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8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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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전] 문제 드러낸 중앙 수비, 갈수록 나아질까

기사입력 2010.01.10 03:04 / 기사수정 2010.01.10 03:04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호 출범 이후, 한국 축구는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그런 반면 고질적인 문제점은 늘 보완해야 할 숙제로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중앙 수비 문제다.

한동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가 싶었던 허정무호의 중앙 수비가 2010년 첫 A매치에서 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9일 밤(한국시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후반 각각 2골씩 허용하며 2-4로 패했다. 비록, 현지 적응이 완벽하지 않고 선수들의 몸상태가 제 궤도에 오른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중앙 수비 라인의 경우, 월드컵 예선부터 활약했던 선수들이 총출동했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결과였다.

한국은 전반에 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 라인으로 중앙 수비 라인을 운영한 뒤, 측면 자원으로 뛰던 강민수(수원)를 후반에 조용형의 파트너로 출전시켜 경기를 펼쳤다. 두 라인 모두 월드컵 예선, 최근 A매치에서 잇따라 선보였던 수비 라인이었기에 어느 정도 찰떡 궁합을 과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삼중고'를 겪은 중앙 수비는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해발 1700여m의 고지대,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의 반발력, 비로 인해 젖은 잔디에 적응하지 못한 수비진은 잠비아의 유연하고 빠른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잇따라 골찬스를 허용했다. 계속 이어지는 날카로운 공격에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상호간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적절하게 역할 분담을 하려는 모습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초반에 많은 실점을 하면서 평소보다 움직임이 많이 둔해졌던 것이 아쉬웠다. 기습적으로 골을 잇따라 허용하자 수비진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실수도 연발했다. 패스는 물론 볼키핑도 안정적이지 못해 빠르게 들어오는 상대 공격수에 자주 빼앗겼다. 또, 침투해 들어오는 선수에게 공간을 내주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며,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수차례 노출시켰다. 결국 지난 2004년 8월, 아시안컵 이란전(3-4) 이후 5년 여 만에 4골을 허용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말았다.

물론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해외파와 이날 출전하지 않은 오범석(울산) 등 그동안 익숙했던 측면 자원이 아닌 최철순(전북), 이규로(전남) 같은 젊은 선수와 함께 했기에 수비진 자체가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중앙 수비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월드컵 예선부터 1년 넘게 함께 해 온 선수들끼리 나섰음에도 잦은 문제점을 노출한 것은 앞으로 허정무 감독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더 큰 과제로 남게 됐다.

잠비아전 부진으로 다른 중앙 수비 자원 후보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이날 출전하지 않은 김형일(포항), 김근환(요코하마)을 비롯해 일본 J리그로 이적한 곽태휘(교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황재원(포항) 등에게 더욱 기회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경기만 놓고 평가하는 것은 이르지만 잠비아전에 출전한 중앙 수비 선수들은 여러모로 뼈아픈 교훈을 되새길 수 있는 경기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2010년 첫 경기에서의 아픔을 딛고 더욱 거듭나 안정화될 수 있는 중앙 수비 라인이 갖춰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이정수, 조용형  (C) 엑스포츠뉴스 DB 장준영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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