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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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민은 흔들리지 않는다

기사입력 2021.06.19 08:00 / 기사수정 2021.06.19 06:32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강재민은 흔들리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

도쿄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 하루 전이었던 15일 대전 롯데전, 한화 이글스 강재민은 한 점 차 리드에서 등판해 2이닝을 2K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평균자책점은 0.58에서 0.55가 됐다. 미세하고도 위대한 숫자. 강재민에게 이 정도 활약은 일상적이었고, 강재민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있었다면 대표팀 승선이 확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믿음이 '더' 커진 정도였을 터였다.

그리고 사흘 후인 18일 대전 SSG전 2-2 동점이 된 상황에서 2사 2루로 계속된 위기 속 불펜카에서 내린 투수를 향해 평소보다 더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팬들도, 아마 본인도 유력했다 느꼈을 대표팀 승선 불발 이후 강재민의 첫 등판이었다. 언제나 강재민을 향한 박수는 힘찼지만 이날은 유독 뜨거웠다. 격려와 위로, 응원 등 많은 것들이 담긴 박수였다.

그렇게 마운드에 오른 강재민은 최주환을 고의4구로 내보낸 뒤 한유섬에게도 볼넷을 내줬지만, 김강민과의 10구 승부 끝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어 8회에도 올라와 이재원과 박성한을 간단히 돌려세웠고, 최지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으나 로맥을 삼진으로 잡으면서 14경기, 20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완성했다.

터프한 상황에서의 등판과 두 번의 깔끔한 마무리. 자신감과 승부욕까지 늘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다. 사실 만루 위기를 막지 못했더라도, 실점을 했더라도 강재민이 현재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불펜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겠지만, 그런 가정이 우스울 만큼 필승조 강재민은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인원이 정해져 있는 대표팀 엔트리에 아쉬움 없는 결정이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상황에 따라, 또 코칭스태프의 성향에 따라 누군가는 고배를 마셔야 한다. 다만 많은 이들이 강재민의 대표팀 탈락에 의문을 표하는 이유는, 투수 전체를 봐도 손꼽히는 기록과 퍼포먼스를 가진 선수가 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납득이 가는 설명이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역 미필인 선수가 뽑히지 않아서'라는 해석은 이번 이슈의 줄기 자체를 크게 벗어난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선수를 면밀히 살폈고,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태극마크를 달 선수들을 선발했다. 이 과정과 결과에 대한 당연한 정리를 필요로 했을 뿐이었다. 시즌 내내 잘 던지지 않은 적 없는 투수에게 '어제 보니' 잘 던지더라는 말은 결코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다. '팀 분배'는 수긍이 됐을 리 만무하다.

기대만큼 실망이 컸을 상황에서도, 그런 상황 속에서 마주한 위기에서도 단단했다. 강재민은 18일 1⅓이닝 무실점 투구로 평균자책점을 0.52까지 낮췄다. 올 시즌 5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강재민이 등판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수치다. 또 하나, 이미 자신을 증명한 이 2년 차 투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경험을 통해 어떤 파도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선수라는 것까지 온전히 내보이고 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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