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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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무관심 10년…짧아지는 감독 교체 주기→ '도돌이표 비극'

기사입력 2023.04.18 07:40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수원 삼성의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10년간 모기업의 무관심 속에 수원이 바닥까지 내려왔다. 1년 만에 감독을 다시 교체하는 비극도 이를 입증한다.

수원은 지난 17일 "구단이 이병근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고 확인했다"며 "후임 감독 선임은 내부 논의 후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18일 박건하 감독 후임으로 수원 제7대 감독이 된 이 감독은 부임 딱 1년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특히 이 감독의 재임 기간 364일은 지금까지 수원을 거쳐간 7명의 사령탑 중 최단명이다.

지난 1995년 축구단을 세운 수원은 감독에게 긴 재임 기간을 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창단 감독인 김호 감독(2855일)이 8년간 재임한 것을 비롯해 2대 사령탑인 차범근 감독도 6년 반을 지도했다.

윤성효 3대 감독이 2년 반 지휘하고 떠났으나 뒤 이은 서정원 감독이 다시 6년간 재임하며 수원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하지만 서 감독이 떠난 뒤 수원은 본격적인 감독 '단명 시대'를 맞는다. 이임생 감독은 591일, 6대 박건하 감독은 587일간 머물러 2년을 못 채우더니 이 감독은 1년 만에 쫓겨난 것이다.

최근 3명의 지도자들 능력이 부족해 구단과 결별할 것일 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다보면 세계 굴지의 기업이라는 삼성의 무관심이 큰 몫을 한다.

삼성은 지난 2014년 축구단을 비롯한 삼성 스포츠단 운영을 그룹의 홍보기획대행사 제일기획으로 이관하고 삼성전자 등 그룹 내 다른 기업들이 후원금을 통해 제일기획의 스포츠단 운영을 돕는 형태로 바꿨다.

하지만 이는 말만 구단 운영 전문화였을 뿐 후원금을 서서히 줄이는 후유증으로 연결됐다. 국내에서 팬이 가장 많아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는 평가를 받던 수원 구단이 이 때부터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구단이 되기 시작한 셈이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처럼 수원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리그 순위는 2016시즌 7위를 제외하고 2017시즌 3위까지 줄곧 상위권에 있었다.



FA컵 역시 2016년과 2019년 우승으로 최다 우승팀의 지위를 지켰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꾸준히 진출, 2018시즌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쓸만한 선수들이 수원을 떠나면 이를 대체하는 선수의 질과 양이 모두 예전같지 않았고, 유스 출신 선수들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돌리다보니 성적이 서서히 내려가는 현상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치욕을 맛보더니 올해는 초반 7경기에서 2무5패로 고전한 끝에 이 감독 조기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주기가 줄어드는 도돌이표 '감독 경질'은 결국 사령탑과 선수들이 문제라는 걸 보여주지 않는다. 매번 감독을 갈아 치워도 모기업 무관심으로 악순환만 거듭하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어느 새 모기업 전환 10년이 됐지만 수원은 갈 곳 잃고 갈팡질팡 헤매고 있다. 

권창훈, 정상빈, 오현규 등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을 성과로 들 수 있지만 성적과 흥행을 버린 구단에 이들의 해외 진출이 얼마나 큰 플러스가 됐는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많다. 무관심이 계속되면 비극만 이어질 뿐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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