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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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LG에 느껴지는 2008년 롯데의 향기

기사입력 1970.01.01 09:00 / 기사수정 2011.05.09 11:3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롯데는 2008년 로이스터 전 감독이 부임하면서 정규시즌 3위로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한때 '8888577'이라는 암호(순위)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였지만 2008년을 계기로 타 구단이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히 달라졌다. 만년 약체에서 강호의 이미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런데 LG도 올 시즌 그럴 기세다. 지난달 26일 사직 롯데전서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4~5위권으로 처졌으나 이후 7승 3패로 반등에 성공하며 대혼전의 순위 다툼 속 2위를 꿋꿋이 지키고 있다. 올해 LG는 2008년 롯데와 묘하게 닮았다.

▲타선의 내실

롯데가 2008년을 기점으로 만만찮은 팀이라는 인식을 나머지 7개 구단에 안겨준 원동력은 '공포의 타선 구축'이었다. 2007년 롯데는 팀 타율 2위(0.270)로 만만찮은 타선을 구축했지만 팀 홈런 7위(76개) 팀 득점 4위(533점) 등 2% 부족한 타선이었으나 2008년을 기점으로 홈런, 득점, 장타력 등 타선의 화끈함이 배가된데다 찬스 연결 능력같은 눈에 띄지 않는 내실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러한 전통은 양승호 감독이 부임한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LG도 원래 타선이 강한 팀으로 유명했다. 지난해에도 팀 타율과 팀 홈런 3위(0.276, 121개)등 화끈한 타선을 자랑했다. 그러나 팀 득점은 688개로 4위였고 팀 출루율은 고작 0.349로 5위였다. 화려했지만 내실은 떨어졌었던 게 작년 LG 타선. 하지만 올 시즌에는 내실마저 좋아졌다. 팀 타율(0.282) 팀 홈런(27개) 팀 타점(152개) 팀 장타율(0.409) 등 화려함은 1위로 업그레이드가 됐고 팀 득점(167개, 1위), 팀 출루율(0.358, 3위) 팀 희생플라이(11개, 1위) 팀 득점권 타율(0.288, 2위) 등 내실마저 탄탄해진 모습이다. LG 타선은 요즘 전원이 해결사이자 팀 플레이어다.

▲안정된 선발

선발진의 레벨 업도 닮은 꼴이다. 롯데는 2007년 선발 평균자책점이 4.43이었으나 2008년에는 3.69로 좋아졌다. 손민한의 건재 속 송승준 장원준 조정훈이 알을 깨고 나왔다. LG도 작년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한 투수는 봉중근뿐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주키치 리즈가 5~6이닝을 꾸준히 책임지고 있으며 박현준이라는 최고의 신데렐라가 등장해 선발이 몰라보게 안정화됐다. LG는 작년 선발 평균자책점이 5.77로 최하위였으나 올 시즌에는 4.45, 5위로 뛰어올랐다. 퀄러티 스타트가 14회로 2위다. 과거 LG 몰락의 주범이었던 선발진이 이제는 경기에 이길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다.

▲불안한 뒷문

심지어 두 팀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뒷문 불안이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마저 닮았다. 2008년 롯데는 타선과 선발진의 힘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포스트시즌서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팀내 최다 세이브 투수는 9세이브의 최향남이었다. 롯데는 지금도 고원준과 코리의 보직 변경을 단행하는 등 마무리 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G도 작년 오카모토 중용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고 올 시즌 김광수를 마무리로 내정했으나 아직 확실한 안정감을 주지는 못한 상태. 2위로 잘 나가고 있지만 뒷문 불안으로 패배한 경기도 많다. 마무리 투수는 LG의 잠재적 불안 요소다.   

▲마인드의 변화

그러나 올 시즌 LG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선수들의 마인드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롯데가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NO FEAR' 정신으로 강호 이미지를 만들어갔던 것처럼 LG도 올 시즌 유독 선수들 간의 유대감과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작년 마무리 훈련서부터 올 스프링캠프까지 수 개월간의 강행군을 펼치며 쌓아온 케미스트리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태세다. 박종훈 감독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던 지난 8년의 한을 올해 씻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박 감독의 의도대로 2011년 LG가 2008년 롯데의 행보를 뒤따를 조짐이 보인다.

[사진=LG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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