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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 ⑧] 2009년, 브라질 축구를 빛낸 핫 이슈는? 下

기사입력 2009.12.31 11:52 / 기사수정 2009.12.31 11:52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다사다난했던 2009년은 브라질 축구에 전환점이 되었다.

우선, 살아있는 전설 호나우두가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며 코린치안스에서 맹활약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줬으며 남아공에서 열린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에서는 스페인의 강세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최강이란 타이틀 획득에도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 8편에서는 2009년 브라질 축구에서의 핫 이슈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9개의 뉴스를 선정한 것은 순전히 호나우두를 사랑하는 필자의 주관이 들어간 점은 많은 양해를 바란다.>

5. 축구 황제 호나우두 복귀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부상 공백을 이겨내며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지난 2008년 초, 리브르노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최악의 부상 때문에 슬개건을 잃은 호나우두는 무릎 수술을 순조롭게 끝내며 복귀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지만, 선수생활 유지 여부에 대한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심했기 때문에 은퇴를 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게다가, 4월에는 성 상납과 관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으며 이 때문에 그를 믿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며 같은 해 7월 AC 밀란과의 계약 해지라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코린치안스에 입성한 호나우두는 3월 18일 팔메이라스와의 경기를 통해 자신의 복귀 골을 신고했으며 이후, 소속팀 코린치안스의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 코파 두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과시했다.

전성기 시절, 호나우두만 있으면 모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지는 못했지만, 페널티 박스 지역 내에서 보여주는 그의 감각적인 득점 본능은 여전히 매서웠다. 그는 팬들과 약속했던 2009년 30골이란 대업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37경기에서 23득점 6도움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보여주며 부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6. 플라멩고, 17년 만에 브라질 리그 정상 탈환

지난 4월,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인테르와 결별하며 천신만고 끝에 귀향한 아드리아누가 고향 팀 플라멩고에게 17년 만에 우승컵을 선물했다.
 
플라멩고는 지난 12월 7일 오전(한국시간) 홈 구장이자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레미오와의 브라질 챔피언십 38라운드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통산 6번째 브라질레이랑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 축구의 전설 코임브라 지코와 함께 80년대 브라질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부상한 플라멩고는 브라질 남동쪽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리우 데 자네이루를 대표하는 클럽이었다. 그들은 이번 시즌 캄페오나토 카리오카(리우 데 자네이루 주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 산뜻하게 시즌을 출발했으며 황제 호나우두의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아드리아누를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성공한 상황이다.
 
세르비아의 특급 용병 페트코비치를 비롯해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주역인 클레베르손과 둥가의부름을 받았던 좌측 풀백 주안이 버티는 플라멩고는 고향으로 돌아온 新 축구 황제 아드리아누가 가세하며 더욱 강화된 전력을 토대로 브라질 리그 정상에 올랐다.
 
특히 아드리아누는 그의 부활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연일 이어지는 득점포로 전 세계 축구팬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비록 전성기 시절에 이탈리아 무대를 주름잡던 최고의 포워드에는 부족하지만, 출중한 체격을 활용한 몸싸움과 수비수를 제치는 능력, 강력한 왼발 슛으로 브라질 리그를 제패하고 있으며 자신보다 먼저 코린치안스에 입단한 '축구황제' 호나우두를 제치고 브라질 대표팀 명단에 재승선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그의 성과는 아틀레티코 미네이루의 디에고 타르델리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오른 점을 통해 어느 정도 보상받았다.
 
리그 2위는 알레산드레 파투와 루시우, 니우마르를 배출한 인터나시오날이 차지했다. 최종전에서 알레산드로, 마르코스, 안드레지뇨, 줄리아노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누네스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한 산토 안드레에 4-1 승리를 거뒀지만, 그레미우를 제압한 플라멩고가 자력으로 우승했기 때문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브라질을 대표할 보석들을 대거 배출하며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이번 시즌 브라질 리그는 축구 황제 호나우두를 비롯해, 아드리아누, 프레드, 바그네르 로베 등 브라질을 대표하는 포워드가 각각 코린치안스, 플라멩구, 플루미넨세, 팔메이라스에 입단하며 여느 때보다 스타 플레이어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다음 시즌에는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후안 로만 리켈메의 영입을 통해 클럽 100주년을 제대로 자축하고자 한 코린치안스의 야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7. 호나우지뉴 갱생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전성기에 버금가는 최고의 경기력으로 마술사 같은 활약을 보여주던 예전 모습에는 모자라지만, 밀란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기대 이상이다.
 
이번 시즌 밀란이 카카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면서 공격의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 호나우지뉴가 보여준 모습은 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것으로 보인다. 레오나르도 감독이 추구하는 4-3-3 전술에서 좌측 윙 포워드를 맡은 호나우지뉴는 위협적인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하며 공격의 물꼬를 트고 있다.
 
특히 호나우지뉴는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그의 천재성은 밀란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는 과정에서 그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느낌을 들게 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돌파의 위력은 잃었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넓은 시야와 뛰어난 패스 감각은 상대 수비수의 넋을 놓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2009년은 호나우지뉴에게 몇 가지 여운을 남긴 한 해였다. 우선, 카카를 잃은 밀란의 새로운 에이스로서 팀의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이끌며 리그 제패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밀란에서의 부활을 통해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 명단 재합류이다.
 
브라질 대표팀의 카를로스 둥가도 호나우지뉴를 신임하며 그의 갱생을 바란다는 것을 고려할 때, 지금 같은 활약을 꾸준히 선사한다면 카카와 호비뉴에 대항하는 플랜 B의 핵심 멤버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8. 초특급 유망주 네이마르의 성장

축구 황제 호나우두에 버금가는 또 다른 괴물의 등장인 것일까? 펠레, 호비뉴, 디에구 히바스, 소크라테스를 배출한 '브라질 상파울루 주 클럽' 산토스가 네이마르와 함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물론 산토스의 리그 성적과는 별개로 네이마르 개인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환상적이다.>
 
1992년 2월 4일생인 네이마르는 '제2의 호비뉴'로 불리며 15세부터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등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들의 주목을 받은 선수이다. 올 여름 파투의 파트너 구하기에 나섰던 AC 밀란은 네이마르의 잠재성을 파악하고 現 감독인 레오나르두의 인맥을 활용. 네이마르에 대한 영입을 시도했다가 높은 몸값 때문에 포기한 전례가 있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산토스 유스 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주목받기 시작한 네이마르는 펠레가 직접 최고의 유망주라는 칭찬을 할 만큼 빼어난 발 재간과 감각적인 슈팅력을 장착한 선수이다. 유연한 발목을 이용해 상대 수비수를 교란에 빠뜨리는 현란한 개인기와 자신의 피지컬적 약점을 극복하고 빠른 발을 이용해 문전 앞까지 돌파하는 모습은 호비뉴와 펠레를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는 '그의 에이전트' 바그네르 히베이루와 2011년까지 사전 계약을 맺고자 하였으나 산토스의 반발 때문에 무산되었다. '피오렌티나의 단장' 코르비노도 브라질로 직접 출국하여 네이마르에 대한 영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9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실망스러운 성적의 중심으로 비판의 대상이었던 네이마르는 저번 대회에서의 실패를 딛고 더욱 나은 경기력을 통해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하였다. 결국, 17세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32경기에서 10골을 기록하는 엄청난 대기록을 수립하며 다음 시즌을 향해 일보 전진하였다. 네이마르의 기록은 그가 18번이나 교체 투입되었다는 점과 평균 출전 시간이 53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9. 북한,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과 월드컵 G조에서 격돌

브라질은 남아공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치러진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조추첨행사에서 북한,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과 G조에 속하면서 죽음의 조로 대회의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페페, 히카르도 카르발료, 데코 등 스타 플레이어를 대거 보유하며 유럽의 브라질로 불리는 포르투갈과 디디에 드로그바, 야야 투레, 콜로 투레 등 유럽 각 클럽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아프리카 최강팀 코트디부아르와 조별 예선 1차전에서 격돌할 끈끈한 팀 북한과의 만남은 세계 최강 브라질일지라도 큰 고민일 것이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다른 국가와는 차원이 다른 월드컵 조별 예선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의 성적을 살펴 보면 그들은 총 10번의 월드컵 조별 예선 30경기 중 24승 5무 1패로 2위 독일이 거둔 20승 7무 3패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무엇보다 공격력이 강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하기 때문에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작다. (-브라질 대표팀의 아프리카팀과의 역대 전적은 23승 1패로 절대적인 우위에 놓여있고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최근 6-2 대승을 비롯해 12승 2무 4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이외에도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옮기며 갈락티코 2기의 일원이 된 카카와 2진급 멤버였지만, 준우승을 차지한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도 2009년 동안 브라질 축구의 키워드 중 하나였다.

▶ 참고자료 = 2009년 브라질 대표팀 베스트 11

[사진=아르헨티나 원정에서 승리한 브라질 대표팀 ⓒ FI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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