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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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승리' 사우디, 아시아 강호 '체면' 살렸다

기사입력 2007.07.15 09:10 / 기사수정 2007.07.15 09:10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후반 48분, 알 하르티의 극적인 결승골 승리'

'사막의 여우'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저항을 뿌리친 끝에 종료 직전 사드 알 하르티(23, 알 니스로)의 결승골로 간신히 승리했다.

사우디는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2007 AFC 아시안컵 D조 2차전에서 홈팀 인도네시아를 2-1로 제압했다. 전반 11분 야세르 알 카타니가 헤딩골을 넣었으나 5분 뒤 엘리에가 동점골을 뽑은 뒤 인도네시아의 선전에 밀리자 자칫 '이변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몰렸다. 위기 속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은 사우디는 후반 48분 알 하르티의 결승 헤딩골 한 방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아시아 강호의 체면을 살린 사우디는 D조 1위에 올라 8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알 하르티의 헤딩골이 없었다면 오히려 강팀과 비긴 인도네시아의 축제 분위기가 벌어졌을지 모른다.

사우디의 골잡이 야세르 알 카타니는 한국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로 사우디 최고 킬러의 저력을 발휘했다. 전반 11분에 넣은 헤딩골은 헤딩시의 위치와 타이밍, 임펙트가 잘 맞아 떨어진 환상같은 골 장면 이었다. 그는 전반 9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 선수 3명을 제치고 빠르게 드리블 돌파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41분 야세르 알 카타니를 대신하여 투입된 알 하르티는 '슈퍼 조커'로서의 명성을 더해갔다. 지난 한국전에서 종료 직전 이운재와 맞선 상황에서 골문쪽으로 살짝 스쳐지나간 슈팅을 날려 우리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선수가 바로 알 하르티 였다. 그는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넣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 인도네시아전에서 분풀이하여 조국의 승리를 안겼다.

사우디는 두 공격수의 멋진 골에 힘입어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제대로 '혼쭐'이 났다. 전반 16분 엘리에에게 동점골을 내준 이후부터 인도네시아의 기세가 달아오르자 상대팀에게 번번이 공격을 허용했다. 왼쪽 측면에서 빛을 발한 압둘라만 알 카타니의 빠른 공격은 전반 중반부터 인도네시아 수비진의 거센 압박에 막혀 주춤거렸다.

하지만, 후반 23분 말렉 마즈와 압둘라만 알 카타니가 연이어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면서 사우디의 공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3분 뒤에는 마즈가 날카로운 헤딩슛을 날리는 등 노련한 경기 경험과 우세한 실력을 앞세워 인도네시아의 기세를 꺾어 놓았다. 경기의 흐름을 장악한 사우디는 인도네시아 진영을 몰아 붙인 끝에 알 하르티의 결승골로 아시아 강호의 체면을 살렸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92분 동안 잘 싸우고도 마지막 단 한번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선수 전원이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으나 후반 중반들어 체력 저하로 급격히 흔들린 끝에 종료 직전 무릎을 꿇었다. 사우디전에서 잘 싸우고도 뒷심 부족으로 땅을 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전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열의는 대단했다. 이반 콜레프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라며 선수단에 정신적인 힘을 불어 넣었다. 이 경기의 해설을 맡은 김강남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인도네시아 축구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예상밖의 저력으로 자국 축구를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그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인도네시아를 꺾은 사우디는 오는 18일 바레인전에서 승리하면 2승1무로 8강에 진출한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18일 한국전에 모든 사활을 걸어 사상 첫 대회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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