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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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만년 약체' 클립퍼스, 1인자 LAL 앞에서 자존심 지키다

기사입력 2010.04.15 15:09 / 기사수정 2010.04.15 15:09

한만성 기자

- 미국 현지 통신원이 전하는 NBA 이야기  

[엑스포츠뉴스=스테이플스 센터(미국 LA), 한만성 기자]
무려 4년 전에 경험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이 구단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 클립퍼스 홈 경기 준비 과정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도 버겁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만년 약체' 로스앤젤레스 클립퍼스. 미국 현지 언론은 그들을 '저주받은 팀'이라고 여길 정도로 눈 밖에 난 구단이다.



▲ 클립퍼스의 홈 구장 스테이플스 센터에 걸린 레이커스의 우승 배너

그뿐만이 아니다. 흥행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라는 대도시에 자리를 잡았지만, 전 세계 농구 팬들에게 그들이 자리한 이 도시는 클립퍼스의 안방이 아닌 NBA 최고의 명문 구단 레이커스의 도시인 게 냉정한 현실이다. 

▲ 스테이플스 센터 입구에 위치한 레이커스의 '레전드' 매직 존슨 동상

우승 기록이라고는 전무한 클립퍼스는 NBA 우승 16회에 빛나는 레이커스의 챔피언십 배너와 매직 존슨, 카림 압둘자바 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이커스 선수들의 유니폼이 걸린 스테이플스 센터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레이커스의 흔적이 난무한 경기장이 안방인 셈이다.

그러나 클립퍼스는 15일(한국시간) 열린 레이커스와의 2009-2010 NBA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107-91 대승을 거두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그들이 한지붕 맞수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레이커스를 상대로 마지막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지난 11월 열린 올 시즌 개막전에서 만난 상대인 레이커스의 선수들이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반지'를 받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던 잔인함까지 감내해야 했던 그들이다.

사실 클립퍼스는 올 시즌을 준비하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를 받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어' 블레이크 그리핀을 낚은 것을 비롯해 기존 자원인 배런 데이비스, 크리스 케이먼 등이 건재했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만 없다면 플레이오프행을 넘볼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리핀이 정규 시즌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접었고, 2년 전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며 영입한 데이비스의 활약은 생각보다 미비해 '저주 받은 팀'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낼 절호의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센터 케이먼이 경기당 18.5득점 9.3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서부 지구 올스타팀에 이름을 올린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 스테이플스 센터를 홈 구장으로 사용 중인 여자 프로농구 팀 로스앤젤레스 스파크스 그리고 프로아이스하키팀 로스앤젤레스 킹스의 우승 배너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의 유니폼. 클립퍼스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클립퍼스의 올 시즌 기록은 29승 53패. 무려 50승이나 쌓아 올린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8위로 플레이오프행에 턱걸이한 서부 지구임을 고려할 때, 이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한지붕 맞수인 레이커스를 상대로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대승으로 시즌 피날레를 장식했다. 비록 상대 레이커스에게는 플레이오프를 단 며칠 앞두고 치른 경기인만큼 비중이 떨어지는 일전이었지만, 상황이 어찌됐든 클립퍼스로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값진 결과임이 분명하다.

경기기가 끝날 무렵. 자신들의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레이커스 팬들에게 관중석의 대부분을 내준 클립퍼스 팬들은 "레츠 고 선더~"를 외치기 시작했다.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자신들을 철저한 2인자로 전락시킨 적들을 탈락시키길 바라고 있는 그들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순간이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한만성 기자] 



한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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