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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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에이전트] ⑧ 퍼거슨, 조광래에게 허용한 '박지성의 72시간'

기사입력 2010.08.09 15:52 / 기사수정 2010.08.09 16:34

전유제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출된 조광래 감독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릅니다.



조광래호는 11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경기를 가집니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쉽게 2-2로 비기며 승부를 가르지 못한 두 팀은 이 날 경기로 진정한 강자를 가리자는 의지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해외파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습니다. 조광래호의 젊은피 조영철과 박주호와 J리거 이근호, 그리고 이영표 까지 모두 8일에 입국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월드컵 이후 감독이 바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 이번 나이지리아전은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의 대업을 달성한대 이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민국 축구 입지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기에 충분한 경기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선수들을 일찍 불러들여 손발을 오랫동안 맞춘다면 좋을 텐데 '왜 지금 선수들이 입국하지?' 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번 시간에는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문제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시작 D-15  "선수가 A매치에 뛰어도 될까요?"

이제 슬슬 축구협회는 바빠졌습니다. 나이지리아전에 출전하는 엔트리를 확정하고 해외파들을 어서 빨리 추려내야 하기 때문이죠.

해외파 선수들이 있는 구단에 서면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바로 11일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있으니 선수를 보내달라는 내용 말이죠. 이러한 문서는 주로 팩스로 주고받게 되고 대한축구협회 국제교류부가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경기 시작 D-9  "네. 선수 보내 드릴께요"

해외파 구단에 보낸 팩스에 대한 답장이 날라옵니다. 예를 들어 박지성 같은 경우는 '8일(이하 한국시간) 첼시와의 경기가 있으니 참고해라. 박지성은 이 날 경기를 치르고 출발할 것이며 한국 시각으로 9일 15시 5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대신 전반전만 출전 시키겠다'라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모두 종합한 뒤 축구협회는 일일이 체크를 해야 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오는지, 무슨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돈(?)도 확인합니다. 선수가 나라를 위해(?) 힘들게 국내로 돌아오는데 개인 돈으로 비행기 경비를 지불해야 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선수가 돌아오고 돌아갈 때 드는 비행기 경비는 전적으로 협회가 지불합니다. 그러나 선수가 경기 중에 부상을 당한다면 그 치료비와 보험비는 소속팀이 부담하게 됩니다. 즉, 선수 해제 기간 동안의 질병, 부상, 보험은 구단 책임인 것이죠.

경기 시작 D-2  "대표팀 집합!!"

적어도 경기 2일 전에는 모든 해외파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와 있어야 합니다. FIFA 규정에 의하면 나이지리아전과 같이 A매치데이에 열리는 경기는 무조건 48시간 이내에 협회 소속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A매치데이에 선수 모집은 강제성이 있습니다. 팀에서 무조건 선수를 풀어줘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A매치데이가 아닌 날 단순히 친선경기나 평가전은 강제성을 띄지 않습니다. 소속팀에서 원하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예외) 대부분의 A매치의 선수 차출 커트 라인은 48시간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A매치데이에만 A매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월드컵입니다. 월드컵이나 대륙 챔피언십 경기와 같이 굵직한 국제 대회는 FIFA가 지정한 날짜에 무조건 선수를 풀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FIFA(정확히 PSC)에 상당한 벌금을 물어야만 하죠.

그리고 월드컵 최종 예선은 예선 경기 14일 전, 그리고 최종 예선이 아닌 1차 예선 또는 2차 예선은 4일 전에 선수를 풀어 줘야 합니다.

경기 시작 D-DAY

대한민국 화이팅!!



경기 시작 D+1  "선수들 구단으로 돌아 오세요"

경기를 치르고 선수뿐만 아니라 에이전트, 협회까지 모두 지쳐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선수와 팬들을 생각해서는 방심은 금물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24시간 이내에 선수는 구단 의무를 시작해야 합니다. 다만, 나이지리아 대표팀처럼 다른 연맹에서 경기가 열린다면 48시간입니다. 구단의 의무라고 한다면 구단에서 부르면 즉시 달려가야 하고 협회와 구단과의 의견 충돌이 있을시 무조건 구단의 손을 먼저 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협회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수를 풀어줘야 하고 선수는 구단의 통보에 따라 좀 더 쉬고 갈지 아니면 바로 달려갈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때 에이전트는 구단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수의 스케줄을 조정하고 선수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구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선수 입장에서 스케줄 협상을 진행합니다.

이처럼 선수를 위해 협회와 에이전트는 굉장히 부지런하게 움직입니다. 저와 같은 기자들은 경기를 취재하고 선수의 입국과 출국 소식을 국민에게 전하며 보이는 곳에서의 활동이라면 협회와 에이전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지런하게 뛰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FIFA의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함부로 FIFA에 태클(?)을 걸지 못합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거대한 축구 조직인 FIFA에 트집을 잡았다가는 살아 남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FIFA의 규정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결국 FIFA의 큰 코를 꺾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보스만과 웹스터입니다. 보스만과 웹스터는 FIFA 규정의 빈틈을 절묘하게 꼬집었고 결국 보스만룰과 웹스터룰이라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FIFA도 이기지 못한 두 사람, 보스만과 웹스터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유제 기자 magi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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