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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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표 '노 피어' 작품, 잠실 홈런 1위 되기까지

기사입력 2021.09.08 14:00 / 기사수정 2021.09.08 02:10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안타를 친 뒤 1루로 가면 상대 선수로부터 "어떻게 (히팅 포인트를) 그렇게 앞에 두고 치느냐"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양석환은 LG 트윈스 시절에도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는 연습을 했다. 대응이 쉽지 않은 변화구도 있어 삼진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극단적인 히팅 포인트라고도 평가받지만, 그는 삼진을 두려워하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올 시즌 타율 0.291 OPS(출루율+장타율) 0.873, 23홈런 69타점은 단점 보완보다 장점 극대화에 집중한 그가 증명해낸 결과다.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의 활약이 꾸준한 기회 보장과 신뢰에서 비롯했다고 본다. 그는 "LG에 있을 때는 우리 팀에서보다 주전 자리가 보장돼 있다는 느낌을 많지 받지는 못했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꾸준히 주전으로 나가고 있다"며 "석환이가 오기 전에는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석환이로 인해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석환은 "네가 잘하는 걸 하라"며 믿어 주는 김 감독이 큰 힘이 된다고 했었다.

양석환이 가장 잘하고 자신 있어하는 건 '앞에다 두고 치는 것'이다. 김 감독은 "포인트만 앞에 둔다고 다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석환이는 그만큼 몸의 회전이 잘 되기에 칠 수 있는 거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를 보면 눈과 머리부터 쫓아나가는데, 그럴 때도 '앞에 두고 친다'고 표현하지만 그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는 게 아니다. 하체부터 몸 전체의 회전이 빠르게 나가는 걸 두고 '앞에다 두고 친다'고 하는 거다. 석환이는 회전이 균형 있고 빠르다"고 봤다.

양석환은 올 시즌 홈런과 타점 모두 두산 팀 내 1위다. 지금까지 두산이 치른 96경기(선발 95경기)에도 전부 출장했다. 이대로 144경기에 모두 나선다면 시즌 35홈런 104타점을 칠 수 있는 페이스다. 일부 기록을 이미 뛰어넘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2018년 타율 0.263 OPS 0.758, 22홈런 82타점)를 경신하는 건 물론이고, 지난 2001년 타이론 우즈의 34홈런에 이어 20년 만에 30홈런 고지를 밟는 두산의 우타자로 거듭날 수 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써 내려가고 있는 양석환은 올 시즌 23개의 홈런 가운데 잠실야구장에서만 리그 최다인 7개의 홈런을 날렸다. 전체 홈런 수로 보더라도 잠실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앞서 지난 2018년 44홈런으로 홈런 부문 1위에 오르며 가장 최근 '잠실 홈런왕' 수식어를 얻은 김재환(18홈런)은 올 시즌 잠실에서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LG의 김현수(14홈런)는 호세 페르난데스(11홈런)와 함께 잠실에서 6개의 홈런으로 해당 기록 2위에 올라 있다.

앞서 김 감독은 우즈, 김동주, 심정수 등 두산의 우타 거포형 타자의 계보라고 불리는 선수들과 함께한 경험으로 볼 때도 "석환이도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점에 집중하고 있는 양석환에 대해 "변화구도 속는 경우도 있을 거다. 하지만 억지로 공략하려다 보면 장점도 사라진다. 석환이는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자기 스윙으로 맞힌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더욱 좋아지는 것 같다. 이제는 자리도 확보돼 있기에 여유도 생기는 것 같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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