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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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아닌 야생마, '최측근'이 말하는 "우리 푸이그는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10.28 06:45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2022시즌 시작 전, 키움 히어로즈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단연 야시엘 푸이그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숱한 기행으로 구설에 올랐던 그가 한국 무대에선 어떤 모습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렸다. 메이저리그의 굵직한 경험이 있기에 한국 무대를 무시하진 않을까, 또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제하지 못했던 푸이그를 키움이 바로잡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었다. 전력이 있기에 편견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정규시즌을 모두 마친 지금, 푸이그의 이미지는 ‘악동’보다는 야구만 생각하고 질주하는 ‘야생마’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종종 느슨한 플레이로 감독과 팬의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자책하고 사과하면서 개선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바꿨다. 이젠 평범한 외야 플라이에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그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그렇게 푸이그는 한국 무대에 적응, 가을야구까지 진출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자신을 ‘푸이그 최측근’이라 말한 이조일(28) 통역 매니저 역시 푸이그를 향한 편견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의 진가와 진심을 알아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한 승부욕. 이 단어 하나만으로 푸이그의 기행을 포장할 순 없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푸이그의 모습이 너무나 많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뛰어난 야구 열정과 순수함, 동료, 코치들과 끊임없는 소통과 학구열 등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그를 소개했다. 



“워낙 즉흥적인 선수라 그라운드 위에서 감정을 많이 표출하긴 하지만, 알고 보면 마음도 여리고 눈치도 많이 보는 선수에요. 아쉬운 플레이를 하면 자책도 많이 하고 먼저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다가가 사과도 하면서 고치려는 노력도 많이 하고요. 물론 고쳐야 할 점을 계속 주지시켜야 하는 성격이긴 해요. 하지만 코치진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으려 하고 또 자기 기사를 직접 번역기를 돌려가며 찾아보는 등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면서도 그 가운데서 고칠 점을 계속 찾아가려고 하고 있죠.”

그렇게 푸이그는 이전보다 한층 의젓해진 모습으로 한국 무대에 적응,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3할 타율(0.316)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시즌 전 자신이 약속했던 대로 고대했던 가을야구 무대까지 밟으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푸이그의 활약 덕에 키움은 치열했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통과한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LG 트윈스와 팽팽한 승부를 펼치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향해 분투하고 있다. 

체력이 부칠 때가 됐지만 멈출 수 없다.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 재진출을 노리는 푸이그도,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키움도, 그리고 3년째 외국인 선수 통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조일 매니저도 한국시리즈 우승이 간절하고 또 간절하다. 이조일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푸이그 역시 자신의 미래는 잠시 잊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만 바라보며 ‘야생마’처럼 질주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진 푸이그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전력질주로 동점 타점을 만들어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기도 했다.  



“푸이그도 우리도 이렇게 적응을 잘할 줄 몰랐는데, 본인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후반기 때 좋은 모습으로 반등하기도 했고, 본인도 신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고요. 지금 포스트시즌에서 잘해주고 있는데 남은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팀의 우승을 이끌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푸이그를 바라보고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집중하는 것은 이조일 매니저의 입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그리고 휴식일에도 푸이그 옆을 보조하며 그의 입과 귀가 돼준 그 덕분에 푸이그도 한국 무대에 잘 안착할 수 있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활약하는 것은 푸이그지만, 이조일 매니저의 노력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 역시 키움의 일원으로서, 팀원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우리 키움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무관이잖아요?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했던 팀들이 우승했으니(NC, KT), 이번엔 우리 차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푸이그가 팀의 숙원을 풀어줬으면 하네요. 저도 푸이그 덕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는 영광을 안아봤으면 합니다(웃음).”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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