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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졌지만 아들이 대단하다고…찡했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2.02.28 12:06 / 기사수정 2022.02.28 12:06

백민경 기자

(엑스포츠뉴스 백민경 인턴기자) 이만기가 아름다운 도전을 마무리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MBN 예능 프로그램 ‘국대는 국대다’의 두 번째 레전드로 나선 이만기는 지난 2주에 걸쳐, ‘현역 최강’ 태백장사 허선행을 상대로 31년 만에 복귀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26일 방송분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다시 20대 시절로 되돌아간 듯 뜨거운 땀을 쏟고, 씨름 유망주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주기 위해 치열하게 전략을 짜는 이만기의 열정과 진정성은 예능을 넘어선 ‘감동 드라마’였다.

한 달 간의 ‘국대는 국대다’의 여정을 마친 이만기는 “승패를 떠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즐거웠고 소중했던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이만기와의 일문일답 인터뷰 전문이다.

Q: 처음 ‘국대는 국대다’ 섭외를 받고 기분이 어땠는지?

A: 섭외를 받았을 때 설렜지만, 오랫동안 씨름장을 떠나있었던 데다, 운동을 안 했기에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출연을 안 하려 했다. 그러나 씨름계의 발전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최종적으로 승낙했다. 늘 씨름을 잊지 않고 살았고, 천하장사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었다. 씨름의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늘 노력해왔기 때문에 그 사명감 속에 출연한 것도 있다.

Q: 한달 여간의 훈련 과정이 힘들지 않았는지?

A: 출연 결정을 하고 난 뒤에, 체력 훈련이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한달 동안 훈련을 하다 보니 옛 추억과 함께 잊고 살았던 기억들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다. 그 시절의 함성, 젊었을 때의 느낌, 그런 것들을 통해서 내 스스로 돌이켜볼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지만 그때 훈련했던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멋진 인생을 살아가자는 각오와 마음가짐을 다잡게 됐다.

Q: 점점 훈련을 할수록 얼굴에 자신감이 생기는 게 보였는데?

A: 그런 모습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노익장으로 비칠 수 있다. “마음은 청춘이나, 몸은 아니다”는 이야기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렇지만 몸을 만들어가고, 또 근육들이 하나하나 기억을 해서 따라 움직여 주니까 오히려 건강을 지켜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Q: 인제대 씨름부 제자들과 첫 훈련을 하면서 지었던 미소의 의미가 궁금하다.

A: 민망한 것도 있었고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됐었다. ‘이게 넘어갈게 아닌데, 어이쿠~’ 하는 것들도 있었고, 예전 감각을 찾아가는 그런 느낌이 든 것도 있었다. 나중에 연습하면서 이겼을 때는 “역시 이만기야! 아직까지 살아있군” 하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했던 것 같다.

Q: 어떤 마음으로 훈련을 진행했는지?

A: 이미 시작하는 거, '한번 이겨보자! 그래도 천하장사잖아'라는 마음이었다. 세월은 그냥 세월일 뿐이다. 저와 함께 80년대를 살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 분들과 함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경험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또한 아버지로서, 자식들을 위해 다시 한번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Q: 제일 집중해서 한 훈련은?

A: 아무래도 다리와 허리 쪽이었고, 잘 당기기 위한 운동도 했다. 처음에는 (상대를) 당겨도 끌려오지도 않고 들 수도 없었다. 실제 두 번째 판에서 제가 허선행을 들어서 이겼는데, 그렇게 들려면 다리가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둘째 아들이 연습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줬고, 꾸준히 헬스, 자전거 운동을 병행했다. 인제대 씨름부 제자들과 함께 한 실전 기술 훈련도 도움이 많이 됐다.

Q: 허선행 선수가 대결 상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땠는지?

A: 솔직히 허선행이 태백급 선수이기 때문에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Q: 페이스메이커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A: 김동현은 격투기 선수 출신이니까, 본인의 노하우를 잘 살려서 스트레칭 등의 훈련을 도왔다. 또 긴장감도 풀어주려고 해서 고마웠다. 특히 경기 당일, 선수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제 상황을) 잘 아니까 경기 중간중간 근육도 풀어줘서 힘이 됐다. 또한 마산까지 내려와서 페이스메이커 활약을 해준 김민아에게도 고마웠다. 씨름 유망주 친구들을 함께 만나면서 ‘꼭 이겨야겠다’는 동기가 부여됐다.

Q: 씨름판에 처음 올라갔을 때 기분은?

A: 긴장됐다. 현역 시절에도 씨름판에 올라가기 전까지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복귀전 날까지 걱정이 됐다. 그런데 31년 만에 모래를 밟아 보니까 황홀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옛날로 간 기분이었다.

Q. 경기에는 패했지만, 세기의 경기를 마친 소감은?

A: 50번째 장사 타이틀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즐거웠고 좋았던 시간이었다. 승패를 떠나 후련하다.

Q. 처음으로 아들 앞에서 경기한 기분은?

A: 아들 앞에서 (허선행 선수에게) 져서 미안하기도 한데 아들도 제 마음을 알 거라고 생각한다. 경기가 끝난 후 아들이 "아빠 진짜로 대단하다. 아빠의 현역 때가 느껴진다"고 했다. 또 "경기 보는 순간, 진짜 아빠가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알겠고, 우리 나이 때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알겠다. 그래서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찡했다. (당시 이만기의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경기를 보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서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Q: ‘국대는 국대다’를 마무리 한 소감은?

A: 이런 자리를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국대는 국대다’가 앞으로 여러 스포츠 레전드들의 도전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삶에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해주면 좋겠다.

한편 현정화, 이만기에 이어서 ‘펜싱 여제’ 남현희가 세 번째 레전드로 나선다. 한국 여자 펜싱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검객’ 남현희의 복귀전은 3월 5일 토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하는 ‘국대는 국대다’에서 펼쳐진다.

사진 = MBN ‘국대는 국대다’

백민경 기자 bet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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