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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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1라운드 결산!

기사입력 2007.11.13 01:55 / 기사수정 2007.11.13 01:55

전호경 기자

동부 초강세, SK-KT&G의 강세에 대체적으로 홈팀들이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1라운드

[엑스포츠뉴스=전호경 기자] 원주 동부를 필두로, 서울 SK와 안양 KT&G의 상승세가 농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반면, 지난 시즌에 통합우승의 영광을 안았던 울산 모비스는 양동근의 군 입대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의 이탈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울산 모비스의 4강 파트너였던 대구 오리온스도 김승현의 부상으로 하위권으로 쳐졌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팀들 중에서는 창원 LG가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며 2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부산 KTF와 서울 삼성은 막판 3연승과 3연패의 극을 달리며 공동 5위에 자리잡았다.

한편, 1라운드에서는 원정팀들이 강세를 보였다. 총 45경기 중 홈팀이 승리한 경기는 18경기에 불과했다. 이는 원정팀들이 홈팀들의 기세에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원주 동부 프로미(8승 1패, 1위)

KCC와의 원정경기로 시작된 시즌 첫 경기를 이겼으나, SK와의 홈 개막전에서 패했다. 하지만 이것이 1라운드의 유일한 패로 기록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동부는 이후, 내리 7번을 이기면서 공동 2위 그룹과의 승차를 ‘2’로 벌렸다.

동부 상승세의 이유로 ‘높이’와 ‘수비’를 꼽을 수 있다. ‘높이’는 동부의 절대적인 무기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다. 지난 시즌에는 대들보인 김주성이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해 팀도 어려웠는데, 8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가 건강하게 돌아왔고, 트라이아웃으로 환원된 외국인선수 제도에서 레지 오코사라는 좋은 리바운더를 얻었다. 레지 오코사는 또 블락슛에도 능해, 김주성과 호흡이 참 잘 맞고 있다. 로저 워싱턴의 대체 선수였던 더글라스 렌도 전창진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고 눌러앉았다. 

지난 시즌 KCC에서 이적한 후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 잡은 표명일과 기량발전상을 받았던 강대협의 움직임도 좋고, 신인 이광재 또한 잘해주고 있다. ‘수비’에서도 LG, KT&G보다 월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득실점 마진이 무려, 10여점. 1라운드만 봐서는 딱히 취약점을 찾기가 어려운 팀이다.

- 창원 LG 세이커스(6승 3패, 공동 2위) 

시즌 전 전망에서는 하위권으로 분류됐었던 LG. 그러나 신선우 감독이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멤버를 거의 바꾸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조직력’. 수많은 전술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팀의 ‘조직력’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신 감독은 주장 박규현과 현주엽, 조상현, 박지현, 이현민 등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지키면서 오프시즌을 보냈다.

중간에 2연패가 한번 있었지만, 개막 4연승과 2연승 한번으로 지난 시즌과 같은 6승 3패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현주엽과 오다티 블랭슨은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뛰면서 잘 조절해나갔고, 부상으로 빠져있던 박지현이 팀의 4번째 경기였던 모비스전부터 투입돼 실전에 익숙해졌던 것이 상승세의 요인이다. ‘2년차 징크스’를 날려버린 듯한 이현민의 활약과 던지면 다 들어가는 조상현의 슛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2~3쿼터에 득점이 적다는 것이 불안요소 중 하나이고, 3점슛(10개팀 중 1위), 특히 조상현이 터지지 않는 날은 고전한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상대의 악착같은 수비에 고전했었다. 또 포인트가드가 좋은 팀과 만나면 고전했는데, 3패를 삼성(이상민)과 동부(표명일), KT&G(주희정)에게 졌던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2라운드부터는 골밑 득점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 SK 나이츠(6승 3패, 공동 2위)

김진 감독의 힘? 지난 시즌 SK가 어떤 팀이었는지 안다면, 감독의 능력이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 7위였던 SK는, 2001~02시즌 이후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 오프시즌에 KCC로 떠난 임재현의 포인트가드 자리를 전체 1순위로 뽑은 포인트가드인 김태술로 대체했다. 그가 많은 경기에서 득점과 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해주고 있지만, 김진 감독은 팀 전체의 허술한 디펜스를 많이 강화시켰다. 아니었다면, 공동 2위까지 올라올 수 없었을 것이다.

김태술-방성윤 콤비가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동양 오리온스(현 오리온스) 시절 김진 감독과 함께 우승을 경험했던 전희철이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트레비스 게리슨과 래리 스미스는 외국인선수들 가운데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지만, 튀지 않고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정락영과 전형수 등, 식스맨들의 활약 또한 쏠쏠하다.

- 안양 KT&G 카이츠(5승 4패, 4위)

유도훈 감독은 이번 시즌,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진정한 시험대에 선다. 시즌 전에는 판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는 다크호스 정도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1라운드를 마친 현재 5승(4패)을 거두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희승이 KTF로 이적하면서 특히 국내선수의 득점력이 떨어질 것이라 예상됐었는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신인인 양희종에게 자신감이 붙었고, 주희정과 이현호, 이적생 황진원이 유감독의 지시를 잘 이행하면서 5할 이상의 승률을 쌓았다. KT&G 역시 동부, LG처럼 빠른 것이 장점이고 수비력도 좋은 팀이다. 다만, 3점슛이 전체 팀 가운데 최하위라는 것이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LG전에서 11개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기복이 있는 편이고, 때때로 외국인선수인 마퀸 챈들러에게 득점이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 부산 KTF 매직윙스(4승 5패, 공동 5위)

당초 무릎이 좋지 않은 타이론 워싱턴만 바꿀 생각이었다가, 세드릭 웨버도 함께 교체했다. 새로 영입된 선수가 칼 미첼과 제이미 켄드릭인데, 두 선수가 뛴 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등 1라운드 마지막에 3연승으로 힘을 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까지 갔던 팀다운 모습이었다.

KTF는 지난 시즌 신인이었던 조성민이 곧바로 군복무를 위해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명한 선수 가운데 박상오가 허슬플레이로 추일승 감독과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선수들도 잘 적응하고 있는데, 주전포인트가드 신기성과 송영진이 아직까지는 부진한 모습이다. 전역 후 복귀한 조동현과 최민규도 잘해주고 있는데, 양희승이 아직까지는 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 서울 삼성 썬더스(4승 5패, 공동 5위)

‘이상민 효과’는 아직이다. 삼성은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후 4경기에서 이상민이 20득점 이상씩 올리면서 모두 이겼다. 하지만 막판 3경기에서는 이상민에 이규섭의 부진까지 겹쳐 다시 3연패를 당했다. 특히 이규섭은, 오리온스전과 SK전에서 후반에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외국인선수 중 타이론 샐리를 내보내고 한때 LG에서 뛰었던 빅터 토마스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는데, 기존의 테렌스 레더와 호흡을 잘 맞춘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안준호 감독의 고민은, 강혁에게 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활력소였던 강혁이 이번 시즌 현재까지는 많이 부진한 모습이다. 표정도 그리 밝지 못하다. 이정석 또한 이상민의 가세로 코트에서 뛰는 시간이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삼성은 ‘높이’를 버렸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스피드’. 하지만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시간 역시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빨리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이 팀에게 떨어진 급한 과제다.

- 전주 KCC 이지스(4승 5패, 공동 5위)

삼성과는 정반대로, ‘스피드’ 대신 ‘높이’를 선택한 KCC. 시즌 전 예상에 의하면, 동부, KTF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지목됐었는데, 그에 비하면 초라한 1라운드 성적이다.

여기에는 이적생 서장훈, 임재현의 극심한 부진과, 더불어서 이제 유일한 팀내 프랜차이저인 추승균 역시도 지난 시즌 부상 이후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것이 이유가 된다. 비록 오리온스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 시즌 최하위의 아픔을 씻고 비상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것들이 많다.

1라운드에서는 사실상 임재현이 박상률에 완전 밀렸었는데, 팀을 위해서라도 자신감을 회복할 필요가 있으며, 정훈 역시 잘해주고는 있지만 좀 더 안에서 공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제이슨 로빈슨보다는 브랜든 크럼프에게 기대가 컸던 KCC인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않은 입장. 전체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주축 선수들의 체력안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KCC 역시 팀컬러를 바꾼 만큼,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3승 6패, 공동 8위)

외국인선수 전체 1순위인 테런스 섀넌을 말려라! 간혹 이 선수의 원맨쇼가 나온는데, 그러면 팀은 안돌아간다. 전자랜드는 좋은 국내선수가 많은 팀이다. 비록 김성철과 조우현이 못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2라운드, 3라운드 지나면서 합류하게 되면, 최희암 감독의 자신의 농구를 펼치기가 편해진다.

황성인은 경기조율 부분에서 많이 좋아졌고, 신인 정영삼이 팀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2년차인 전정규가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상대에게 위협적인 슈터임에 틀림 없고, 때때로 포인트가드 역할도 겸하고 있는 정선규가 자신감을 찾는다면 김성철, 조우현이 돌아왔을 때 누구도 쉽게 여기지 못할 팀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런스 섀넌이 혼자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곧 제대로 갖춰지겠지만, 아직은 언밸런스. 부상선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최 감독의 임무일 것이다.

- 대구 오리온스(3승 6패, 공동 8위)

시범경기에서 유일한 2전 전승, 그리고 개막 2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오리온스의 추락을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프로의 세계로 돌아온 이충희 감독의 복귀는 매우 성공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팀의 대들보 김승현이 모비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재발한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후 팀은 곤두박질쳤다.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5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패했다. 1라운드 3승에 그쳤고, 홈 5연패에 빠졌다.

정재호, 김병철, 리온 트리밍햄 등이 잘해주고 있지만 좀처럼 쉬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병철은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이 전체 1위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담이 없을 수가 없다. 최근에는 로버트 브래넌의 허리부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대체 외국인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이동준(다니엘 산드린)과 김영수가 빨리 성장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 울산 모비스 피버스(2승 7패, 10위)

‘디펜딩 챔피언’이 몰락했다. 외국인선수야 다 바뀌었으니, 크리스 윌리엄스 얘기는 빼더라도 양동근과 김동우의 공백이 너무 큰 현재다. 아쉽게 지는 경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패로 끝나고 있고, 추격만 실컷하다가 마치는 경기도 적지 않다.

김학섭과 김효범은 주전으로 뛰고는 있지만, 경기의 승패를 떠나 기복을 줄이고 성장해야 이후의 시즌에도 주축 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과 박구영을 발굴해냈다. 한편, 모비스는 외국인선수 케빈 오웬스를 퇴출시켰는데, 대체 선수로 누구를 데려올지도 관심거리다.

* 지난 10월 18일 막을 올린 2007~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는 11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한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한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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