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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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소설] 링의 하이에나 - 5화 ’목씨름’

기사입력 2005.07.06 04:49 / 기사수정 2005.07.06 04:49

전민승 기자
-목씨름-

"미도리카와....히라쿠!"

강성과 백호의 사이에 얼마간 정적이 흘렀다.잠시 후 이 정적을 께고 다시 백호가 강성에게 말을 건넸다.

"정도회관이라고 하면 일본 가라데의 한 유파로 알고 있는데,자세히 설명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백호의 말에 강성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도회관은 그 유명한 한국계 최배달 선생이 창시하신 극진회관에서 분리되어 나온 풀 컨택 가라데 유파의 하나로 TA-1을 창시한 단체이기도 하다.입식 풀 컨택 가라데 중에서도 상당히 진보적이고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지.특히 TA-1룰에 맞는 커리큘럼을 도입했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어."
"그렇습니까...주의하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내가 인터넷에서 히라쿠의 경기 동영상을 찾아볼테니 일단 연습하고 있게."
"네."

미도리카와 히라쿠...솔직히 말해서 그 이름보다는 정도회관이라는 유파가 더욱 백호에게 있어 걸리는 것이 사실이었다.이제껏 수많은 낙무아이및 킥복서와 싸워본 그였지만 가라데가와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더욱 그러하였다.이렇게 상념에 잠겨 섀도우 복싱을 한지 30분 정도 되었을때,다시 강성이 그를 사무실에서 불렀다.

"백호야,이리 와보게나.히라쿠의 경기 동영상을 드디어 찾았어."
"벌써 말입니까?"

강성의 말을 들은 백호는 그를 딸라 사무실 컴퓨터의 모니터에 얼굴을 맞대었다.잠시후 모니터에 흘러나오는 영상에서는 가라데 도복을 입은 남자가 링에 올라오더니 도복을 벗고 자신의 강인한 육체를 드러내고 있었다.미도리카와 히라쿠였다.

"상대는 누구입니까?"
"호주의 선수 이안 오튼이다.별로 유명한 선수는 아닌것 같아."

경기 시작하자마자 원투에 이은 로우킥으로 상대를 견제하는 히라쿠.오튼의 미들킥이 들어갔으나 가드에 막혀버린다.이어 날아드는 히라쿠의 잽.그의 잽 연타에 오튼은 전혀 펀치 거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다시 로우킥을 날리는 히라쿠.움찔하며 가드가 열리는 오튼.제대로 적중했다.이순간,히라쿠는 갑자기 풋워크를 가속시켜 상대에게 다가갔다.

"접근했다?"

접근하자마자 히라쿠의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른 훅이 오튼의 턱에 꽂혀들어갔다.다운되는 오튼.에이트 카운트를 세고 나서야 오튼은 비틀거리며 겨우 일어날수 있었다.

"관장님.히라쿠는 가라데 선수 아닙니까?가라데는 본래 발 기술 위주의 격투술로 알고 있습니다만....저자는 의외로 복싱스킬이 뛰어나군요."
"정도회관은 TA-1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에게 다른 가라데 유파와는 달리 킥복싱 못지 않게 복싱 위주의 훈련을 시키고 있지.심지어는 전 복싱 챔피언에게 복싱을 훈련받을 정도니까."
"그렇습니까."

어느덧 히라쿠 페이스의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한번 다운당한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한 오튼은 발을 뻗는 것조차 힘겨운 내색이 역력했다.한편 페이스를 갈취한 이후 더욱 사기가 오른 히라쿠는 계속해서오튼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마침내 2라운드 종료 1분전,히라쿠의 미들킥이 오튼의 옆구리에 정교하게 파고들어갔다.비틀거리며 가드를 푸는 오튼.

"위험하다!"

다시한번 오튼에게 꽃혀들어가는 원투 스트레이트.그리고 일격필살의 오른발 하이킥.쓰러지는 오튼.이번에는 일어날수 없다.텐 카운트가 세어지도록 오튼은 캔버스에 엎드려 일어날 줄을 몰랐다.결국 경기를 종료시키는 주심.히라쿠의 승리였다.

"히라쿠가 이겼군요.......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알수 없겠어요.하리쿠가 강한 건지.아니면 상대 선수가 약했던 건지."
"조만간 내가 자료를 더 수집하도록 하지.그때까지는 훈련에만 치중하게.히라쿠라고 해서 못이길 상대는 아니지 않은가,안그래?"
"후훗,그렇습니다.그럼 전 미트 스파링좀 하겠습니다.관장님이 좀 잡아주세요."
"그래,3라운드좀 뛰어 볼까?"

강성은 팔에 미트를 끼며 미소를 지었다.

.
.
.

"안녕하십니까."

합장을 하고 도장에 들어온 창진은 옷을 갈아입고 강성 앞에 나타났다.그리고는 어린아이가 보채듯 그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이봐요.오늘은 새로운걸 배운다고 어제 그랬죠?그게 대체 뭡니까?빨리 알려주쇼."

창진의 보챔에 강성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좋다.양아치.오늘 너에게 알려줄 것은 무에타이의 꽃이라 할수 있는 '빰'이다.빰 없는 무에타이는 킥복싱이나 다를바 앖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본래는 킥을 먼저 배운 다음 배우는 것이 정석이지만,너는 선수이기 때문에 먼저 알려주는 것이다.그럼 너의 파트너는 소개하도록 하지.윤수야."

강성의 부름에 미리 준비하고 있던 관원 한명이 한걸음 앞으로 걸어나와 창진 앞에 합장을 한뒤 차려 자세로 정렬했다.체격은 창진보다도 훨씬 작아 왠만한 성인 여성만한 정도의 사내였다.

"윤수는 플라이급 선수로 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자,양아치.이제부터 윤수가 너를 잡아넘길테니 한번 버텨봐라."
"핫,이 꼬맹이가?난 럭비를 했다는걸 모르슈?이정도 체격차이면 아무리 씨름을 해도 넘어가지 않는다구.뭐,어디 해보자면 해보지."

강성의 지시대로 창진과 윤수는 서로가 서로의 팔을 상대의 머리 뒤에 얹고 준비하기 시작했다.힘을 잔뜩 주고 넘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창진.이때,윤수의 중심이 옆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창진은 순간 느낄수 있었다.그순간,

"어엇...?"

온몸이 돌아가는 것이 느껴지더니,사방이 팽그르르 돈 후 창진은 어느새 바닥에 메쳐져 있었다.

"어...어떻게 된거야?"

아직까지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창진에게 강성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양아치,이것이 무에타이의 유술인 빰의 기본중의 기본이다.최대한 상대의 중심을 잃게 해서 목씨름의 공방을 우세하게 한 뒤 옆구리에 무릎공격을 먹인다."
"재미있는걸.......이번엔 한번 더해볼까?"

다시한번 윤수에게 도전하는 창진.그러나 이번에도 온몸이 돌아가더니 바닥에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다시한번!"

또다시 도전하는 창진.이번에도 넘어간다고 생각한 순간.창진이 갑자기 중심을 잡고 다시 몸을 틀었다.

"......!?"
"나의 승리로 받아가마!"

그대로 스텝을 안으로 틀며 윤수를 넘기는 창진.윤수는 그대로 기울어지며 바닥에 내팽겨쳐졌다.

"봣죠?이번엔 내가 이겼습니다."
"으음..."

이 광경을 지켜본 강성의 얼굴에는 경악만이 감돌고 있었다.

'창진......이 무서운 녀석.단지 세번만에 물이 솜에 스며들듯 목씨름의 기본을 터득하고 있어...놀라운걸.'

곧 강성은 창진을 불러 그에게 말을 건넸다.

"좋다.양아치.오늘은 내가 직접 빰의 기본을 알려주도록 하마.빰이란 정말 깊고도 오묘한 세계니 각오하고 있으라구."
"알겠수다.그런데 관장님."
"왜?"
"이거 빰이란거 꽤 재미있어 보이는데."

창진은 강성을 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
.
.

"아이고,이거 반갑습니다.유강성씨."
"저도 한국 무에타이 협회의 협회장님을 직접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강성 체육관의 근처에 위치한 한 카페.이곳에서 강성은 한국 무에타이 협회의 협회장과의 면담을 가지게 되었다.악수를 한뒤 이야기를 나누는 두사람.

"윤백호 선수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예,현재는 TA-1준비로 훈련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미도리카와 히라쿠라는 가라데 선수와 첫 경기를 갖는다면서요?"
"맞습니다.그런데,현재까지는 그 선수의 경기 영상을 하나밖에 구하지 못했습니다.그것도 이안 오튼이라는 비교적 무명 선수의 경기를...."

이안 오튼이라는말이 나오자 협회장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이안 오튼?이안 오튼이라고 하셨습니까?"
"네.혹시 아시는 선수이십니까?"
"그 선수는 호주 무에타이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경력이 있는 선수입니다.호주 무에타이계에서는 무패 신화의 전설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지요.아직 모르셨습니까?"
"그.그런 선수를 히라쿠가 이긴 것인가..."

갑자기 강성의 동공이 긴장과 경악으로 확대되어졌다.

'이런 제길.백호가 위험해!'

.
.
.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혜린은 거리에서 문득 창진을 떠올렸다.

"걘 뭐하고 있을까.갑자기 무에타이라니.휴우,무에타이라고 하니 또 그때 생각이 떠올라 버리잖아."

길을 걷던 그녀의 눈에 강성 무에타이 체육관의 간판이 덩그러니 떠올랐다.집으로 갈까,아니면 창진을 만나러 갈까.

"그래,한번 보는 거야."

결국 창진을 만나기로 결심을 한 그녀는 체육관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문을 열자 반기는 것은 운동을 마치고 수건으로 땀을 닦는 남자의 모습.

"저기,여기에 창진이라는 남자가......"

땀을 닦고 다시 샌드백을 두들기려던 백호는 혜린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창진 말씀이십니까?창진이라면 저쪽...."

순간,그녀와 눈을 마주친 백호는 손에 들고 있던 글러브를 땅에 떨어뜨렸다.혜린의 눈동자 역시.백호를 보고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혜린...."
"백호씨...."




전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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