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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 개막④] '다크호스 집합체' B조의 8강 시나리오

기사입력 2011.06.25 13:49 / 기사수정 2011.06.25 13:49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절대 강자는 있지만 절대 약자는 없다. 브라질과 함께 B조에 속한 파라과이,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세 팀은 모두가 8강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다.

파라과이는 4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말해주듯 남미 축구의 확실한 강자로 도약했다. 남미에서 알아주는 탄탄한 자국리그를 보유한 에콰도르는 선수들의 활발한 해외진출로 국제 경쟁력까지 획득했다. 남미 유일의 월드컵 본선 미진출팀 베네수엘라는 지난 대회 8강 진출과 승점 2점차로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데서 보듯 더 이상 '승수쌓기'의 제물이 아니다.

세 팀 중 파라과이의 8강 진출이 가장 유력하지만, 에콰도르가 조 2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일도, 베네수엘라가 와일드카드로 8강에 진출하는 일도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

파라과이의 성공 여부, 막강 수비의 부활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최고 성적인 8강에 진출했던 파라과이는 이후 특유의 짜임새와 빗장수비가 흔들리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A매치 4경기(아르헨티나와의 국내파 평가전 제외)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제대로 된 상대가 미국 뿐이었기에 파라과이판 카테나치오는 보다 검증이 필요하다. 나머지 세 경기는 볼리비아와의 2연전과 루마니아 2진과의 대결이었다.

파라과이 특유의 끈끈한 축구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월드컵 후 새로이 등장한 선수들이 팀에서 제 자리를 잡는 게 절실하다. 지난 10여년간 파라과이 대표팀의 양쪽 측면 수비를 담당한 카르로스 보넷(리베르탓)과 모렐 로드리게스(데포르티보)가 노쇠화 기미로 이번 대회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은 두 선수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많은 선수를 시험대에 올렸다.

왼쪽 풀백의 경우 미겔 사무디오(리베르탓)가 최근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마르티노 감독을 만족케 했으나 오른쪽 풀백은 미드필더 엔리케 베라(리가 데 키토)를 시험할 정도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마르코스 카세레스(라싱)가 경쟁에서 다소 앞선 듯 보였지만 루이스 카르도소(세로 포르테뇨)도 루마니아전에서 만만치 않은 활약을 했다. 

오스카르 카르도소(벤피카)가 명단에서 제외될 정도로 화려한 포워드진을 갖췄지만 빈약한 2선에서의 공격 지원은 파라과이가 수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다. 파라과이가 자랑하는 중앙 미드필드진은 활동량과 중원 장악력에 강점을 보이지만 화끈한 공격을 이끌만한 임팩트가 없다.

더 큰 문제는 공격형 미드필드진이다. 가오나 루고(보카)는 앞날이 창창한 유망주지만 부상과 계약 문제로 6개월간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마르셀로 에스티가리바(뉴웰스)는 자신이 가진 기량에 비해 실속이 없다. 월드컵 멤버 에드가르 바레토(아탈란타)가 있지만 그는 세리에B에서도 특출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로케 산타크루스(블랙번)가 맨시티에서 불운을 이어가는 동안 루카스 바리오스(도르트문트)는 파라과이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부상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장신 스트라이커는 올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6골을 터트리며 소속팀 도르트문트에 9년 만의 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화려한 드리블 실력은 없지만 뛰어난 위치선정과 문전 앞에서의 담대함으로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인다.

빅토르 카세레스(리베르탓)는 파라과이 국내파의 자존심이다. 2004년 19살의 나이에 리베르탓에서 데뷔한 이래 줄곧 한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카세레스는 파라과이 중원의 핵심적인 인물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터프함과 강력한 태클을 자랑하지만 영민함도 갖춰 수준급의 경기 조율 능력을 보여준다.

파라과이 예상 포메이션: 4-4-2

비쟈르; M.카세레스(L.카르도소)-다 실바-알카라스(D.베론)-사무디오; 바레토(루고)-리베로스-V.카세레스(베라)-에스티가리바; 바리오스(발데스)-산타크루스(발데스)



'에콰도르의 희망' 발렌시아 합류

21세기 들어 에콰도르의 업적은 대단했다. 2006 독일월드컵 16강을 비롯해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본선에 연이어 진출했고 자국 4강 중 하나인 리가 데 키토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8 대회를 석권하며 축구 약소국의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버렸다. 그러나 지난 코파 아메리카 2007 대회에서 3전 전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하며 에콰도르 축구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대표팀의 부진은 월드컵 이후에도 지속됐다. 온두라스를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콜롬비아 출신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이 부임했지만 올해 열린 7차례의 A매치에서 6무1패의 허무한 성적을 거뒀다. 아르헨티나 국내파와의 원정 경기, 미국에서 맞붙은 멕시코와 그리스전 무승부는 용납할 수 있지만 한 수 아래의 온두라스, 페루, 캐나다전 무승부는 자국 언론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자신들이 라이벌로 생각하는 콜롬비아에는 힘 한 번 못쓰고 0-2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번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루에다 감독은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유)와 펠리페 카이세도(레반테)의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발렌시아는 에콰도르 축구 역사상 가장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고 카이세도는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13골을 터뜨리며 레반테의 라리가 잔류를 이끌었다.

에콰도르의 키플레이어는 역시 발렌시아다. 발렌시아는 올해 자신이 치른 유일한 대표팀 경기였던 콜롬비아전에서 에콰도르의 완패를 지켜봤지만, 그의 가세는 에콰도르의 '허무 축구'를 해결할 만한 가장 효과적인 옵션이다. 양질의 크로스는 베니테스-카이세도 투톱에 숱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고위협적인 측면 플레이는 상대 수비진과 중원에 커다란 부담을 안길 것이다. 또한 왕성한 활동량에 이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은 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열세가 예상되는 경기에서 에콰도르 수비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클 아로요(산루이스)는 에콰도르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다. 자신의 친정팀 에멜렉에서는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2009년 데포르티보 키토로 이적한 후 팀을 에콰도르 정상에 올려놓으며 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해 여름에 이적한 멕시코 무대에서도 5골을 득점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 에콰도르 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미드필더로 활약이 예상된다. 

에콰도르 예상 포메이션: 4-4-2

방게라; 레아스코-G.카이세도(체카)-에라소-아요비; 발렌시아-카스티요-노보아-아로요; 베니테스-P.카이세도

'약체' 꼬리표를 뗀 베네수엘라

'야구의 나라' 베네수엘라는 더 이상 남미축구의 최약체가 아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처음으로 '탈꼴치(9위)'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코파 아메리카 2007 대회 8강, 남아공월드컵 예선의 아쉬운 본선 진출 실패로 약체의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게다가 월드컵 후에는 중미의 강자 멕시코 정예멤버를 상대로 2번의 무승부를 거뒀고 멕시코 올림픽대표를 3-0으로 완파하며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했다.

베네수엘라의 자랑은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이다. 후안 아랑고(현 보루시아 MG) 이후 본격화된 베네수엘라 선수들의 유럽행은 최근 20대 초반 선수들의 의미심장한 활약이 이어지며 베네수엘라 축구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살로몬 론돈(말라가)은 스페인 라리가에서 맞이한 자신의 첫 시즌에 14골을 터트리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미쿠(헤타페) 역시 7골로 제몫을 다했다. 손흥민의 팀 동료 토마스 링콘(함부르크)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팀이 치른 경기 대다수에 출전했고 로베르토 로살레스는 트벤테 오른쪽 풀백의 주전 자리를 꿰차켜 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도왔다.

[사진=루카스 바리오스, 안토니오 발렌시아ⓒ 코파 아메리카 2011 공식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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