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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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생명, 이대로 무너지나?!

기사입력 2007.02.26 10:15 / 기사수정 2007.02.26 10:15

반욱 기자

[엑스포츠뉴스=반욱 기자] 금호생명이 삼성생명과의 시즌 3번째 맞대결 경기에서 패하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25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홈 경기에서 삼성생명의 로렌잭슨에게 무려 40점을 내주며 77-66으로 패한 금호생명은 이로써 2승12패가 되어 4위 부천 신세계와의 경기 차가 3경기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틀 뒤인 27일 부천 신세계와의 경기가 끝나면 시즌 막바지인 4라운드에 접어들게 된 시점에서, 계속되는 연패로 인해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금호생명으로서는 남은 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만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2007 겨울리그 시작 전부터 금호생명은 춘천 우리은행과 부천 신세계와 함께 3약으로 평가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작년까지 팀의 공수를 조율했던 김지윤이 국민은행으로 이적하면서 안산 신한은행, 용인 삼성생명, 천안 국민은행 등에 비해 전력 손실이 컸던 금호생명은, 그럼에도 `미녀 리바운더` 신정자와 마리아 브라운 등을 영입하면서 나름대로 전력 구축을 해나갔고 WNBA출신의 미쉘 스노우라는 수준 높은 용병 선수까지 가세하며 시즌 초반 새롭게 도약을 준비했었다.

김지윤의 이적으로 1번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약점이 생겼지만, 이언주와 김경희 홍정애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중심이 되었고, 여기에 김선혜와 정미란 등의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손색없는 라인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2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금호생명은 결국 시즌 막바지에 온 지금까지도 단 2승만을 거두는 부진을 거듭하며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게다가 2번의 승리는 모두 국민은행에게서 거둔 것으로 그 외의 팀들에게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 보니 기존에 강팀으로 분류되었던 신한은행과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타미카 캐칭이 버티는 우리은행도 막강한 전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신세계 역시도 시즌 초반 김정은과 핀스트라를 앞세워 수준 높은 공격 농구로 금호생명의 앞길을 번번히 가로막고 있다. 그나마 김영옥의 부상 이후 거듭되는 연패에 빠졌던 국민은행에게 우위를 보이며 5위를 유지했던 것도, 지난 12일 국민은행과의 3번째 맞대결에서 71-63으로 패하며 최하위로 내려앉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진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김지윤이 이적한 후 1번 포인트가드 역할을 제대로 해 주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금호생명의 경기당 평균 도움 수는 12.3개로 6개 팀 중 최하위이다. 선두 신한은행이 19.0개 임을 감안하면 금홍생명의 팀 플레이나 패턴 플레이에 의한 공격 성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부문별 개인 기록을 살펴 보아도 평균 도움 순위 15위 안에 금호생명 선수들은 단 한 명도 없다. 9년 차로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이언주가 12경기에서 24개의 도움을 기록해 평균 2개로 16위에, 신정자가 1.86개로 19위에 랭크되어 있다.

탄탄한 기본기와 볼배급 능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마리아 브라운이 팀의 1,2번 자리에서 제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수비에서의 약점과 빠른 공수 전환의 한국여자농구 무대에 적응이 덜 된 모습을 보여주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고 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금호생명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미쉘 스노우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되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상대팀의 높이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금호생명은 대체 용병으로 180cm의 슈팅가드 엘레나 비어드를 영입해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그리 옳은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비어드는 총 3경기에서 25점 3.7도움 3.3스틸을 기록하며 빠른 공수 전환과 높은 득점력으로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하은주나 로렌잭슨, 핀스트라, 맥 윌리엄스, 욜란다 그리피스 등 상대팀의 센터진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스노우 같은 센터가 절실히 필요한 금호생명이다.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어김없이 드러났다. 로렌잭슨을 수비할 만한 선수가 없는 금호생명으로서는 그의 골 밑 공격에 넋 놓고 당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잭슨에게만 40점을 내주며 경기에 패하고 말았다. 비어드 역시 풀타임을 뛰며 28점에 5개의 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골 밑 싸움에서 밀리는 팀은 승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 경기가 됐을 뿐이다.

이제 금호생명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졌다. 3라운드 마지막 한 경기와 4라운드 5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4위 신세계와의 승차가 3경기라는 것은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4라운드에서 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호생명으로서는 이틀 후인 27일 부천 신세계와의 시즌 3차전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싸워야` 할 것이다.

부천 신세계 역시 최근 연패를 거듭하며 급격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핀스트라의 높이를 어떻게 막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되겠지만, 반대로 비어드를 활용한 빠른 공수 전환이 금호생명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을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게다가 이 날 중반쯤부터 투입된 마리아 브라운이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보여 남은 경기에서도 금호생명의 전력 가동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금호생명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부천 신세계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 오프 진출의 문이 열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과연 금호생명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끈을 놓치지 않게 될지, 금호생명의 마지막 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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