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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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허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기사입력 2010.03.31 07:28 / 기사수정 2010.03.31 07:28

한문식 기자

- [챔스맨] 2010 AFC 챔피언스리그 32강 G조 4차전 : 수원 삼성 블루윙즈 VS 허난 젠예

[엑스포츠뉴스=한문식 기자] '2010 AFC 챔피언스리그' 3R에서 허난성을 점령하고 온(2-0 수원 승) 수원이 조기에 16강 확정을 노린다. 

현재 3경기에서 2승 1무로 승점 7점으로 조 1위를 기록중인 수원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조기에 따놓게 된다. 조 3위인 허난이 남은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둬도 승점 8점에 그치기 때문이다. 수원은 지난 K-리그 5R 경남원정에서 2-1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는데, 경기 후 차범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피로누적이 경기력으로 나타났다"며 패인을 꼽았었다. 

K-리그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수원이기에 이번 허난과의 홈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맞서는 허난은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수원원정에서 승점 1점 이상을 따내야 한다. 현재 승점 2점으로 조 3위로 쳐져 있기 때문이다. 허난은 29일 월요일 'OZ332'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반도로 건너왔는데,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홈경기에서 쓴잔을 들이켰지만, 홍마(紅魔)라 불리는 허난의 서포터들을 앞세워 극적인 반전을 노리는 허난이다. 지난 주말에 열린 CSL(차이나 슈퍼리그) 개막전에서 상대의 자책골과 샤오 지(Xiao Zhi)의 골에 힘입어 충칭 리판을 2-0으로 격파한 허난은 필승의 결의로 수원전에 나선다.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짓겠다는 수원과 탈락의 기로에선 위기의 허난의 챔피언스리그 4R 경기는 오는 31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 대선배에 도전하는 쑤양

'대륙의 기둥' 리웨이펑(Li Weifeng). 현역대표는 아니지만, 98년 대표팀 발탁이래 10년간 105경기 13골의 '센추리클럽' 멤버다. 부상으로 신음하고, 우울했던 2008년 우한 광구를 끝으로 CSL 생활을 접은 리웨이펑은 차범근 감독의 부름으로 수원에 왔고, '중국 K-리거 1호'가 되었다. 첫 시즌을 26경기 1골로 무난하게 치러낸 리웨이펑은 올 시즌 센터백에서 우측면 풀백으로 변신했다. 

강민수, 곽희주, 주닝요 등 센터백 자원이 차고 넘친 것도 그 이유지만, 수비수이면서 공격성향이 다분하기에 차범근 감독은 과감하게 리웨이펑을 우측면 풀백으로 기용했다. 지난 허난 원정에서도 우측 풀백으로 나섰는데,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올리며 호세모따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활약했다. 올해 수원이 가진 7경기에 모두 선발출장하며 차범근 감독의 절대신뢰를 받는 리웨이펑이기에 이변이 없는 한 이번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에 맞서는 허난의 기대주 쑤양(Xu Yang). 등번호 18번을 달고, 좌측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선수다. 

2007년 산동에서 프로 데뷔한 쑤양은 작년 29경기에서 2,443분간 활약하며 4골을 넣는 활약 속에 팀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끌었다. 작년의 활약으로 베트남과의 '2010 아시안컵 예선' 원정에서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되었고, 데뷔골까지 작렬했다. 그 이후 아직까지 재승선을 하지 못하는 쑤양이지만,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선수이다. K-리그의 이승현(부산)을 연상시킬 만큼, 빠른 발을 자랑하며 왼발의 예리함은 또 하나의 공격옵션이다. 지난 충칭전에서도 90분간 맹활약했고, 79.4%의 높은 패스성공률까지 자랑했다. 올해 챔스 3경기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쑤양은 첫 출전에 만족하지 않으려면, 이번 경기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 좌측에서 휘저으니 수원의 우측에서 활약하는 리웨이펑과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대선배를 넘어서야 챔스무대를 더 누빌 수 있다.

▶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던 양상민과 송태림이 이제는 다른 리그와 다른 팀에서 다시 조우하게 되었다. 

84년생 동갑내기로 양상민은 2005년에, 송태림은 2006년에 허정무의 전남에서 프로생활을 함께하였다. 양상민은 왼쪽 미드필더로 송태림은 센터백으로 활약을 했었다. 양상민은 주전급 플레이어였고, 송태림은 2군을 전전하던 선수였는데, 06-07 두 시즌을 끝으로 현재에 이르게 된 두 선수다.

양상민은 K-리그 131경기 4골 16도움의 리그 정상급 좌측면 플레이어다. 소속팀에서는 주로 왼쪽 풀백으로 활약하나, 사정에 따라 왼쪽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다. 스피드가 좋고, 정확한 패스를 장착한 양상민은 작년 챔피언스리그의 경고누적으로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개막전에서는 결장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K-리그에서도 3경기 2도움으로 여전함을 과시하고 있는데, 챔피언스리그 경험도 풍부하다. 2007년 전남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의 맛을 보았고, 작년과 올해는 수원의 소속으로 벌써 3시즌째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고 있다.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둘 각오로 찬 양상민이다.

이에 맞서는 허난의 핵심 센터백 송태림. K-리그 3년간 전남과 부산에서 8경기를 소화한 것이 그의 커리어다. 하지만, AFC의 아시아쿼터제로 인한 수혜를 보게 되면서 축구인생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작년 허난의 져지를 입고, 28경기에서 2,520분간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187cm의 높이에서 어필을 했고, 맨투맨 마크에서 합격점을 받아 허난의 수비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30경기에서 26실점으로 경기대비 0점대 실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송태림의 힘이 크다. "K-리그 3년 동안 좌절을 배웠고, 허난에서 행복을 알았다"던 송태림은 올 시즌도 어김없이 허난의 최후방을 사수하고 있다. 송태림은 챔피언스리그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전남의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며 한 번의 큰활약도 펼쳤었다. 

바로 2007년 5월 홈에서 열린 방콕대학(태국)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었다. 챔피언스리그 3R 수원전과 CSL 개막전 충칭전에서 연속으로 경고를 받았지만, 부정적이기보다는 적극적인 투지로 읽히며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는 송태림이다. 헤딩력이 좋은 송태림은 주로 센터백으로 활약하지만, 팀 사정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출격이 가능하다.

어제의 전남 동지가 이제는 리그의 적으로 맞닥뜨리게 된 상황에서 누가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할지 지켜보자.



한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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