범이 이탈리아로 가지 못했다는 것으로 증명됐다. 올림피아코스는 1000만 유로를 요구했고, 아탈란타는 이적료 지불을 거절했다"라며 황인범과 개인 합의까지 성공했던 아탈란타가 이적료 지불을 거절하며 이미 이적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올림피아코스가 황인범을 실전에 투입하지 않고 훈련만 시키는 배경에도 이런 양측의 엇갈린 주장이 있었다.

황인범에 대해 아탈란타 이외에도 몬차(이탈리아), 프라이부르크, 묀헨글라트바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이상 독일),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이상 튀르키예)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올림피아코스와의 분쟁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나 둘씩 손을 뗐다.

황인범은 선수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간신히 해결책을 마련했다. 즈베즈다는 좋은 팀이지만 그가 원했던 최선의 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쉬움과 서운함을 모두 털어내고 이적을 결심한 뒤 구단과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추악한 악플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즈베즈다, 황인범 SNS, 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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