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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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빛난 '악의 마음', 기대감이 더 컸던 [첫방]

기사입력 2022.01.15 11: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2022년 수사물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14일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하 '악의 마음')이 첫 방송됐다. '악의 마음'은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린 동기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범들과 위험한 대화를 시작한다. 악의 정점에 선 이들의 마음 속을 치열하게 들여봐야만 했던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시작된 이야기. 어릴 적 물 속에서 익사체를 발견했던 송하영(김남길 분)은 경찰이 돼 범인을 추격했다. 송하영은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범죄자들의 '마음'을 궁금해했다.

한편 감식계장 국영수(진선규)는 범죄행동분석팀을 만들어달라고 계속해서 제안했다. 국영수는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동료들에게 프로파일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한가하네"라는 소리나 들었다.

연쇄살인사건으로 흉흉하던 시대, 범인이 '빨간 모자'로 특정되었음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중에 최화연(윤혜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모든 증거가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방기훈(오경주)을 가리켰지만 방기훈을 이를 계속해서 부인했다.

강력반 반장 박대웅(정만식)은 방기훈을 범인으로 몰아갔고, 송하영은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나섰다. 자신의 마음을 따라 끝까지 의구심을 품는 송하영에게 국영수는 프로파일러를 제안했다. 한편 박대웅은 방기훈에게 자백을 받아냈고, 그 사이 양용철(고건한)이 '빨간 모자'로 검거돼 수사는 종결됐다.

방송 말미에는 방기훈이 범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 송하영이 교도소에 수감된 양용철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빨간 모자를 쓰고 나타난 새로운 인물 강무(오승훈)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악의 마음' 송하영은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를, 국영수는 권일용 교수에게 처음으로 프로파일러를 제안한 윤외출 경무관을 모티브로 했다. 스토리 또한 극 시작에 앞서 창작된 이야기임을 강조했지만 몇몇 실제 사건들을 떠올리게 했다.

'악의 마음' 첫 방송은 묵직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불필요한 액션과 유머를 다 덜어내고 사건을 쫓아가는 듯한 시선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럽게 서사를 만들었다. 김남길(송하영 역)이 극을 이끌었고 진선규(국영수)가 이를 도왔다. 김원해(허길표), 정만식(박대웅)의 존재감은 현실감을 더했다. 어린 송하영으로 등장한 이천무(어린 송하영)의 슬픈 눈망울도 눈길을 끌었다.

어두운 화면과 영화 같은 연출,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김남길의 연기는 오히려 돋보였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건조한 얼굴과 목소리가 몰입도를 높였다. '장르물, 수사물, 경찰 역할'에 으레 기대하게 되는 긴박함이라든가 폭발하는 감정을 토해내는 연기는 없었다. 다만 마음을 읽는다는 제목처럼 김남길은 '들여다보는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이처럼 '악의 마음'은 시대상을 다룬 범죄와 그를 쫓는 사람들을 그려냈고,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이라는 의미있는 과정의 시작을 알렸다. 불편해야만 하는 내용이기에 첫 방송부터 19세로 편성됐다.

그래서일까. 범죄 묘사가 자극적이고 적나라했다. 남자친구가 혼자 사는 여자친구의 집에 갑자기 나타나 놀래키는 장면, 이어 협박을 가하는 장면,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범인, 천 하나 없이 나체로 놓여진 시체와 그를 지켜보는 경찰들, 흉흉한 동네에 남겨진 사람들, 그리고 또 다시 누군가에게 목이 졸려 사망하는 다른 피해자까지.

'악의 마음'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물론 당시는 강압적인 수사 방법과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하던 시기였지만 범죄를 표현하는 연출까지 기존의 낡은 방식을 따랐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약자를 향한 강력범죄는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박영수 EP는 제작발표회에서 "유사한 범죄를 겪은 분들의 상처에 주의했다. 시청자분들 역시 드라마를 보면서 범죄의 피해보다는 해결해나가기 노력하는 분들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춰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한 바 있다. 아쉬움보다 기대감이 더 크기에 지켜봐야 할 일이다.

시대의 변화, 새로운 수사법의 등장, 이성만큼 감정과 감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들을 그려낼 '악의 마음'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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