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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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종료' 겨울스포츠, 리그의 재미와 다양한 문화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0.04.21 17:28 / 기사수정 2010.04.21 17:28

정재경 기자

[엑스포츠뉴스] 남자배구 챔피언 결정전 7차전을 끝으로 프로농구, 프로배구, 그리고 조금은 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 팀인 안양 한라가 우승한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까지 모든 겨울 프로스포츠의 시즌이 마감되었다.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리그에서는 챔피언 결정전 일정에 대한 문제점으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고, 특히 배구의 경우는 농구를 능가하는 살인 일정과 경기 시각 배정으로 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한, 남자 배구와 여자 농구의 경우 특정팀의 챔피언 결정전 매치업의 무변화로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조금은 떨어진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스포츠+]에서 지난 2009-2010 겨울스포츠를 총 결산했다. 

1. 울산 모비스의 와신상담

2008 - 2009 시즌 울산 모비스는 정규시즌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4강 PO에서 레더가 버티는 서울 삼성에 패하며, 정규시즌 1위팀 최초 챔피언 결정전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특히 상대의 테렌스 레더와 애런 헤인즈에게 브라이언 던스톤과 빅터 토마스는 제대로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1승 3패로 4강에서 만족해야 했다.

물론 작년 시즌 국내 선수들의 조합이 최상이 아니었던 점과 주전이었던 김현중의 부상 등의악재로 결국 위기에서 구해줄 수 있는 정신적 지주가 없었던 점이 아쉬운 패배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올 시즌 울산모비스는 또다시 1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마지막 날까지 순위싸움을 벌였던 초유의 정규리그 순위 경쟁은  마지막 경기까지 숨을 졸이게 하였는데, 이 날의 승리가 결국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는 좋은 열매를 맺게 된 셈이 되었다.

4강 PO에서 만난 원주 동부는 시즌 말미 순위를 일찌감치 확정 지은 상태에서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던 터라 쉽지 않은 상대였고, 더군다나 득점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 마퀸 챈들러와 국내 장신 선수의 자존심인 김주성이 건재하고 있던 터라 쉽지 않은 상대였다.

2차전은 2점차로 아쉽게 내줬지만, 나머지 경기는 비교적 쉬운 승리를 따내며 정신적, 체력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고, 반대쪽의 매치업에서 3위인 KCC가 올라오면서 표면적으로는 어렵지만, 오히려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게 되었다.

작년 시즌 당했던 테렌스 레더는 KCC로 이동했지만, 이전 2년과 같은 위용은 보여주지 못했고 아이반 존슨은 성격 제어가 되지 않는 점들. 4경기를 더 치르고 올라온 KCC의 체력적 부담. 거기에 가장 무서운 존재인 하승진의 부상 등이 막강한 포워드라인을 구축한 KT보다는 조금은 나은 상대일 수도 있었는데, 이 점은 결국 모비스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4승 2패로 3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되었다.

유재학 감독의 조직력 농구는 올해도 빛을 발했고, 군복무 후 복귀한 양동근, 김동우는 작년 시즌 부족했던 집중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팀의 우승에 기여하게 되고, 최우수 선수상을 함지훈이라는 좋은 국내 골밑 선수를 보유한 점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평이 많지만, 탄탄한 슈터 라인 (박종천, 김동우, 김효범)과 이들이 부진할 때 수비력으로 메울 수 있는 백업 포워드 (천대현, 김두현) 의 활약상도 무시할 수 없었으며, 양동근의 체력 비축을 위해 많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뛰었던 신인 김종근의 활약도 빛이 났다.

거기에 2년차 외국인 선수로써 안정감과 노련함까지 갖추며, 천적이었던 레더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던 던스톤, 영리한 1대1 플레이로 던스톤과 적절한 시간 분배와 득점을 보여준 애런 헤인즈 의 활약은 국내 선수의 활약을 돋보이게 하는 씨앗과 같았다.

특히 헤인즈는 작년 시즌 KCC를 상대로 삼성에서 패하며, 준우승으로 만족했지만 올 시즌에는 똑같은 팀을 상대로 승리하며, 전년도 흘렸던 눈물을 미소로 바꾸게 되었으나, KCC 레더는 3년 연속 준우승 외국인 선수라는 진기록을 남긴 채 시즌을 또다시 준우승으로 마감하며, 쓸쓸한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싣고 말았다.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은 서울 중립 경기 개최로 말이 많았고, 특히 주말 경기 위주의 편성 때문에 다소 무리한 일정이 잡혀 팬들에게 많은 원성을 샀다. 특히 수도권과 거리가 먼 울산과 전주팀 간의 경기임에도 강행한 부분이 내년에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일반 팬보다 동원 관람객이 더 많은 챔피언 결정전은 수입과 명분의 문제보다는 앞으로 리그를 바라봐야 하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과제인 듯하다.

2. 신한은행의 천하무적

WKBLl에서는 올해도 신한은행이 무적의 전력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주전 전원이 국가대표 주전급인 팀을 이긴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데, 이 팀의 구조가 4년째 반복되고 있다는 점과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 팀 구성이 깨질 생각이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4년 연속 정규리그 -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시즌 초반부터 최윤아의 부상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었지만, 39세의 전주원의  나이를 잊은 플레이와 정선민이라는 최고의 여자 농구 플레이어, 강영숙 - 하은주의 최고의 높이. 김단비, 진미정, 김채원, 이연화, 김연주 등이 골고루 활약하며, 선수빨(?)이라는 오명은 겪지 않은 채 올 시즌도 예상을 뒤엎지 못하고 우승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하은주라는 빅탑을 대적할만한 선수가 다른 팀에는 전혀 없으며, 전주원, 정선민의 노련미를 진미정, 김채원의 수비력을 갖춘 타팀의 조합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생명과 리턴 매치는 매년 이뤄지지만, 만만치 않은 노장들로 구성된 삼성생명도  힘에 부치는 점이 대등하지만 뒤집지 못한 결과가 되었는데, 이로 인해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부활의 안건이 오르내리고 있는 듯하다.

기존 선수층이 아무리 좋아도 그 선수들이 안 다치고 매일 전 경기 전 시간을 뛸 수 없기에 신한은행의 경기력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장기적인 방향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은 반대지만, 좋은 선수들이 여러 팀에 골고루 뛰면서 치열한 리그가 운영되지 않으면 안 그래도 약한 저변의 여자 프로리그는 퇴보할지도 모르기에, 오히려 다른 남자 스포츠들보다 커미셔너로서 좋은 역할을 보이고 있는 WKBL이지만 위의 점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부분이다.

그래도 올해 김천 중립 경기 개최는 여자 농구를 좋아하는 남부지방 팬들에게는 좋은 기회였으며, 방문했을 당시의 느낌은 경기장 시설과 주변 환경 등은 차후 여러 가지 종목의 프로리그의 좋은 경기장으로 기억될 듯하다. 도시의 규모는 작지만,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그 어떤 대도시보다도 좋아 보이는 점이 광주나 대구, 대전에 계시는 타 스포츠 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3. 삼성화재가 아닌 가빈의 우승?

삼성화재의 우승으로 끝이 난 V리그 남자부는 결국 삼성화재의 우승에 대한 얘기보다 앞으로 더 많은 논란거리와 문제점을 제시한 시즌이 되었다.

물론 삼성화재의 우승은 정말 대단하기만 하다. 10년 넘게 정상권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으며, 10년 전과 동일한 멤버로 꾸준히 지켜왔다는 것도 어찌 보면 굉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빈 화재'라는 불명예를 끝까지 안고 경기에 임했고, 결국 마지막 점수도 가빈이 최우수 선수도
차지하며, 남자부 가빈 우승이라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신치용 감독의 뛰어난 지략과 얇은 선수층에도 수비 배구를 선도한 석진욱 여오현의 수비력은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생각나게 하였고, 최태웅 선수의 뒤를 이을 유광우의 많은 출장도 수비 배구와 가빈의 공격력이 만들어낸 절묘한 승부를 연출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부터 갖가지 안 좋은 소문과 일들로 불안한 시즌을 맞이했지만 잘 이겨내고 챔피언 결정전 7차전까지 어렵게 끌고 왔지만, 삼성화재의 노련한 수비력에 결국 무릎을 꿇으며 3연속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남자부 리그는 삼성화재가 창단한 이래 아마추어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결승 매치업이 바뀐 경우가 없는데,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참 애매하기만 하다.

리그를 위해서는 분명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팀들은 드래프트로 좋은 선수를 미리 키우기도 하고 국가대표 주전선수들은 대부분 여러 팀에 섞여 있음에도 팀 간 경기력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올해부터 시작되는 FA 제도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하다. 내년에도 똑같은 팀 간의 경기가 이루어 질도 궁금하지만, 과연 재계약을 가빈과 그의 에이전트가 선택할지도 새로운 이야깃거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어쨌든 몰빵 배구라는 비아냥을 이겨낸 삼성화재 블루팡스. 강팀은 괜히 강팀이 아닌가 보다. 항상 3위인 대한항공과 4위 징크스를 떨쳐야 하는 LIG 손해보험. 약팀의 이미지를 버려야 할 KEPCO45와 우리캐피탈의 분전도 기대해 보며, 농구와 같이 마지막 순간까지 땀을 쥐는 순위 싸움도 내년에는 기대해본다.

4. KT&G의 정상탈환

담배인삼공사 시절부터 만년 2위 팀 이미지를 갖던 KT&G는 올 시즌도 2위로 끝날듯한 분위기로 시즌을 마감하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먼저 2패를 당하며 불안한 기운을 펼쳤지만, 내리 3연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KT&G 스포츠단에 우승컵을 선물했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가 다치는 이상한 징크스는 올해도 불안한 출발을 보이게 하였다.  07-08 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대했을 당시 페르난다의 부상으로 발목이 잡혔는데,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몬타뇨의 부상이 팀 전체를 힘들게 하였고, 김세영의 부상까지

더해지며 3강 PO도 위험할 수 있었지만, 다른 팀의 부진이 맞물리며 의외의 선전으로 시즌 막판까지 1위 경쟁을 놓치지 않으며, 선전했고 삼성화재와 마찬가지로 몰빵 배구라는 비아냥에도 몬타뇨 의 활약을 PO에서 오히려 빛을 보이며, 장소연의 이동공격과 김세영의 속공을 빛나게 해준 좋은 무기가 되었다.

특히 코치급 신인 장소연은 개인사정으로 코트에 복귀하게 되었는데, 2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과거의 실력을 보이며, 프로스포츠 역대최고령 신인왕에 근접하게 되었다.

장소연은 남자부 최고참인 후인정과 동갑인데, 후인정도 은퇴를 고려하는 나이임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정신력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데, 특히 운동을 오래 쉰 후 복귀임에도 전혀 팀 플레이에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된 점은 후배들도 좋은 본보기로 삼아야 할 듯하다.

최근 몇 년간 만년 하위였던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로 통합우승의 희망을 가졌지만, 챔피언 결정전 직전 터진 케니 선수의 자격 논란으로 이미 뒤숭숭해진 분위기에 세터 싸움에서 뒤진 점과 어린 센터들의 감정조절 미숙. 상대적으로 약한 레프트 공격라인의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 채 아쉽게 패했다.

올시즌 여자부의 FA 경쟁은 치열할 듯하다.

이미 나온 공시에 따르면

-신규취득-

나혜원,오현미(GS칼텍스)
임명옥(KT&G)

강민정(현대건설)

황연주(흥국생명)

이진희(한국도로공사)

-재취득-

이숙자(GS칼텍스)

김사니,김세영(KT&G)

한유미(현대건설)

이효희(흥국생명)

임효숙(한국도로공사)

-이상 12명-

인 데, 상당수의 선수가 주전이라는 점과 주전 외에도 당장 다른 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이 눈에 띈다. 남자부와 다르게 여자부는 트레이드와 FA 이적이 많은 편인데, 올 시즌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5. 새로운 겨울 시즌을 기대하며

모든 겨울 실내 스포츠가 이제 마무리되었다. 최근 들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특히나 시즌 초반 신종플루 등의 악영향으로 관람객의 방문도 많이 줄어든 점은 단순히 핑계가 아닌 그걸 넘어설 수 있는 리그의 재미와 다양한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특히 여자 스포츠의 경우 생기는 많은 동원과 손으로 셀 수 있는 유료관중의 비율의 조화를 풀어나갈 수 있는 해법도 연구해야 할 듯하고, 일정적으로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일정의 경기 일정 편성도 중요하다.

스폰서가 모든 걸 갖는 리그가 아닌 팬들이 주인인 리그가 진정한 프로스포츠 리그다. 비록 스폰서 계약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당장 그 이익을 보려다 등돌리는 팬들의 뒷모습을 더 빨리 볼 수도 있다. 팬이 많아야 스폰서도 생기고 커미셔너의 역할도 증대되는 것이지 스폰서에 번 돈은 팬들이 모아준 성금과도 같은 것이다.

결국, 많은 팬을 모을 수 있는 고민 지금부터 해도 늦지 않다.



정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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