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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톡] 2010 세리에 A를 빛낸 주인공은?

기사입력 2010.12.28 10:21 / 기사수정 2010.12.28 10:21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이번 2010년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주제 무리뉴의 인테르가 리그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기록한 것에 이어 새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와 인테르 그리고 AC 밀란이 모두 사령탑을 교체하며 일사불란하게 팀을 재정비했다.

AC 밀란은 막강한 보강에 걸맞게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고, 유벤투스 역시 시즌 초반 부진했던 모습과는 달리 밀란에 5점 뒤진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는 총체적 난국 속에 2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리그 7위로 전반기를 끝냈다. 두 경기 모두 이긴다 해도 밀란과 7점 차니 꼴이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세리에 A 톡에서는 2010년 이탈리아 세리에 A를 빛낸 영광의 주인공을 다루도록 하겠다. 다만 칼럼이라는 명분으로 기존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관점으로 다룰 테니 양해 바란다.

공로상: 故 엔조 베아조트

1982 스페인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끈 베아조트가 올해 12월 22일 밀라노에서 8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현역 시절 인테르와 토리노 등지에서 활약한 그는 1977년부터 1986년까지 이탈리아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고, 3번의 월드컵에 감독 자격으로 참가했다.

최고의 감독상: 주제 무리뉴(前 인테르)

이번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지만, 무리뉴의 인테르는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끈끈하고 안정적인 전력으로 16강에서는 EPL 챔피언 첼시를 꺾었고 8강에서는 CSKA 모스크바를 그리고 4강에서는 현존 최강의 클럽 FC 바르셀로나에 승리했다. 결승에서는 두 골을 터뜨린 디에고 밀리토의 활약에 바이에른 뮌헨에 2-0으로 이겼다.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무리뉴가 보여준 진정한 리더십이야말로 인테르 트레블 일등공신이 아닐까?

최악의 감독상: 라파 베니테스(前 인테르)

무리뉴호가 순항한 것과 달리 베니테스의 인테르는 최악 그 자체였다. 무리뉴가 덕장의 면모를 보이며 선수들과 의기투합한 것과 심히 대조적으로 베니테스는 “잘되면 내 탓 안 되면 선수 탓”이라는 안일한 마인드로 전 시즌 유럽 최고의 클럽을 그저 그런 팀으로 만들었다. 어차피 그만뒀으니 하는 말이지만, 베니테스가 인테르 사령탑을 지속했다면 다음 시즌 인테르는 유로파리그에서 봤을지도?

개과천선상: AC 밀란

짠돌이로 알려진 밀란이었지만, 이번 시즌 그들은 개과천선했다. 선수가 아닌 팀 그 자체로 말이다. 여름에 마리오 예페스와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 그리고 케빈 프린스 보아텡과 즐라탄, 호비뉴를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하더니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일찌감치 안토니오 카사노 영입을 확정 지은 상태다. 물론 카사노 영입은 호나우지뉴의 이적에 대비한 것이지만, 현재 카사노의 폼이 호나우지뉴보다 좋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안습상: 제노아

이번 여름 AC 밀란과 함께 선수진을 대거 보강하며 반전을 꿈꿨던 제노아지만, 전반기 순위는 11위였다. 승격 후, 매 시즌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상위권 진입을 노렸지만, 이번 시즌 제노아는 여느 때보다 훌륭한 선수들을 데려와 기대치가 남달랐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다. 기사에 안습이란 은어를 넣기 부적합하지만, 전반기 제노아는 안습이라는 단어와 너무나 적합한 팀이었다.

배신자상: 레오나르두(AC 밀란 -> 인테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AC 밀란으로 간 것 이상의 충격이었다. 나아가 지난 2000년 여름, FC 바르셀로나를 떠나 당대 최고의 이적료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행을 택한 루이스 피구 이상일지도 모른다. 13년간 밀란과 동고동락하며 팀의 레전드로 자리 잡은 레오나르두가 6개월 만에 감독직 복귀 팀은 인테르였다. 아무리 베를루스코니와 사이가 안 좋았다지만, 레오나르두의 마지막 경기 날 그를 향해 애정의 문구로 사임의 아쉬움을 달랜 밀란 팬에게 인테르행은 충격 그 자체다. 게다가 레오나르두는 로마 감독 부임설이 나돌던 당시 밀란을 매우 사랑해 다른 이탈리아 팀을 맡을 일이 없다고 공헌했었다.

기량 발전상: 이나치오 아바테(AC 밀란)

지난 시즌 아바테는 오른쪽 측면에서 뛰어다니기만 하고 팀에 아무런 도움도 못 줬다. 이에 밀란 팬들로부터 축구 두뇌가 없는 달리기 선수라는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알레그리의 중용을 받으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 수비 불안은 여전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기량이 발전했고 위치 선정 역시 좋아졌다. 빠른 발과 체력도 빼어난 선수인 만큼 밀란 풀백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불허전상: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 밀란)

이번 시즌 즐라탄의 활약은 완벽 그 자체였다. 지난 2009년 여름 인테르를 떠나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스페인 생활 내내 팀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비교적 싼 값에 밀라노로 돌아온 이후 폭발적인 활약으로 6시즌 동안 리그 우승컵을 만지지 못한 밀란을 전반기 1위로 수직 상승시켰다. 게다가 오만하다고 알려진 성품은 온화함으로 탈바꿈했다.

신인상: 밀로스 크라시치(유벤투스)와 에르나네스(라치오)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유난히 이적생들의 활약이 빛났지만, 이탈리아 무대 첫 시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크라시치와 에르나네스일 것이다. 제2의 네드베드로 불린 크라시치는 저돌적인 돌파는 물론, 때에 따라서 직접 득점하며 비안코네리 군단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에르나네스 역시 팀 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5득점 4도움으로 라치오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최악의 이적상: 아드리아누(AS 로마)

악동 아드리아누가 플라멩구를 떠나 로마에 입단했을 당시, 인테르팬들의 기분은 매우 불쾌했을 것이다. 시즌 도중 일방적인 잠적으로 말미암은 계약해지로 은퇴설이 불거졌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향수병에 시달렸다면서 플라멩구에 입단했다. 히우 지 자네이루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팀을 17년 만에 리그 정상에 등극하며 갱생을 알렸다. 이윽고 이탈리아가 그립다며 로마에 돌아온 그는 부상으로 전전긍긍하며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로마 나이트가 좋아서였을까?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그는 잔류를 고수하고 있다.

떠나줘서 고마워상: 클라스 얀 훈텔라르(AC 밀란, 現 샬케 04)

판 바스턴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훈텔라르의 지난 시즌 성적은 F 학점이었다. 투박한 트래핑은 물론이고 주어진 득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밀란의 11번 저주를 이어가고 있었다. 설상가상 이적 시장에서는 팀에 대한 때아닌 애정공세로 팬들을 당혹하게 했지만, 결국 샬케 04로 갔고 밀란은 즐라탄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영입했으니 그의 이적은 서로에게 윈-윈이 됐다.

[사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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