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 징크스+팀 안배? 힘 못 썼다…'압도적' 김민재,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수상 당연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나폴리 철기둥' 김민재가 이변 없이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한국 선수가 수많은 유명 수비수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아시아 최초 수상이어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새 팀 찾기를 앞두고 김민재 이름 석자를 톡톡히 알리는 수상이 됐다.

세리에A 사무국은 2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2022/23 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가 뽑혔음을 발표했다. 김민재는 당연히 세리에A 올해의 팀 멤버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연한 수상이지만, 한편으론 이 상을 둘러싼 가장 큰 징크스를 보기 좋게 깨트린 수상이기도 했다.

앞서 세리에A는 지난달 31일 최우수 수비수 후보 3명을 발표했다는데 김민재, 그리고 김민재와 나폴리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탈리아 국가대표 라이트백 지오반니 디 로렌초, AC 밀란에서 뛰는 프랑스 국가대표 레프트백 테오 에르난데스 등으로 최종 후보가 압축됐다.

3명의 면면을 보면 김민재가 상을 타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김민재는 우선 다른 두 선수와 다르게 상대의 골 의지를 막아내는 중앙 수비수다. 게다가 이번 시즌 나폴리가 치른 38경기 중 35경기에 나섰으며 전부 선발로 뛰었고, 이 중 풀타임이 30차례나 된다.

또 지난해까지 나폴리 수비의 핵심이었던 칼리두 쿨리발리가 잉글랜드 첼시로 떠난 공백을 완벽히 메우면서 나폴리가 세리에A 3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세리에A가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상을 줄 때 포지션별 안배를 하다보니 김민재가 과연 탈 수 있을까란 물음표가 붙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최우수 수비수 상은 상이 제정된 뒤 지난 4년간 우승팀 선수가 수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첫 시즌이었던 2018/19시즌 칼리두 쿨리발리(당시 나폴리)를 시작으로 스테판 더프라이(인터 밀란), 크리스티안 로메로(당시 아탈란타), 글레이송 브레메르(당시 토리노)가 매 시즌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이들 모두 우승하고는 상관 없는 수비수들이었다. 그러다보니 팀 안배를 위해 김민재가 수상자 목록에서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나폴리 선수에 상을 주더라도 주장이자 김민재보다 더 많은 시간을 뛴 이탈리아 선수 지오반니 디 로렌초가 상을 거머쥘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예상대로였다. 가장 수상의 자격을 갖춘 김민재가 이변 없이 이름을 올렸고, 우승팀 선수로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탄 최초의 사례로 값진 기록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