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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곽민정, 4대륙대회의 또 다른 '히로인'

기사입력 2010.01.30 03:02 / 기사수정 2010.01.30 03: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주, 조영준 기자] 이번 4대륙 피겨 스케이팅 대회의 중심에는 아사다 마오(20, 일본 츄코대)가 있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아사다가 쌓은 이력과 국제적인 명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을 극복한 아사다는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여자 싱글 6위에 오른 곽민정(16, 군포수리고)에 대한 시선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 시니어 대회에서 곽민정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27일 열렸던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곽민정은 53.68의 점수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다. 곽민정의 지도자인 신혜숙 코치는 "(곽)민정이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었다. 특히, TES(기술요소) 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만족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곽민정은 28일 프리스케이팅 훈련에 임했다. 쇼트프로그램의 점수로 한층 자신감을 얻은 곽민정은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고 점프의 성공률도 높았다. 곽민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트리플 룹'을 준비했다. 룹 점프는 '트리플 5종 점퍼'가 되기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할 과제였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곽민정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은 상향조정돼 있었다. '트리플 룹'이 추가됐고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 컴비네이션 점프 뒤에 더블 룹을 추가했다. 한층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들고나온 곽민정은 큰 실수 없이 이 요소들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 + 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기본점수 8.80에 0.20의 가산점도 챙겼다. 그러나 곽민정의 약점인 '트리플 플립'은 롱에지('e'로 표기함, 잘못된 점프)를 받고 말았다.



그 다음 점프가 트리플 룹이었다. 국내 선수 중, 이 점프를 어려워하는 이들은 적지않다. 그러나 곽민정은 -0.20의 감점을 받았지만 이 점프를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살코에 이은 더블 악셀 시퀀스, 그리고 더블 악셀 + 더블 토룹을 랜딩한 곽민정은 3가지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모두 '레벨4'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TES(기술요소) 점수를 받은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56.80를 기록해 아사다 마오(68.58)와 스즈키 아키코(62.20)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정확한 기술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점이 곽민정의 장점이다.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춘 그는 플립 점프의 교정과 안무 소화가 보완해야 될 문제점이다.

방상아 SBS 피겨 스케이팅 해설위원은 "곽민정의 기량은 일취월장하게 발전했다. 기술은 국제무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기술에 비해 PCS가 문제점으로 지적받지만 발전 가능성은 좋다고 본다. 동작의 선이 예쁘고 국제무대의 경험을 쌓아간다면 PCS도 한층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방 위원은 "(김)연아라는 롤 모델을 두고 지속적으로 발전한 점이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곽민정을 비롯한 피겨 유망주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고 김연아의 영향력도 언급했다.

곽민정은 김연아와 함께 2010 밴쿠버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국내 피겨 챔피언'은 곽민정이 아닌, 13세의 초등학생인 김해진(13, 관문초)이다. 올 초에 벌어진 '제64회 전국종합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해진은 트리플 점프 5가지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2위를 차지한 곽민정에 이어 3위에 오른 박소연(13, 나주초)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함께 경쟁하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후배들이 있다는 점은 곽민정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현실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국내 피겨 계의 큰 고민거리는 김연아 외에 국제무대에서 경쟁을 펼칠 선수가 드물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4대륙 대회에서 종합 6위를 차지한 곽민정의 선전은 한국 피겨 스케이팅에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곽민정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채화(22, 일본 간사이대)도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13위에 올랐다. 이번 4대륙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국내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기술을 인정받고 좋은 연기를 펼쳤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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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곽민정 (C) 엑스포츠뉴스 성대우 기자, 곽민정, 김채화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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