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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5분 투입' 배준호, 스토크시티 데뷔전서 팀 내 '최고평점'…"활기차고 힘이 되는 카메오"

기사입력 2023.09.03 13:23 / 기사수정 2023.09.03 13:2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영국 2부리그 스토크시티로 이적해 유럽에 진출한 배준호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호평을 받았다.

스토크시티는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에 위치한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의 2023/24시즌 EFL(잉글랜드축구리그) 챔피언십 5라운드 맞대결에서 0-2로 패했다.

후반 4분 미드필더 바우터 버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준 스토크시티는 프레스턴 공격수 윌 킨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킨은 후반 11분에 한 골 더 터트려 멀티골을 달성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에 스토크시티는 홈에서 2골을 내주고 패하면서 승점 사냥에 실패해 승점 6(2승3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리그 16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대로 리그 선두 프레스턴은 승점을 13(4승1무)으로 늘리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한편, 이날 한국 축구 팬들이 주목할 만한 장면이 나타났다. 스토크시티는 0-2로 끌려가자 후반 25분 벤치 명단에 있던 배준호를 교체로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2003년생 어린 미드필더 배준호는 지난 31일 한국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스토크시티로 전격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밀었다. 스토크시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배준호를 미공개 이적료로 영입했다. 배준호는 우리와 4년 계약을 맺었고, 곧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배준호의 이적료는 이번 공식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부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200만 유로(약 28억원)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키 마틴 스토크시티 테크니컬 디렉터는 배준호 영입에 대해 "배준호는 올여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U-20 월드컵에서 우리 스카우트 팀의 눈길을 사로잡은 신흥 유망주다. 우리는 영국과 유럽 이외 지역의 선수를 추적하며 네트워크를 넓혔는데, 이번 K리그 시즌 동안 배준호의 경기들을 추적했다. 그는 계속해사 자신의 기술적은 능력과 우리 팀에 어울리는 프로필을 보여줬다"라며 배준호를 지켜본 결과 그가 팀에 어울리는 선수였다고 밝혔다. 





이어 "배준호는 새로운 환경에 도착했기 때문에 적응 단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가 구단과 영국 경기에 익숙해지면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특히 이번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영입 및 축구 행정 부서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배준호가 다른 관심 속에서도 다음 장을 이곳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라며 배준호 영입에 구단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스토크시티는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 위치해 있지만, 지난 2017/18 시즌까지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 있었던 팀이다. 과거 선 굵은 축구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들까지 버거워하는 강한 경기력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스토크시티는 2018/19 시즌부터 6시즌 동안 아쉽게도 챔피언십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2022/23 시즌에도 챔피언십 16위에 머물며 승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배준호를 영입한 스토크시티는 한국의 유망한 자원을 데려오며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배준호도 입단 인터뷰를 통해 스토크시티에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항상 영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에 꿈이 이뤄진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단지 시작일 뿐이며, 스토크시티에서 길고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싶다. 잉글랜드로 이적하는 것은 경기장 안팎에서 적응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적응해 팀의 경기력에 도움을 주고 싶다"라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스토크시티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스토크시티 유니폼을 입으면서 유럽 무대에 진출한 배준호는 후반 25분 알제리 윙어 메흐디 레리스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되면서 스토크시티 데뷔전을 가졌다. 후반 추가시간 6분을 포함해 약 26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빈 배준호는 첫 경기임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배준호는 들어오자마자 1분 만에 박스 앞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중거리 슈팅은 유효슈팅으로 이어졌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첫 슈팅을 기록한 이후 배준호는 크로스와 패스 헤더 슈팅을 시도하면서 공격에 활기를 더했다. 특히 이제 막 한국을 떠나 유럽에 입성했는데도 챔피언십 선수들과의 격렬한 몸싸움에서 승리하는 모습이 자주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가 끝나고 스토크시티를 이끄는 알렉시 닐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배준호 등이 투입됐을 때 우리는 이전보다 더 빠른 템포로 경기를 했다"라면서 "다만 지고 있을 때 더 많은 자유를 가지고 경기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배준호 데뷔전에 대한 소감 밝혔다.





이어 "배준호가 우리와 함께 훈련을 한 횟수는 불과 1.5회이다"라며 배준호가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더 많은 훈련을 통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센티널'은 프레스턴전에 출전한 스토크시티 선수들 평점을 매겼는데, 이때 교체로 나와 짧은 시간을 소화했음에도 배준호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7점을 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배준호를 포함해 평점 7점을 받은 선수는 선발로 출전한 마크 트레버스 골키퍼와 후반 15분에 투입된 풀백 린든 구치까지 총 3명뿐이었다.

평점 7점과 함께 매체는 배준호에 대해 "기술과 빠른 움직임 그리고 사고 능력을 보여주면서 활기차고 힘이 되는 카메오(관객의 눈을 집중시키는 유명인)였다"라고 평가했다.

감독에 이어 현지 언론도 배준호 첫 경기를 호평하면서 앞으로 배준호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받아 챔피언십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되게끔 만들었다.





유소년 시절 대구FC 유스팀과, 평택 진위 FC를 거친 배준호는 지난해 대전하나시티즌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배준호는 입단과 동시에 K리그2에서 대전의 승격에 일조했고, 2023시즌에는 본격적으로 대전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팀K리그에도 선발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과의 올스타전에도 참가했다. 해당 경기 후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이 직접 배준호의 등번호를 언급하며 "수비 라인 사이에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해 경기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로 꼽기도 했다.

배준호가 본격적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U-20 월드컵이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합류해 4강 진출이라는 엄청난 성과에 일조했고, U-20 월드컵을 기점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프랑스, 감비아, 온두라스와 함께 까다로운 조에 속한 김은중호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1승 2무로 조 2위를 차지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선 남미 강호 에콰도르를 만나 짜릿한 3-2 승리를 거두더니 8강에서 나이지리아를 연장 혈투 끝에 물리쳤다. 4강에서 우승 후보 이탈리아에 아쉽게 1-2로 패한 김은중호는 3·4위전에서 이스라엘에 1-3으로 져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표팀은 예상외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김은중호 'No.10' 배준호가 축구 팬들에게 큰 이상을 남겼다. 

월드컵 16강 에콰도르전에서 원더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이끈 배준호는 이탈리아전에서도 화려한 드리블로 수비를 무너뜨리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에콰도르와 16강전에서 수비와 골키퍼까지 완벽하게 따돌리며 넣은 멋들어진 골은 FIFA가 직접 선정한 대회 '베스트 골 톱 10'에 오르기도 했다.

3·4위전이 끝나고 카르미네 눈치아타 이탈리아 감독은 배준호를 콕 집어 "10번 선수(배준호)가 특히 훌륭했다. 뛰어난 선수였다"라고 칭찬까지 했다.

소속팀과 U-20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배준호를 유럽으로 이끌었다. 많은 유럽 클럽들이 배준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배준호는 자신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럽 무대에서 꾸준하게 출전할 수 있는 팀인 스토크시티를 택하면서 대전을 떠나게 됐다. 





영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배준호는 "늘 유럽 무대를 꿈꿔왔다. (스토크시티는) 최종 목표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빅리그나 빅클럽에서 뛰는 게 최종 목표다. 내가 뛸 수 있는 구단으로 바로 가기를 원했다. 스토크시티에서 나를 적극적으로 원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라고 이적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스토크시티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측면도, 공격형 미드필더도 가능한데 스토크시티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쪽으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 날 그쪽에 두면 내 장점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더라"라며 구단이 이미 그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배준호는 이적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던 대전 구단에 "이적 과정에서 구단이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하나금융그룹과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 매우 크다. 이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다"라고 감사함을 드러냈으며, 새로운 소속팀인 스토크시티에서의 목표에 대해서는 "영국에서는 공격포인트를 많이 기록하고 싶다. 10골 정도 넣고 싶고,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도 해보고 싶다"라며 활약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많은 기대 속에서 유럽에 진출한 배준호가 다행히 첫 단추를 잘 끼운 가운데 유럽 데뷔 시즌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 지 주목된다.


사진=스토크 SNS,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PA Wire/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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