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6:13
스포츠

[삼바 토크⑬] 네이마르와 호비뉴, 두 천재의 만남

기사입력 2010.02.04 11:37 / 기사수정 2010.02.04 11:37

박문수 기자

- 고향팀 산토스로 돌아온 작은 거인 호비뉴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까?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지난 2005년 여름, 호비뉴는 브라질 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을 산토스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에 입단했었다. 소속팀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레알에 입단한 호비뉴는 루이스 피구가 인테르 밀란으로 입단함에 따라 10번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당장 이라도 유럽을 제패할 것만 같던 그의 패기는 어느덧 유럽 적응실패라는 그림자와 함께 초췌한 모습으로 고국 행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낳았다.

비록 호비뉴가 어린 시절부터 브라질 리그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카나리아 군단을 이끌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재능의 소유자이지만 정작 모든 선수의 진짜 무대인 유럽에서는 실패한 점은 아쉽다.

지난 1월, 그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 시티)에서 자신이 벤치 신세로 전락한 것을 원망하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고향팀 산토스로 임대 되었다. 그의 실력과 상관없이 브라질 축구를 지지하는 팬들에게 유럽에서 실패해서 돌아온 작은 거인의 이미지는 상당한 실망감을 줄 것이다.

게다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전까지 의기양양하게 자신이 맨 시티의 EPL 전성기를 이끌 것이라는  발언은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처럼 버려졌으며 과거 인테르를 떠나 상 파울루에 임대되었던 아드리아누의 사례만 봐도 그가 맨 시티로 다시 돌아가서 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만일 호비뉴가 맨 시티로 돌아간다고 해도 냉정하게 말하면 이제 그의 자리는 없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이끄는 에이스가 맨 시티라는 클럽에서 뛰는 것 자체가 (몇 명의 브라질 축구계의 거물에 발언에 의하면) 브라질 축구의 굴욕인데 그곳에서 찬밥 신세가 된 에이스의 모습을 지켜보는 관계자들은 속이 끓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호비뉴의 산토스 임대는 희망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산토스에는 과거 호비뉴 비견는 네이마르라는 걸출한 유망주가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올드 스타들이 즐비한 브라질 리그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만일 호비뉴가 네이마르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브라질 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맨시티와 브라질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다. 말 그대로 두 명의 천재가 1+1=1의 효과만 낳지 않는다면 그라운드에서 마술보다 화려한 개인기와 함께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 13편에서는 두 명의 천재가 만난 산토스 FC에 대해 알아보자.


작은 거인, 호비뉴

우선, 호비뉴는 1984년 브라질의 상 파울루에 위치한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다수의 브라질리언이 그랬듯이 어린 시절부터 공과 함께 자라난 호비뉴는 6살이 된 해에는 베이라마르 축구 아카데미에 다니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나갔다. 9세 무렵에 참가했던 풋살리그에서는 한 시즌 동안 73골을 집어넣었으며 이를 계기로 10살 때 '펠레 축구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2년 뒤에는 페레이라의 눈에 들어와 현재의 소속팀 산토스 유스팀에 입단하게 된다.

산토스에 입단한 호비뉴는 괴물 같았다. 유스팀에서는 캄페오나토 상파울루 U-17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 대회 우승을 기반으로 이듬해 프로 선수로서 화려한 데뷔를 가지게 된다. 데뷔와 동시에 그는 2002년, 2004년 소속팀 산토스를 2차례나 브라질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도록 이끌었으며, 2004년에는 브라질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게 된다.

또한, 호나우두가 결장했던 2005 FIFA 독일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아드리아누와 함께 브라질의투톱으로 나서며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러한 그의 활약은 유럽의 큰 손에 눈에 들어왔으며 우여곡절 끝에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레알로 이적한 호비뉴는 본래의 포지션인 세컨드 탑 포워드가 아닌 측면 미드필더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팬들로 하여금 실망을 안겨 주게 되었지만,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에 레알 마드리드의 라 리가 2연패에 공헌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이후, 맨시티로 이적한 호비뉴는 입단 첫 시즌에는 개인 능력만으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입증했지만, 크레이그 벨라미가 좋은 모습을 선사하면서 카를로스 테베즈,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같은 수준급 포워드를 수혈한 맨 시티의 오일 파워에 밀렸다. 결국,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자리를 잃으며 현재는 산토스로 돌아왔다.

산토스의 또 다른 보석, 네이마르

산토스는 펠레와 호비뉴를 배출한 브라질 명문 클럽이다. 최근에는 부진의 늪에 빠지며 과거의 영광을 잃은 듯 보였지만, 또 하나의 보석 때문에 상 파울루 주가 열광한다고 한다. 그는 1992년 2월 5일에 태어난 네이마르이며 어린 시절부터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등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들의 주목을 받은 선수이다.

특히 지난여름 파투의 파트너 구하기에 나섰던 AC 밀란이 네이마르의 잠재성을 파악하고 現 감독인 레오나르도의 인맥을 활용. 네이마르에 대한 영입을 시도했다가 높은 몸값 때문에 포기한 전례가 있다.

네이마르의 축구 인생은 호비뉴와 비슷하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산토스 유스 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축구 황제 펠레가 직접 최고의 유망주라는 칭찬을 할 만큼 빼어난 발 재간과 감각적인 슈팅력을 장착한 선수이다. 유연한 발목을 이용해 상대 수비수를 교란에 빠뜨리는 현란한 개인기와 자신의 피지컬 적 약점을 극복하고 빠른 발을 이용해 문전 앞까지 돌파하는 모습은 호비뉴와 펠레를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는 '그의 에이전트' 바그네르 히베이루와 2011년까지 사전 계약을 맺고자 하였으나 산토스의 반발 때문에 무산되었다. '피오렌티나의 단장' 코르비노도 브라질로 직접 출국하여 네이마르에 대한 영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2014년까지 산토스와 계약을 맺은 그는 지난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조국 브라질의 예산탈락이라는 굴욕적인 성적 때문에 일찍 귀국했지만, 리그에서 좋은 활약으로 1993년 크루제이로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사한 축구황제 호나우두 이후, 최고의 10대 스타로 성장하고 있다.

네이마르와 호비뉴의 만남, 일거양득의 효과?

3일 (한국시간) 브라질 언론 글로보 에스포르테는 호비뉴의 산토스 복귀가 네이마르의 활약과 곁들여지면서 상대 수비진을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 (상 파울루 주리그)가 개막한 가운데 네이마르는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는 공격수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브라질 전국리그인 세리에A에서 10골을 넣었던 네이마르는 유망주치고는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리그 내 최고 포워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산토스가 기록한 13득점 중 7득점이 네이마르의 발에 의해서 나왔다는 점과 그가 기록한 스탯인 5득점, 2도움은 명실상부 브라질 축구의 황금 발의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음을 입증한다.

게다가 자신의 기량을 한층 성장시킨 네이마르에게 호비뉴라는 조력자가 함께한다면 그의 성장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비록 두 선수가 쉐도우 포워드로서 좌측면을 선호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러한 딜레마를 깬다면 두 선수의 발끝에서 펼쳐질 마술쇼는 호베르토 카를로스,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프레드 등, 내로라하는 포워드가 즐비한 브라질 리그에서 최고의 찬사를 얻을 것이다.

결국, 호비뉴의 복귀는 산토스에게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함이란 무기를 선물했다. 네이마르의 발끝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팀이 호비뉴를 만나 더 빠르고, 강하고, 가벼워졌다.

게다가 파울로 엔리께 리마라는 걸출한 유망주도 있기 때문에 산토스 트리오가 6개월 동안 브라질 전역에서 보여줄 매직쇼를 기대하는 팬들은 많을 것이다. 특히 호비뉴는 과거 디에고 히바스, 엘라누 블루메르와 함께 브라질 리그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진가를 전 세계에 알렸기 때문에 이번 산토스 입단은 이번 시즌 브라질 리그 최고의 영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브라질 축구의 트렌드는 귀환이다. 호나우두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고국으로 복귀하며 자신의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비록 현재 축구의 중심이 유럽으로 집중되었지만, 과거 브라질 출신 레전드들은 모두 자국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전성기를 보냈다는 점에서 최근 브라질 선수들의 귀환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닌 긍정적인 요소로도 볼 수 있다.

과연, 호비뉴도 성공적인 가도를 달리며 네이마르와 함께 산토스의 부흥을 이끌 것인지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 [삼바 토크⑫] 호비뉴가 맨시티 탈출을 선언한 이유는?

[사진= 네이마르와 호비뉴 프로필 사진 ⓒ 산토스 FC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