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이성수, 아마추어"…중소기획사의 일침 [SM·하이브 사태, 어떻게 보세요?②]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조혜진 기자) SM 창립자 이수만이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면서 '엔터 공룡' 탄생이 예고됐다. SM 내홍이 시끄러운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도 제 각각이다. 특히 엔터 산업에도 거대 자본이 손을 뻗치는 시대, '엔터 공룡'의 탄생이 반갑지만은 않을 중소 기획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난 2월 3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없는 'SM 3.0' 시대를 예고하며 SM을 둘러싼 인수 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SM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도해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주식회사는 이수만이 프로듀싱을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아가는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속되는 문제에 SM 경영진은 기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체계에서 멀티 프로듀싱 체계로의 변화를 알리는 '3.0'으로의 변화를 알렸다.

SM은 이어 카카오가 2대 주주(지분 9.05%)에 오르도록 도왔다. 이에 반발한 이수만은 경영권 분쟁 중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라며 가처분 신청을 내고, 경쟁사 하이브에 지분 14.8%를 넘겼다. 이로 인해 SM-카카오 vs 이수만-하이브, 분쟁 구도가 되면서 판은 더욱 커졌다. SM은 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까지 제기하며 "적대적 M&A"라 맞섰고, 하이브는 SM의 폭로에 맞저격하는 등 인수전은 진흙탕이 되어가고 있다. 

분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는 예정(3월6일)보다 12일 앞당긴 지난 22일 이수만의 지분을 취득하며 SM 1대주주가 됐다. 다만 아직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처분 신청 결과, 주주총회 등 지켜봐야할 변수들이 많은 상황. 두 거대 기획사의 싸움을 지켜보는 업계 종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K팝'에 힘을 보태온 업계 종사자들이 'K팝 전성기'에 맞은 혼란한 이 상황에 대한 솔직한 의견들을 전했다.



◆ "대기업 꿈꾸는 하이브 응원, 중소 기획사 역시 탄탄해져야" (다수 아이돌 그룹 제작 관계자) 

"SM이 K팝의 선구자라는 말을 부정할 수는 없어요. 엔터 업계에서 소위 '한방'을 이뤄낼 확률은 로또 만큼이나 낮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확률이나 운뿐 아니라 '대박' 가수 제작에 성공하고, 대형 기획사가 되기까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열정과 노력, 인내가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당연히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고 해도 SM이 이수만의 약자인 사실, 그의 공이 5할 이상이라는 것에 대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1호 아이돌 가수 제작자, 누구나 알만한 수많은 아이돌 그룹, 가요계 1호 주식 상장사 등 수많은 업적들을 모를 수 없겠죠." 

"하지만 SM이 지금의 대형 기획사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스태프들과 아티스트들의 공은 없었을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SM의 팬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태의 문제는 거대 기업과 창업주, 직원들만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와 팬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가요계에서 이번처럼 큰 합병은 처음입니다. 적대적 M&A라는 용어 자체도 처음이고요. 그 정도로 제작자와 가수, 전 직원이 똘똘 뭉치지 않다면 유지되기 힘든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SM이 하이브에 편입된다면 업계 부동의 1위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고, 독과점 역시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대기업을 꿈꾸는 하이브를 응원합니다. 하지만 탄탄한 중소 기획사들이 더 생기는 것 역시 가요계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브와 SM, 양사 모두 돈 길만 가고 있습니다. 과연 K팝을 위한 바람직한 길이 맞을까요? K팝을 위하는 건강한 제작, 기획, 투자가 뒤따른다면 진정한 대기업이 될 것입니다." 



◆ "이성수 감정적 공격 왜? 경영인 자질 의심스러워" (아이돌 제작사 홍보·마케팅 관계자) 

"현 SM 경영진의 아마추어적인 부분에 놀랐습니다. 대주주에게 반하는 행위를 위해서는 치밀하고 전략적인 플랜이 필요한데, 그저 단순하게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경영인으로서 자질마저 의심스러웠습니다." 

"아무리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부패한 창립자라고 해도 SM 현 경영진이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것은 역량 부족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회사를 말아먹었어도 감정적으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아닐까요?" 

"양사가 합쳐진다면 중소 기획사에게 미칠 영향은 전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SM 소속 아티스트들과 수많은 직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겠죠. 이탈자들도 많아질 것이고, 내부 스태프들도 하이브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사진=SM, 하이브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