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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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팅 리포트] 덕수고 김진영, "시련을 넘어 최고로"

기사입력 2010.03.25 09:43 / 기사수정 2010.03.25 09:4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올해는 덕수고등학교가 개교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에 덕수고 야구부 선수들은 전국대회 우승으로 동문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교 우완투수 랭킹 1, 2위를 다투는 선수 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김진영(18)과 한승혁(18)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 2010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3 - 덕수고 김진영

이 중 김진영은 올 시즌 초반,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만큼 승부욕이 많고, 리더십도 있다. 주장으로 손색없을 만한 재주를 지니고 있다. 비록 투수이기 때문에 야수 동료 임신호(18)에게 주장을 넘겨주어야 했지만, 덕수고 교정에서 헬멧을 쓰고 타격 연습을 도울 만큼 상당히 능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투수로서의 재능도 재능이지만,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 있기에 혹자는 그를 가리켜 '성영훈(두산 베어스)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보다 낫다'는 평을 한다. 그렇다면 '고교야구 우완투수 랭킹 1, 2위'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그는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 있을까. 

황금사자기 대회에 앞서 그를 덕수고 교정에서 만나보았다.

Part 1) '초고교급 투수'라는 평가에 대해

- 작년 봉황대기 이후 참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그때에 잠시 몸이 좋지 않아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지만, 작년 추계리그 이후 다시 '김진영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고교 우완투수 쌍두마차'로 팀 동료 한승혁과 함께 본인을 거론한다.

김진영(이하 '김') : 솔직히 그러한 평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나를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니 감사할 뿐이다. (한)승혁이 또한 팀 동료로서, 또 팀에 필요한 선수로서 서로 그렇게 불리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다.

- 옛날 이야기를 좀 해 보자. 야구는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가?

김 :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다. 원래는 살 빼려는 목적으로 시작했다(웃음). 예전부터 박찬호 선수를 좋아한 것도 한 몫 했다.

- 작년 대통령배 대회와 청룡기 대회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이 중 어느 경기가 더 기억에 남는가?

김 : 우승했던 대통령배 대회보다는 청룡기 대회가 더 기억에 남는다(당시 4강서 북일고와 만남). 그때 (김)동엽이 형(현 시카고 컵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는데, 그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그 피홈런이 나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 어찌 보면 그것도 나를 발전시키려는 하나님 계획의 일부가 아니었나 싶다.

- 당시에는 빠른 볼이 142km 정도에서 형성됐는데, 작년 추계리그부터는 예전 같지 않게 빠른 볼의 위력이 상당히 강했다.

김 : 사실 고교 2학년 때에는 심리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마운드에 올랐었고, 그러한 상태에서 청룡기 때 홈런도 맞았다. 그때 감독님께서 마운드에 오르면서 뭐라고 했는지 잘 안 들릴 정도였다(웃음). 그러면서 고교 투수 랭킹 1, 2위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서 더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마운드에서 여유로움을 찾으면서 추계리그 때부터 제구가 잘 됐다. 동계 전지훈련 때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수확이었다.

- 작년에는 덕수고 '타자 3인방(나경민, 이인행, 김경도)'이 있어 덕수고가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3인방이 모두 졸업했다. 3학년이 졸업한 공백이 부담되지는 않는가?

김 : 분명 그러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후배들을 믿어야 할 때다. 동료를 믿고 작년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하겠다.

▲ 야구 헬멧을 쓰고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돕는 김진영 선수.

Part 2) 시카고 컵스 계약설의 진실, 그리고 프로무대의 꿈

- 이번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꺼내보겠다. 지난 2월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본인에게 들어야 할 것 같다.

김 :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정말 나는 모르는 일이다. 동계 훈련 마치고 나서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고, 또 코치님께 (계약한 것 맞느냐는) 연락이 왔다. 그 기자분이 '소문'에 근거한 기사를 쓰신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주 :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프로 스카우트들은 김진영의 컵스행이 거의 확정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 그러한 기사를 보고 나면, 오히려 부담이 될 법도 한데?

김 : 그렇지 않다. 그러한 부담감보다는 학교의 개교 100주년 기념 우승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싶다.

- 그렇다면, 실제로 접근해 온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긴 있었는가?

김 : 그것도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컵스 외에 양키스도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고교 3학년 전에 프로팀과 계약하면 전국대회 경기를 못 뛰는 규정이 있다. 2월이면 아직 내가 2학년이지 않았는가. 그러한 계약 문제는 사실 굉장히 조심스러운 문제다.

- 만약에 해외진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태평양을 건널 생각은 있는가?

김 :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나의 꿈이 메이저리거다. 덕수고에서 뛰고 있는 이유가 나의 꿈 때문이기도 하다. 입학 당시 정윤진 감독님께서 나에게 "너를 류제국 같은 메이저리거로 키우고 싶다"고 이야기하실 정도였다. 기회가 오면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 힘든 것에 도전해 보고, 또 많은 것을 두루 경험해 보고 싶다.

- 그러고 보니, 컵스에는 지난해에 미국으로 간 나경민 외에도 이학주, 김동엽(북일고 졸업) 등이 있다.

김 :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미국으로 가게 된다면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외로운 싸움은 혼자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몫이다.

Part 3) 전국대회,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

- 이제 황금사자기 대회를 포함하여 전국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전국 대회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다.

김 : 4개 대회 모두 전승 우승하는 것이다. 물론 안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학교가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김진영의 기대와는 달리 덕수고는 황금사자기 16강전에서 경기고에 3-5로 패하며, 다음 대회인 대통령배를 기약해야 했다.)

- 일부에서는 김진영을 두고 '고3 때 성영훈(두산 베어스)보다 낫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김 : 아니다. 내가 (성)영훈이 형보다는 한참 어리다. 그렇지만, 1학년 때 (성)영훈이 형의 존재가 나에게 상당히 자극이 되기도 했다. (성)영훈이 형의 투구가 동기부여가 됐었고, 나는 그러한 형의 투구를 봐왔다. 같은 팀이자 덕수고 선배 투수로서 (성)영훈이 형은 정말 최고다. 늘 (성)영훈이 형처럼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성영훈’이라는 투수는 최고 그 자체다.

- 그랬던 김진영도 앞서 잠깐 밝히기는 했지만, 2학년 때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김 : 그렇다. 중요한 상황에서 내가 못 해줄 때가 많았다. 작년 대통령배 대회나 청룡기 때 팀을 위하여 복대를 하고 던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동안 나는 상 한 번 받지 못했다(웃음). 지난 추계리그 때 MVP를 받았는데, 그것이 내 생애 첫 번째 상이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팀 우승의 핵심'이 바로 '나 자신'이라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

- 팀 동료 한승혁 외에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을 것 같다.

김 : '전부 다 라이벌이다'고 답하면 가식적인 대답이 될 것 같다(웃음). 하지만, 라이벌보다는 내가 반드시 이기고 싶은 두 팀이 있다. 바로 장충고와 천안 북일고다. 장충고는 유영준 감독님과 약속한 것이 있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다.

'훌륭한 선수가 되어서 돌아오겠다'고 한 만큼, 나중에 만나면 최선을 다하고 싶다. 또한, 북일고는 지난해 청룡기 4강에서 졌던 빚을 그대로 갚고 싶다. 동료와 후배들이 동계 훈련에서 '지옥'이 따로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다. '절대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북일고와의 설욕전을 준비하고 싶다.

- 마지막 공식 질문이다. 김진영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김 : '야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부모님이다. 작년에 정말 힘들 때 부모님 눈물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정말 야구 그만둘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때의 시련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물론 '야구의 목적'을 돈이나 명예에 둘 수도 있지만, 그것들은 내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뒤따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는 내가 야구로 부모님께 효도를 해 드릴 때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야구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김진영(서울 덕수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86cm, 88kg | 종합점수 : A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A-

- 장점 : 최고구속 145~8km에 이르는 빠른 볼. 두둑한 배짱. 강인한 승부 근성

- 프로지명시 과제 : 프로무대 조기 적응. 파워 및 '프로선수'로서의 자질 배양

[사진=덕수고 김진영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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