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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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피해 제보자 기자회견 "A선수 용서했다, 분노 멈춰 달라"

기사입력 2021.03.15 14:22 / 기사수정 2021.03.15 20:21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서초동, 김현세 기자] 중학교 시절 모 구단 소속 프로야구선수 A로부터 학교 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B씨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B씨는 15일 서울 서초구 코지모임공간에 장소를 빌려 피해를 호소하는 B씨는 B씨 어머니, 시민단체 당당위 문성호 대표, 한국성범죄무고센터 김대현 이사 등과 동석할 계획이었으나, B씨와 법률 대리인만 참석했다.

B씨는 "폭로한 이유는 어린 스포츠 선수들이 선배로 인해 꿈을 접고 살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하게 됐다"며 "처음 폭로했을 때 A선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 이 기자회견을 통해 기억을 되살려 주려 했다. A선수는 현재 기억을 일부 인정했는데, 서로의 기억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어제 A선수와 만나서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고, 나 역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일을 더는 들추지 않으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이유는 스포츠계 학폭에 의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매체는 9일 B씨로부터 제보를 받아 수도권 구단 소속 프로야구선수 A가 중학교 시절 후배를 구타하는 것만 아니라 물고문, 금전 갈취 등 여러 가해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B씨는 당시 학교 폭력 피해 때문에 야구를 그만뒀고 지금까지 대중목욕탕에 못 가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A가 제보를 받고 나서 B씨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일부 폭행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으나 훈육 차원이었으며 흉기 위협과 물고문 등 가혹행위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B씨와 가족 모두 그동안 침묵을 택했으나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데 추가 폭로를 하겠다며 알려 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단은 제보를 받고 A를 훈련으로부터 제외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그 뒤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 면담했으나 B씨 주장과 엇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파악했다. 구단은 지금 사실 관계를 지속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B씨는 "앞으로 A선수와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겠다. 지켜 봐 주시면 좋겠다"며 " 선수가 내 앞에서 눈물 흘리며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반대 입장이 됐다. 이제는 응원하는 입장이 됐다. 많은 분께서 분노해 주셨지만 이제는 조금 가라 앉히고 해당 선수에 대한 무분별한 분노는 멈춰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학교 폭력은 극복하기 어렵다는 걸 내 인생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 폭력 가해자는 분명 있다. 멈춰 주시면 좋겠다. 지금이 잘못을 깨닫고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기회다. 부디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폭력이 근절되는 데 기여해 주시면 좋겠다. 이렇게 많은 분께서 관심을 가져 주실 줄 몰랐다. 이 관심이 학교 폭력을 뿌리뽑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 동석 대리인은 "일체 보상금을 받지 않고 상대와 사과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B씨와 일문일답이다.

-A선수가 무얼 인정했나.
▲일부 인정했다. 완전한 화해를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무얼 인정했는지 밝히기 어렵다.

-어떻게 사과했나.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기억하는 만큼 자신이 기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A선수 외 가해자가 또 있었나.
▲늘 그렇듯 폭력이 행해지는 장소는 어둠의, 싸늘한 기운이 있는 곳이었다. 다른 선수는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A선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었고, 다른 선수는 장난스러웠던 이미지가 남아 있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

-A선수가 다른 피해자에게도 사과했나.
▲그 부분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나와 별개 문제다.

-'A선수와 함께하는 학교 폭력 근절 활동 지켜 봐 달라' 했는데, 어떤 활동인가.
▲어제 뜻을 공유했다. 대리인: 시민 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무얼 인정했나.
▲확답드리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나와 만남을 가졌고, 용서를 빌었다. 나는 용서를 받아 줬다.

-연락이 닿은 시점이 기자회견 열겠다고 발표한 뒤였나.
▲그 부분은 노 코멘트하겠다.

-지금도 야구 관련 일을 하고 있나.
▲아예 인연을 끊었다. 야구 동영상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역시 많이 분노했다고 알고 있다.
▲만남에 동석하셨고, 나 못지 않게 분노하셨는데 A선수가 반박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 줬다. 처음 말씀드렸듯 '학폭 미투'를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항의 전화를 하셨을 때 '기억이 안 난다'는 말에 분노를 했다. 피해자는 지금도 기억하고 사는데 가해자는 잊고 사는 것이었다. 티비에서만 보던 말 같았는데, 내가 당사자가 돼 보니 기자회견까지 오게 됐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서초동, 김현세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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