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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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 차범근 감독에게 의리를 지킨 리웨이펑

기사입력 2010.01.08 08:43 / 기사수정 2010.01.08 08:43

이강선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리웨이펑이 처음에 한국으로 온다고 했을 때,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리웨이펑에 대한 팬들의 인식은 '거친 선수'로 인식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국가 대표팀이 중국과 경기를 할 때 리웨이펑은 단연 관심 대상이었다. 팬들중 일부는 경기 결과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리웨이펑의 활약상(?)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을 정도였다.

단지 거칠다고만 생각되던 리웨이펑의 K-리그 수원 블루윙즈 입성이 확정되자, 여러 곳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수원이 잘못 선택했다.", "리웨이펑 첫 경기에서 퇴장당하는 거 아니야?"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

하지만, 팬들의 목소리는 기우에 불과했다. 처음으로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포항과의 리그 경기에 나선 리웨이펑. 비록 팀이 패하긴 했지만,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이며 첫 인사를 했다.

이후 리웨이펑은 3일 뒤 열린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FC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이날 경기에서 데뷔 두 경기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도 깔끔한 수비력을 앞세워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단 두 경기 만에 팬들의 리웨이펑에 대한 인식은 바뀌었다. "리웨이펑, 정말 대단한 선수구나". 국내 수원의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리웨이펑의 응원가를 직접 제작해 그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리웨이펑 짜요!!!!, 리웨이펑 짜요(=중국어로 화이팅)!!!!" 리웨이펑을 향한 팬들의 응원은 경기장에 가득했다.

리웨이펑의 활약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AFC 챔피언스리그 상하이 선화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골을 터뜨렸고, FA컵 32강전 노원험멜과의 경기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특히 노원과의 경기는 비록 수원보다 한 수 아래 팀과의 경기였지만, 경기는 예상과 달리 어려웠기 때문에, 리웨이펑의 시원한 헤딩결승골은 그 어느 골보다 값진 골이었다.

리웨이펑의 활약에 FA컵 32강전에서 진땀승을 거둔 수원은 이후 16강, 8강, 준결승, 결승에서 모조리 승리를 거두면서 FA컵 챔피언에 올랐다. 리그에서도 리웨이펑은 26경기에 출전하면서 1골을 기록. 수원의 핵심 수비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009년 리웨이펑의 활약은 대단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쿼터제의 도입으로 리웨이펑은 외국인 선수 숫자 3명 제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K-리그 대표 수비수로 자리 잡은 시점에서 리웨이펑은 여러 구단에 매력적인 선수다. 이에 몇 구단이 리웨이펑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보도된 중국 언론(체단주보)에 따르면, 2009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리웨이펑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전북이 리웨이펑에게 수원에서 받는 연봉보다 더 큰 액수를 제시했고, 경기 보너스 및 여러 가지 매력적인 부수조항을 리웨이펑에게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리웨이펑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자신에 성공할 수 있게 도와준 차범근 감독과 수원 팬들에게 떳떳하고 싶다는 게 리웨이펑의 생각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돈은 중요하지만, 리웨이펑은 돈보다 의리를 택했다.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리웨이펑은, "차범근 감독님은 나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다.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며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는 수원을 떠나고 싶지 않다. 수원구단이 시즌 중반에 나에게 재계약 제의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2009년 화려하게 등장한 리웨이펑, 2010시즌 그가 어떤 활약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팬들은 리웨이펑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2009년 관련 기사] ▶ 리 웨이펑의 영입이 가져오는 3가지 이점

[사진=리웨이펑 (C)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이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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