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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최고 스케이터 김연아가 강조한 '스케이팅 기술'

기사입력 2010.04.01 01:04 / 기사수정 2010.04.01 01:0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31일, '2010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감한 김연아(20, 고려대)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08-2009 시즌부터 다른 스케이터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김연아는 지난 2시즌 동안 출전했던 10개의 대회 중, 8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금자탑을 이룩했다. 시니어 데뷔 이후, 출전했던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여자 싱글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김연아가 오랜 기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쳤던 이유 중 하나는 탄탄한 스케이팅 기술에 있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기'로 불리는 스케이팅 기술은 모든 기술의 '초석'이 된다.

입국 기자회견에 임한 김연아는 국내 피겨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좀 더 인정받기 위해서는 '스케이팅 스킬'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캐나다에서 훈련을 한 이후, 가장 향상된 것이 스케이팅 스킬이었다.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주로 점프에 전념해 왔는데 캐나다에 오면서 스케이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대답했다.

또, 김연아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점프와 스핀은 잘하지만 스케이팅 스킬과 스텝에 있어서는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도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나타나고 있다. 기본적인 스케이팅 스킬은 피겨 스케이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앞으로 이러한 점이 향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김연아의 의견이 나온 후, 이날 입국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부회장은 "김연아 선수가 너무나 중요하고 공감이 가는 내용을 말해주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스케이팅 스킬이다. 또한,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 같은 큰 선수가 나타나 큰 역할을 해줬는데 앞으로 싱글뿐만이 아닌, 아이스댄싱과 페어 스케이팅도 고르게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아가 지적한 스케이팅 기술의 중요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스케이팅을 외면한 채, 점프에만 전념하게 되면 '반쪽짜리 스케이터'가 될 확률이 높다.

피겨 스케이팅의 점수는 TES(기술요소)와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의 점수가 합산된 총점으로 이루어진다. TES에 견줄 수 있는 PCS 점수를 받으려면 안정적인 스케이팅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신채점제에서 프로그램 구성점수와 가산점(GOE)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연아는 스케이팅 기술을 토대로 한 풋워크와 뛰어난 안무 소화로 PCS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다.

동양권 선수들이 점프에 강한 반면, 북미와 유럽 선수들은 스케이팅 기술과 스텝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빙판 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기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려면 뛰어난 스케이팅 기술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스케이팅 기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종목이 바로 아이스댄싱이다. 빙판 위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스케이팅은 피겨 스케이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김연아의 스케이팅 코치인 트레이시 윌슨은 아이스댄싱 출신 스케이터다. 김연아의 첫 스승이었던 류종현 코치도 아이스댄싱 출신으로서 어린 김연아에게 스케이팅과 지상훈련을 가르쳤었다.

남녀 싱글과 더불어, 아이스댄싱과 페어 스케이팅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스케이팅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국내 지도자의 등장도 한국 피겨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다.

김연아가 점프만 잘하는 선수였다면 결코 최고의 스케이터가 될 수 없었다. 탄탄한 스케이팅 기술은 '토털 패키지'로 갈 수 있는 초석이 된다.

한국 피겨의 한 획을 긋고 이정표를 세운 김연아가 강조한 것은 '기본기'였다. '뿌리 깊은 나무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격언을 김연아는 그동안 아이스링크에서 증명해왔다.

하지만, 피겨 전문링크가 하나도 없는 국내에서는 스케이팅 스킬을 집중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김연아는 모든 것을 홀로 이룩해 왔다. 진정한 피겨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점프와, 안무, 그리고 스케이팅을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정재훈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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