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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프리즘] 15.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기사입력 2007.10.29 21:45 / 기사수정 2007.10.29 21:45

박수열 기자


꾸준함의 대명사

오리건州  포틀랜드를 연고지로 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이하 블레이저스)는 1970년 창단됐다. 팀 명인 '트레일블레이저스(Trail Blazers)'는 '개척자'라는 뜻으로 휑한 황무지와 메마른 땅을 지나 로키산맥을 넘어 19C초반 금광을 찾아 동부지역에서 건너온 사람들을 의미한다. 동시에 오리건州에서 첫 미국 프로 스포츠 종목을 개척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포틀랜드가 있는 오리건州는 미국내에서도 목재용 삼림이 우거진 곳으로, 이 지역의 나무를 베어 실어나르는 대형트럭을 일컫기도 한다.

1976/77시즌 NBA 파이널 우승을 포함하여 창단 초부터 강팀의 반열로 올라선 블레이저스는 1981/82시즌을 제외하고는 매해 플레이오프(이하 PO)에 올랐는데, 1982/83시즌부터 2002/03시즌까지 총 21년 연속 PO진출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1949/50 ~ 1970/71시즌까지 22시즌 연속 진출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뒤를 이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974년 드래프트로 블레이저스에 지명된 빌 월튼은 팀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지금은 철저한 채식주의자에 말(馬)상인 얼굴, 쫙 벌어진 입모양과 함께 약간은 과장된 표정과 몸짓의 NBA 해설자로 친숙한 빌 월튼이지만, 이때의 월튼은 엄청난 스타였다.

대학농구 UCLA의 전설로 입단 전부터 대형스타였던 월튼은 1976/77시즌 파이널에서 필라델피아를 꺾었고,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슈퍼스타들 최고의 적인 부상이 찾아와 1979/80시즌을 끝으로 일찍 블레이저스에서 떠나게 된다. 비록 기량이 감퇴했다고 하나, 월튼은 어쩌면 압둘 자바의 뒤를 이을 빅스타가 될 선수였다. 이후 월튼은 보스턴에서 식스맨으로 다시 한번 우승을 맛보게 된다.

글라이더의 시대
 
월튼이 떠나고, 잠시 정체기를 맞이했던 블레이저스는(그래도 꾸준하게 PO은 올랐다.)  198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글라이더' 클라이드 드렉슬러를 지명하면서 한 단계 팀이 성장하게 된다. 드렉슬러가 중심이 된 블레이저스는 1989/90, 1991/92시즌 서부컨퍼런스 정상에 올라 두 번째 우승의 꿈을 실현하는듯했다.

그러나 두 시즌 모두 파이널에서 각각 '배드 보이스'  디트로이트와 조던의 시카고 왕조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블레이저스는 1984년 드래프트에서 조던을 제치고, 2순위 지명으로 센터인 샘 보위를 지명한 일이 있어 더욱더 아쉬움이 컸다.

이 드래프트에서의 블레이저스의 지명은 역사상 최악의 선택 중 하나로 꼽히지만, 당시 블레이저스의 입장에서는 샘 보위를 지명한 것이 팀을 위해 나은 결정일 수 있었다. 그는 7풋(210cm)의 전도유망한 센터였고, 이미 주전 슈팅가드 자리에는 드렉슬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계점에 다다른 블레이저스를 벗어나 고향팀(휴스턴)에서 뛰고 싶다는 드렉슬러의 요청을 받아들여 1995년 2월 그를 시즌 중 휴스턴으로 트레이드 시켰다. 전 시즌인 1993/94시즌 우승팀이었던 휴스턴은 드렉슬러와 올라주원 듀오의 결성으로 백투백(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그러나 드렉슬러의 공백에도 불구, 블레이저스는 '여전히' PO에 진출했다.

범죄자들의 소굴로…

그러던 중 1998년. NBA에 '거부(巨富)의 광풍'이 닥친다. 세계적인 갑부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社의 공동창업주인 폴 앨런이 블레이저스를 인수한 것. 농구팀 운영에 관한 관련 지식이 없었던 폴 앨런은 '결국 가진 것은 돈뿐'이라면서 거액의 투자금을 팀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라시드 월러스, 데이먼 스타더마이어, 브라이언 그랜트, 아비다스 사보니스, 아이재아 라이더, 스코티 피펜, 스티브 스미스, 숀 켐프 등의 스타플레이어들을 긁어모은 블레이저스는 '올스타 군단'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팀 구성원 대부분이 올스타 출신이었으며, 거의 팀을 반으로 나눠도 될 만큼의 명성이었다.

1998-1999 35 15 .700
1999-2000 59 23 .720

블레이저스는 1998/99, 1999/20002시즌 연속 컨퍼런스 결승진출에 성공했지만 1999년에는 샌안토니오, 2000년에는 LA 레이커스에 패배, 파이널에 오르지는 못한다. 이후 블레이저스는 꾸준히 PO에 나갔지만 팀워크에 문제를 드러내며 다 이긴 경기나 시리즈를 역전당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사치세*를 감수하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우승이 아니라 상처뿐이었다. 문제는 성적이 아닌 농구 외적인 사건사고들이었다. '사보니스에게 수건던지기, 피펜에게 대들기, 심판과 싸우기, 한 시즌 테크니컬 파울 41개'라는 기록을 세운 라시드 월러스를 선두로 '마약전과' 데이먼 스타더마이어와 숀 켐프, '난폭한 성격의 소유자' 본지 웰스, '대놓고 싸움질' 루벤 페터슨, 자크 랜돌프가 한때 경찰에 체포됐고, 지역신문에선 블레이저스를 스포츠면이 아닌 사회면에서 다루기 바빴다.

팬들은 아예 'Zail(쇠창살) Blazers'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블레이저스는 결국 팀이 모래알처럼 분해되면서, 2003/04시즌 21년을 이어오던 PO 진출에 실패하며 하락세를 겪는다. 이 후 지금까지 P.O 진출에 실패한다.

블레이저스는 이후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폴 앨런도 과거와 같이 돈을 쓰는 것에서만 벗어나 팀을 짜임새 있게 맞추는데 관심이 생긴 듯하다. 팀에 조금만 문제가 생길 선수는 트레이드해버리고, 선수 선발에서도 이 기준을 가장 최선에 놓고 있다.

현재 블레이저스는 꽤 미래가 유망하다. 비록 올 시즌은 PO 진출이 쉽진 않을듯하지만, 2006/07 '신인왕' 브랜든 로이를 비롯하여 라마커스 알드리지, 재럿 잭, 채닝 프라이 등 유망주들이 바글바글하다. 게다가 이번 드래프트 픽에서 생각도 못한 1번픽을 주운 대박행운을 건진 블레이저스는 향후 NBA를 지배할지도 모르는 선수를 얻었다. 그는 '88년생 센터'. 그렉 오든.

* 주. NBA에서는 연봉상한제(샐러리캡)가 존재하는데, 이를 어기고 더 많은 금액을 연봉으로 지급할 시엔 넘은 금액만큼의 돈을 사치세로 사무국에 내야한다.

2007/08 블레이저스의 현안

1. 너무 젊다.

너무 젊어서 걱정이다. 팀의 최고참이 76년생 센터 라에프 라프렌츠라는 사실. 팀 로스터 절반 이상이 84년생(미국 나이로 23세 이하)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망주들이 많은 건 좋지만, 좀 더 유망주들의 정신력과 경험을 이끌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사실 그동안 블레이저스가 실력이 문제는 아니었으니까.

개선 방안 - A. 베테랑 선수 영입 (주완 하워드나 케빈 윌리스 등…. 실력이 문제는 아니다)
                     B. 감독의 지도력. (맥밀란씨가 좋은 감독이지만 시애틀 단장으로 있는 명장 레니 윌킨스씨를 데려와도 좋다. 선수 친화와 지도력이 뛰어난 그를 감독이 아닌 어시스턴트나 프런트 쪽이라도)


2. 남아도는 골밑 자원

어찌 보면 나머지 29개 팀에겐 '배부른 소리'이겠지만, 이 팀은 골밑이 너무나 남아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겠지만…오든 이나 알드리지, 채닝 프라이 등 유망주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조금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개선 방안 - A. 베테랑 선수 영입의 카드로 사용(베테랑 선수 + 픽 혹은 수비 전문 요원이 어떨까)
                     B. 골밑 자원으로 스몰포워드에서 외곽슛이 되는 선수를 영입하는 게 어떨지

3. 오든의 시즌 아웃

오프 시즌 섬머리그 도중 갑자기 무릎에 미세골절부상을 당하여 수술에 들어간 오든. 안 그래도 양다리의 길이가 다른 오든으로서는 크나큰 시련을 벌써 당한 듯하다.  

개선방안 - A. 무리하지 말고 재활에 힘써야 한다. 그동안, 이 부상으로 많은 스타가 사라져 갔다. (대표적으로 페니 하더웨이, 랄프 샘슨 등이 있다)
                  B. 알드리지의 출장시간이 늘어날 예상인 만큼 알드리지를 중심으로 골밑을 운용하는 게 좋다.



박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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