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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토크] ④ 주목되는 브라질 출신 기대주는?

기사입력 2009.12.02 23:05 / 기사수정 2009.12.02 23:05

박문수 기자

축구는 영국이 만들어졌지만 브라질에 의해 완성되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브라질이 세계 최고의 축구팀이란 사실을 쉽게 인정하며, 무의식적으로 인식된 브라질 축구의 강력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오래된 관습으로 자리매김했지요. '엑스포츠뉴스'는 매주 목요일 브라질 축구에 정통한 본지 박문수 기자를 통해 브라질 축구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연재물 '삼바 토크'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세계 축구를 뒤흔드는 세력을 꼽자면 자타공인 최고의 선수층을 보유한 브라질 출신 선수이다. 만일 대한민국의 K-리그를 비롯해 이탈리아 세리에 A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각 리그별 팀의 스쿼드를 살폈을 때 브라질 출신 선수가 없다면 의아할 것이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좋은 활약을 선사. 하나의 상품으로서 세계 축구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선수 이적과 가십을 전하는 IM스카우팅(imscouting.com)에 따르면 유럽에서 뛰고 있는 비유럽 출신 선수들 중에서 브라질이 785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 2위 아르헨티나(332명)에 약 2.4배에 달하는 수치로 그들이 지닌 압도적인 선수 인프라를 자랑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 발굴의 활약을 보여주며 더욱 큰 기대감을 품어주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지난 삼바 토크 3편에서 브라질 리그 출신 기대주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 삼바 토크 4편에서는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주로 알아보자.

① 안데르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1988년 4월 13일생, 176cm, 69kg

국내 축구팬에게 익숙한 '박지성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안데르손은 호나우지뉴를 배출한 클럽으로 유명한 그레미우 유스 출신이다. 어린 나이부터 주목받은 그는 16세란 어린 나이에 1군으로 승격. 2부리그 떨어진 팀의 구세주로서 브라질 세리에 A 1부리그 승격을 도우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다른 브라질 출신 선수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포르투 알레그레 주의 가난한 집안 출신인 그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축구와 함께 성장했다.

애초, 안데르손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공격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화려한 개인기와 볼 배급 능력, 키핑 능력을 소유한 '제2의 호나우지뉴'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높았다. 이러한 그의 활약은 2005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조국 브라질의 준우승을 이끌며 다시금 인정받았다. 2005년 12월 소속팀의 재정난 때문에 FC 포르투로 입단한 그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팀 공격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러한 그의 능력은 퍼거슨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고 2007년 맨유에 입단하게 된다.

2009-20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5라운드 토트넘 핫스퍼 전에서 입단 3시즌 만에 데뷔골을 장식하며 공격적인 재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레미우와 포르투에서 보여준 재능은 지금과 달랐다.

좌측 측면에서의 움직임을 선호하기 때문에 맨유 입단 당시, 긱스의 후계자 혹은 또 다른 공격옵션으로 예상되었지만, 알렉스 퍼거슨은 그를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시켰다.

안데르손의 포지션 변경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를 넘나드는 적극성을 지닌 그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맨유에 힘을 넣어준다. 다른 중앙 미드필더와 다르게 대인 방어 능력과 태클 능력이 부족하지만,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선수를 압박하는 모습은 퍼거슨이 비싼 이적료를 지불한 이유를 입증한다.

②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 호펜하임, 1987년 7월 18일생, 171cm, 68kg

브라질에는 무수히 많은 제2의 호나우지뉴가 존재한다. 만일 누군가 호나우지뉴와 가장 유사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필자는 두서없이 카를로스 에두아르도를 뽑을 것이다. 안데르손, 루카스 레이바와 함께 그레미우 유스팀이 배출한 보물인 그는 독일판 첼시로 불리는 1899 호펜하임의 주축 미드필더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 10번 출신인 그는 좌 측면과 중앙을 선호하며 뛰어난 장악력을 지녔다. 지난 11월 A 매치를 통해 국가 대표팀에 데뷔했으며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2005년 레알 마드리드는 당시 17살에 불과했던 그를 영입하고자 스카우터를 파견했었지만, 적응 문제를 이유로 포기한 적이 있었다.)
 
2007년까지 그레미우 유스로 활약한 그는 그 해 열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아메리카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의 명성을 드높였다. 비록 그의 팀은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에 5:0(1,2차전 합계)으로 패했지만 그가 보여준 날렵한 움직임과 위협적인 크로스는 팀의 결승 진출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의 스카우터들은 그의 영입에 열을 올렸지만 번번이 실패하였다. 결국,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 속한 1899 호펜하임에 합류. 다른 유망주와 다르게 한 템포 늦게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다수의 브라질 출신 유망주가 유럽의 큰손으로 이적 한 이후 자리를 못 잡고 임대를 가는 것과는 달리 그는 호펜하임의 주축이다. 그의 장점은 빠른 발을 이용한 정확한 패스와 드리블이다. 171cm라는 작은 키를 이용해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가 예측하기 힘든 패스를 동료에게 전해주는 능력과 드리블 턴 과정에서 보여주는 유연함은 팀의 공격에 활기를 넣어준다. 특히 '제2의 호나우지뉴'란 명성에 걸맞은 뛰어난 드리블 능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준다.

③ 알레산드레 로드리게스 파투
▶ AC 밀란, 1989년 9월 2일생, 179cm, 71kg

이번 시즌 바쁜 여름을 보내며 제2의 갈락티코를 구성한 레알 마드리드와 한가한 여름을 보내며리그와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인 AC 밀란의 대결은 강력한 레알 마드리드의 우세가 압도적이었다. 양 팀의 스폰서인 도박 업체 BWIN과 경기 시작 전 양팀의 승패를 가늠하는 예상에서도 레알 마드리드가 모두 앞서고 있었다.

그럼에도, 밀란은 파투가 있었다. 파투는 레알이라는 거대 클럽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하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소속팀 밀란의 승리를 이끌었다. '소년 가장'이란 애칭을 얻으며 어린 나이에도 밀란의 공격을 이끈 파투는 레알의 홈 팬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도 탈 유망주를 선언하며 부진 탈출과 자신을 둘러싼 논쟁을 잠재웠다.

지난 2006년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으며 우승을 차지한 인터나시오날 출신의 '숨겨진 재능' 파투는 세브첸코의 후계자로 AC 밀란에 입성한 뒤 처참한 실패를 맛 본 히카르두 올리베이라의 대안이었다.

2007 남미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루카스 레이바, 헤나투 아구스토 등과 함께 브라질의 우승을 이끈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덴티뉴와 함께 직접 언급한 후계자다.

밀란의 안 좋은 상황 때문에 미미한 성장을 보였던 파투는 지난 2008~2009시즌 '소년 가장'이란 애칭과 함께 나이 먹은 AC 밀란의 선수 진을 이끌며 최고의 유망주로 성장했다.

파투는 다른 유망주들과 차이가 있다. 그의 빠른 주력과 테크닉은 유망주의 레벨에 어울리지 않으며 만 20세란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성과 성숙함을 겸비했다.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능력은 세계 최고의 레벨에 도달했으며 헤딩, 프리킥, 중거리 슛 등에서 다재다능함을 드러낸다. 상대팀의 전력에 상관없이 보여주는 대범한 모습은 호나우두 이후 마땅한 포워드를 배출하지 못한 브라질의 유일한 희망이다.

단 원톱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점과 피지컬적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보완해야 한다. 게다가, 선배인 카카가 그랬듯이 AC 밀란의 상황을 봤을 때 혹사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점은 반드시 간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그의 재능을 주목한 둥가는 일찌감치 그를 대표팀에 승선시키고 활용하려고 했지만, 막상 명단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 둥가는 그의 타겟으로서의 능력이 미미하기에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그의 성장세나 능력을 고려했을 때 자국에서 열릴 2014년 월드컵에서는 최고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④ 헐크
▶ FC 포르투, 1986년 7월 25일생, 180cm, 76kg

마블 코믹스가 배출한 캐릭터인 헐크는 거대한 덩치에서 나오는 파워풀한 움직임 때문에 존재만으로 상대에게 두려움을 준다.

최근 그라운드에 등장한 녹색 괴물 헐크는 아쉽게도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닌 FC 포르투의 포워드이다. 그는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포르투의 2008-200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으로 축구팬의 주목을 받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물론 승자는 맨유였다.)으로 불릴 만큼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포르투였지만 헐크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세계 최고의 맨유 수비진을 유린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선사한 점은 인상 깊었다.

다른 유망주에 비해 늦게 주목을 받은 헐크는 호나우두의 現 소속팀 코린치안스 유스 출신이다. 코린치안스를 거쳐 빌라 노벤스, 상파울루, 비토리아를 거친 뒤 2005년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후키'라는 예명과 함께 J2리그에 정착하게 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출신 용병에 인색하지 않은 일본이기에 그의 활약은 일본 열도를 흔들 만큼 뛰어났다. 특히 J2리그 소속의 도쿄 베르디에서 2007년 43경기 출장 37골로 85%에 육박하는 득점률을 기록한 점은 강력한 피지컬을 지닌 포워드를 원했던 '거상' 포르투의 시선을 끌게 되며 이적에 성공한다.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 슈팅력은 브라질리언 특유의 삼바리듬과 어울려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탁월한 신체적 능력에서 비롯된 강력한 슈팅은 '과거 아드리아누'가 보여준 퍼포먼스와 유사하다. 이미 그의 소속팀 '거상' 포르투는 그의 몸값으로 4000만 유로를 책정했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다수의 클럽이 그에 대해 문의를 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은 상태이다.

최근 대세를 반영한 브라질의 카를로스 둥가 감독이 지난 11월 A 매치를 통해 파격적으로 발탁했던 헐크는 대표팀에서는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지만, 루이스 파비아누와 호비뉴, 니우마르를 제외한 남은 포워드 한 자리를 놓고 파투와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칠 것이다.

⑤ 헤나토 아우구스토
▶ 레버쿠젠, 1988년 2월 8일생, 186cm, 86kg

브라질에는 수많은 제2의 카카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카카와 근접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는 레버쿠젠 소속의 헤나토일 것이다. 플라멩고 출신의 헤나토는 여타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그랬듯이 유럽의 큰 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첼시와 맨유는 2006년부터 스카우터를 히우 데 자네이루에 파견하며 그를 합류시키고자 하였지만, 실패했다. 2008년 겨울에는 인테르의 사령탑 주제 무리뉴가 공개적으로 스카우터를 파견시키면서 그의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해 또 한 번 주목 받았었다.

그럼에도, 그는 기존의 빅 클럽들의 오퍼를 뿌리치고 바이에른 레버쿠젠을 선택했다. 평균 연령이 비교적 어린 레버쿠젠은 몸값 과열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500만 유로에 그를 영입하며 은퇴한 슈나이더의 빈자리를 메우게 되었다. 88년생의 헤나토는 '자신의 롤 모델' 카카가 그랬듯이 빠른 발을 자랑한다. 날카로운 돌파와 간결한 드리블 속에서의 정확한 패스가 장점이며 어린 나이에 브라질의 명문 플라멩고의 에이스로 활약했으며 팀을 이끄는 중원의 지휘자이자 핵심이었다.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에서는 파투, 조, 루카스 레이바 등과 함께 브라질의 2006년 20세 이하 남미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으며 브라질의 10번으로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한 경력도 있다.

최근 무릎 수술 때문에 브라질로 돌아가 재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번 시즌 그가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소속팀 레버쿠젠을 분데스리가 1위로 올렸으며(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무패행진 중이다.) 키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게다가 그의 소속팀 레버쿠젠은 제 호베르투, 루시우, 이메르송, 주앙을 배출한 브라질리언과 밀접한 클럽이다.

[예고] ▶ 삼바토크 5회는 '브라질을 빛낼 유망주' 3편(데닐손, 루카스, 티아고 실바, 파비우, 페르난도)가 이어집니다. 

[관련기사] ▶ 세계축구를 주름잡는 브라질 축구에 대한 모든 것

[삼바 토크] ② 평가전에서 드러난 브라질의 문제점은? 

[삼바 토크] ③ 기대되는 브라질 리그 유망주는?

[사진=안데르손,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파투, 헐크, 헤나토 프로필 사진 ⓒ UEFA, 호펜하임,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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