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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나루세, 볼 끝에 혼을 싣다

기사입력 2007.10.16 21:57 / 기사수정 2007.10.16 21:57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지바 롯데 마린스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2005' 시즌까지 몸담았던 팀이다.

2005' 시즌 일본시리즈를 석권하며 바비 발렌타인 감독의 '바비 매직' 수혜를 입었던 지바 롯데. 2006' 시즌 65승 1무 70패로 퍼시픽리그 4위에 그쳤으나 올 시즌 76승 7무 61패의 호성적으로 2년 만에 A 클래스(리그 1~3위)진입에 성공했다.

비록 지바 롯데는 16일 현재 리그 제패 전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디펜딩 챔피언'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에 1승 2패로 뒤처져 있다. 그러나 2004' 시즌까지 리그 하위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

지바 롯데의 올 시즌 호성적에는 예상치 못했던 영건의 도약이 함께했다. 바로 4년차 좌완 나루세 요시히사(22. 사진). 나루세는 올 시즌 16승(4 완봉승) 1패 평균자책점 1.82의 놀라운 투구로 발렌타인 감독이 주목한 '바비 칠드런' 중 성공한 케이스에 이름을 올렸다.

180cm 75kg의 체구는 그저 일반인의 체구에 지나지 않는다. 투구폼을 보지 않고 공의 궤적만 따라가 보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나루세가 지닌 가장 큰 무기는 투구폼에서 구질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팔꿈치가 역동적으로 꺾였다가 뻗어나가는 스타일이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잡아채는 능력이 뛰어나며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당겨나가면서도 눈은 끝까지 포수 미트로 향한다. 올 시즌 173.1이닝 동안 나루세가 내준 사사구는 31개에 그쳐 제구력도 갖추고 있음이 확실히 증명되었다. 

사실, 나루세는 이전부터 발렌타인 감독이 공을 들인 역작이다. '신예를 중용하라.'라는 조언을 던진 김성근 당시 지바 롯데 인스트럭터(현 SK 와이번스 감독)의 의견을 수렴해 니시오카 츠요시, 이마에 도시아키 등을 주전으로 발굴하며 2005' 시즌 일본시리즈 패권을 거머쥔 발렌타인 감독.

또 다른 신예 발굴에 주목하던 발렌타인 감독은 운동선수답지 않은 체구에도 진지한 자세로 야구에 임하는 나루세를 주도면밀하게 관찰, 육성했다. '모든 공에 혼을 싣는다(全球入魂).'라는 투철한 야구관을 지닌 나루세는 '바비 칠드런'으로 만들어졌다.

팜에서 확실하게 키워진 나루세. 그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2006년 5월 17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데뷔전 완투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그 해 9월 18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서는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하는 등 5승(완투 2승)을 따냈다.

그리고 올 시즌 나루세는 기존의 에이스 시미즈 나오유키(31)가 시즌 6승에 그치는 부진을 그 이상으로 메우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12월 대만에서 벌어질 아시아 야구 선수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나루세.

물론, 스타가 뜨고 지는 횟수가 빈번한 일본야구계를 보았을 때 나루세가 앞으로도 엄청난 활약을 이어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올 시즌 눈부셨던 그의 활약상이 지바 팬들의 뇌리에 각인되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유망주가 기량을 활짝 꽃피운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코칭스태프의 혜안과 선수 본인의 부단한 노력과 인내심. 이러한 조건이 갖춰져야 유망주의 껍질을 벗고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다.

발렌타인 감독이 중용했더라도 나루세 본인의 열정이 없었더라면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 승률 1위, 월간 MVP 2회라는 타이틀은 없었을 것이다. 나루세의 2007' 시즌 성공 비결은 '혼을 담은 공'에 있다.

<사진=지바 롯데 마린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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