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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친스키·켈리 공 다 받아봤죠" 우승에 재도전하는 ‘유퀴즈’ 불펜포수 [윤승재의 파크스토리]

기사입력 2022.07.20 12:00 / 기사수정 2022.07.20 13:15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9년차’ 불펜포수 안다훈은 최근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2020년 NC 다이노스의 불펜포수로서 팀의 우승을 도왔던 안다훈은 ‘우승 불펜포수’의 자격으로 TV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록’에도 출연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이듬해인 2021년엔 전력분석원에 도전해 꿈에 그리던 지도자 도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올해 2022년, 안다훈은 8년간 정든 NC를 떠나 LG에 새 둥지를 틀면서 포수 미트를 다시 잡았다. 

◆ 돌고 돌아 다시 불펜포수로, ‘8년 NC맨’ 안다훈이 LG에 둥지를 틀기까지

포수 미트를 다시 잡기엔 엄청난 고민이 뒤따랐다. 지도자를 꿈꾸던 그에게 ‘제자리걸음’이라는 말이 싫었다. 하지만 ‘우승 불펜포수’라는 타이틀에 다년간의 불펜포수 경험으로 투수들의 심리까지 잘 챙기는 노련함, 전력분석원 경험으로 데이터와 프런트 시야까지 갖춘 그를 다른 구단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옛 동료’ 이호준 코치의 러브콜이 안다훈 매니저의 마음을 흔들었고, 새로운 팀에서 시야를 넓히고 싶었던 그는 둥지를 옮겨 미트를 잡았다.



물론, 8년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과 이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전담포수로 호흡을 맞췄던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사장님한테 못 가게 하겠다”라며 아쉬워했고, 우승을 함께 한 구창모 역시 “LG에 우리 정보 너무 많이 알려주지 마요”라며 씁쓸한 이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고. 그만큼 안 매니저는 NC에 큰 존재였지만, 팀과 개인 사정상 둥지를 옮겨야 했다. 

새 팀, 새 환경. 하지만 익숙한 일인 만큼 어려운 것은 없었다. 오히려 전력분석원 경험 덕에 시야가 더 넓어졌다. 이전엔 자신의 포구 감각과 눈으로 투수들의 미세한 차이를 느끼고 의견을 건넸던 반면, 전력분석원 시야까지 갖춘 지금은 각종 데이터까지 적절히 적용해 투수들의 신뢰가 높은 편이다. 



◆ “멘탈 케어가 중요하죠” 트윈스 젊은 투수들의 멘토가 된 불펜포수

NC에서 ‘에이스’ 루친스키의 공을 주로 받았던 그는 LG에선 김윤식과 정우영 등 젊은 선수들의 공을 받으며 선수들과 호흡하고 있다. LG의 에이스 투수 케이시 켈리나 다른 선수들의 공도 받지만, 전담포수의 개념은 아니다. 켈리의 공을 이미 수년간 받아온 기존 불펜포수진도 있기에 적절히 분담해서 공을 받고 있다. 대신 주로 젊은 선수들의 공을 받고 있다.

베테랑 불펜포수답게 안다훈 매니저는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많은 베테랑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노련미와 그의 직설적인 성격, 그리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견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고 자신감을 장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투수의 공을 받다 보니 기술보다는 멘탈 케어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던 걸 LG에서도 이행하고 있다고. 

정우영은 “(안)다훈이 형이 자신감을 잘 심어주신다. 제가 투심 말고 다른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편인데, 형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라며 안 매니저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고, 김윤식도 “다훈이 형과 공을 주고받다 보면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줘서 좋다. 너무 좋은 말만 해주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줘서 큰 도움이 된다”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 베테랑 불펜포수의 당부, "우리도 '원팀'입니다"

이처럼 불펜포수는 단순히 투수들의 연습 투구만 받는 것이 아니다. 공을 받을 때마다 힘찬 목소리로 투수들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불펜포수의 역할이고, 직접 공을 받아 본 느낌을 통해 투수들에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그뿐만 아니라 때로는 배팅볼 투수로 나서고, 수비 훈련, 캐치볼 등 야수들의 훈련 보조도 해야 하는 게 불펜포수의 일이다. 

안다훈 매니저는 ‘베테랑 불펜포수’로서 불펜포수를 향한 인식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전보다 대우나 인식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전문적인’ 직업이라는 인식은 아직 안착하지 않았다고. 안 매니저는 “불펜포수들 모두 단순히 훈련 보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 모두 팀의 일원으로서 팀의 우승을 위해 좋은 마인드로 선수들을 돕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것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한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지도자 꿈은 계속, “하지만 지금은 LG의 우승이 최우선이죠”

한편, 안다훈 매니저는 오래전부터 지도자를 꿈꿔왔다. 지도자의 갈림길에서 다시 포수 미트를 잡긴 했지만, 이 또한 지도자를 걷는 자신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분석원의 시야와 불펜포수의 감각을 적절히 섞어 선수들에게 조언하는 법을 배웠고, 정든 NC가 아닌 새로운 팀에서 또 다른 어린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건 앞으로의 지도자 생활에 큰 경험이 될 거라고 믿고 있다. 휴일 틈틈이 지도자 공부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LG 트윈스의 불펜포수고, 소속팀 LG가 더 먼저다. 그의 최우선 목표는 LG에서 다시 ‘우승 포수’가 되는 것. LG의 젊은 선수들과 함께 다시 한번 우승 세리머니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본인의 장점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던진다”라며 LG 투수진을 칭찬한 안다훈 매니저는 지금의 투수들이라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할 거라 굳게 믿었다. 다시 한번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그날까지 열심히 투수들을 보조해 땀을 흘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윤승재 기자, 안다훈 본인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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