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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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토크⑫] 호비뉴가 맨시티 탈출을 선언한 이유는?

기사입력 2010.01.28 07:22 / 기사수정 2010.01.28 07:22

박문수 기자

- 박문수의 삼바토크 12. 브라질로 귀환하는 스타 플레이어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란 광고 문구를 접해 봤을 것이다.

기자는 처음 이 광고를 접한 순간, 몇 년 전 바닷가로 여행을 가서 배탈이 났던 악몽 같던 경험이 떠올랐다. 만일 집에 있었다면, 편하게 쉬면서 회복을 했겠지만 휴가까지 와서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은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결국 응급실로 실려갔었다.

이처럼 우리는 집이란 곳에서 떨어지면 쉽게 고생하기 마련이다. 어학연수를 떠나기 위해 해외로 나간 학생들을 비롯해 직장과 결혼 등, 해외로 떠나는 순간 자신의 모국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반영된 것일까? 최근 내로라하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고국 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지난해 코린치안스로 돌아왔으며 아드리아누, 프레드, 바그네르 로베 등도 그의 뒤를 따랐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 12편에서는 브라질 리그의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고, 브라질로 돌아오는 선수들에서도 알아보자.

우선, 브라질리그는 기존의 유럽 리그와는 약간 다르다. 일반적으로 유럽의 각 리그가 38경기에 임하면서 FA컵을 동시에 병행한다면 브라질은 각 주별로 경기에 임하는 주 리그를 비롯해 전국리그, 코파 두 브라질(FA컵)을 동시에 치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기 수가 많다.

브라질 주 리그와 전국 리그

브라질리그의 특징은 1년 내내 축구 경기가 열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브라질 축구 협회(이하 CBF)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3년간 각종 리그 참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783개의 프로축구 클럽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각 주별 리그는 해당 주 자체 내 존재하는 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독립적인 대회이다. 전국리그가 1부~4부리그로 진행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 주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각 주별 리그의 대회 방식이나 승격과 강등 제 운영 방식도 모두 다르다.

주 리그는 캄페오나토 에스타두아이스로 불리며 대표적인 리그는 호나우두, 호베르토 카를로스가 속한 코린치안스, 펠레와 호비뉴를 배출했던 산토스, 카카와 루이스 파비아누를 배출한 상 파울루 등으로 구성된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가 있다. 상 파울루를 연고로 삼는 이 주 리그는 지난 시즌 호나우두의 맹활약 속에 코린치안스가 우승을 차지했었다.

한편, 아드리아누를 보유한 플라멩구, 호마리우와 주니뉴가 뛰었던 바스코 다 가마, 보타 포고, 지난겨울 AC 밀란에 합류한 티아구 실바의 플루미넨세 등이 속한 캄페오나토 카리오카(리우 데 자네이루의 주 리그이다)가 있으며, 아드리아누와 함께 지난시즌 브라질 세리에 A에서 득점 공동 선두를 기록했던 티아구 타르델리의 아틀레티코-MG와 호나우두의 옛 소속팀 크루제이로 등이 속한 캄페오나토 미네이루가 있다. 끝으로 알레산드레 파투를 배출한 인터나시오날과 호나우지뉴를 세계적 스타로 이끌었던 그레미우는 캄페오나토 가우쇼에 속하며, 총 27개의 주 리그가 존재한다.

캄페오나토 브라질레이랑으로 불리는 브라질 전국 리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와 똑같은 이름을 지녔으며 세리에 A~D까지 존재한다. (-브라질 1부리그는 브라질 세리에A로 불린다-) 주 리그가 폐막한 이후 펼쳐지는 전국 리그는 유럽 리그와 유사한 체계로 운영되며 세리에 A 1~4위 팀은 '남미의 챔피언스 리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지난 시즌 우승팀은 아드리아누의 플라멩고였다-)

브라질 리그의 경쟁력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를 비롯한 주요 유럽 축구리그가 8월에 개막해 5월에 폐막하며 휴식기를 갖는 것과는 달리, 브라질리그는 1년 내내 축구리그가 활성화되었고 수많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비록 브라질 리그가 유럽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자본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밀리지만, 선수들 재원과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저변확대를 통한 주 리그와 전국리그의 활성화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앞서 말했듯이 주 리그와 전국 리그로 구성되어있는 브라질 리그는 막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 선수를 수출하는 유용한 자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으며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보급소로 인식되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브라질 선수들의 귀환은 이색적이다.

(-브라질 내 유망주들은 자국 리그를 자신의 출세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유럽으로 가는 길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몇몇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한 팀에 오래 머물기보다 잠시 스쳐가는 경우가 많다-)

귀환을 선택한 브라질리언, 어쩔 수 없는 선택?

최근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귀환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3가지이다. 첫 번째는 유럽에서 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의 회복을 통해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경우, 두 번째는 향수병에 시달리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브라질 리그 자체가 최근 월드컵과 올림픽을 연속으로 유치하면서 자본적으로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나우두의 코린치안스 복귀는 구단 수입차원에서 커다란 혁명이었다. 월드컵 최다 득점자이자 전 세계 축구팬이 가장 사랑했던 스트라이커가 자신의 팀에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관중의 몰입은 상상을 초월했으며 2부리그에서 승격했던 코린치안스도 선전했다. 호나우두에 대한 주목은 안드레 산토스라는 선수를 낳았으며 최고의 왼쪽 풀백은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영입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알아야 한다. 호나우두와 카를로스는 각각 1976, 73년생이라는 고령의 나이 때문에 유럽에서 경쟁력을 잃은 경우이기 때문에 고국에서 은퇴를 준비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게다가 유럽에서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뤘고, 자신들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었기 때문에 선수생활 말년을 고국에서 보내는 것은 그들에게 당연한 거사일지도 모른다.

한편, 불미스럽게 플라멩고로 돌아온 아드리아누와 최근 산토스행이 점쳐진 호비뉴는 선수 개인의 문제와 향수병이라는 요소가 결합 된 사례이다.

부친상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지며 新축구 황제에서 몰락의 길을 자청했던 아드리아누는 플라멩고의 리그 우승에 이바지했으며 대표팀 명단 복귀에도 오르며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었다. 비록 전성기에 모자라는 퍼포먼스였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입증하며 화려한 부활을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논란을 일으키며 맨체스터 시티에 입단했던 호비뉴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아드리아누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깡패 투 톱이란 애칭을 얻으며 강력한 피지컬로 일시적으로 효과를 본 것과 달리 호비뉴는 맨시티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진정한 에이스라는 평가를 얻었던 호비뉴는 자신의 주 포지션에서 기용되지 못했으며 입단 첫 시즌에는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스탯 기계로 전락하였다.

기대를 모았던 이번 시즌에는 결정적인 순간에 부상을 당했으며 英 언론의 과장 기사 때문에 성폭행 스캔들이라는 구설수에도 오르며 맨시티 탈출을 선언했다. 여전히 호비뉴의 기량은 건재하며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와 맨시티가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 만일 호비뉴가 산토스에 돌아온다면 호나우두, 카를로스의 코린치안스와 함께 이미 개막한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에서 치열한 경쟁을 낳을 것이다.

참고로 호비뉴가 산토스에 임대된다면, 네이마르와 파울로 엔리케 리마가 맨시티로 갈 것이다. 특히 네이마르는 브라질 언론에서도 극찬하는 초특급 유망주이기 때문에 맨시티로서는 아쉬울 것이 없다. 네이마르는 고작 92년생이며 어린 나이에 브라질 리그에서 나름 센세이션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외에도 올림피크 리옹에서 방황했던 프레드와 CSKA 모스크바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러시아의 추위를 싫어했던 바그네르 로베도 각각 플루미넨세와 플라멩고에서 이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SL벤피카의 주전 수비수 루이장의 동생이자 상 파울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알렉스 시우바도 함부르크를 떠나 고향팀인 상 파울루로 돌아왔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클레베르 산타나도 상 파울루로 왔다. (-알렉스 시우바는 1년 반 동안 장기간 임대계약 했다-)

축구와는 별개의 문제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보급 투수 봉중근의 사례를 통해 고국으로 귀환하는 경우가 긍정적인 경우를 낳은 전례를 알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축구의 핵심이 유럽으로 집중되었지만, 과거 브라질 출신 레전드들은 모두 자국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브라질 선수들의 귀환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닌 긍정적인 요소로도 볼 수 있다.

과연, 브라질로 귀환한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고국 팬에게 보여주며 자존심과 명예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 [삼바토크⑪]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작은 거인 호비뉴

[사진=호비뉴의 산토스 시절 ⓒ 호비뉴 공식 홈페이지 캡쳐 후 수정]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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