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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성장통 겪는 우리캐피탈, 미래가 어둡지 않은 이유

기사입력 2009.11.21 03:02 / 기사수정 2009.11.21 03: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9일, 수원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09-2010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경기인 우리캐피탈과 KEPCO45의 경기에서 우리캐피탈이 세트스코어 3-2(25-21 13-25 23-25 21-25 17-15)로 승리했다. 올 시즌부터 처음으로 V-리그에 합류한 신생팀인 우리캐피탈은 정규리그 첫 승을 올리게 됐다.

그러나 첫 승을 얻은 희생은 너무나 컸다. 팀의 살림꾼인 안준찬(23, 레프트)이 5세트 막판,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팀은 17-1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팀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는 안준찬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킬레스 건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한 안준찬은 장기간의 치료와 재활이 시급한 상황이다.

안준찬의 부상과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신인 선수들의 문제점

남자신인 드래프트가 연기되고 난 뒤, 우리캐피탈은 12명의 선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부상 선수를 제외하면 시합에 투입할 요원이 9~10명에 불과했던 삼성화재와 가장 열악한 선수층을 지녔다. 그러나 지난 13일에 있었던 '2009 남자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1순위부터 4순위까지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대학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이자 청소년, 유니버시아드 대표 출신의 강영준(22, 라이트)과 센터와 라이트를 동시에 소화해낼 수 있는 김현수(22, 센터, 라이트), 그리고 대학 최고의 세터였던 김광국(23, 세터)와 김태진(22, 센터)를 영입한 우리캐피탈은 선수 수급의 갈증을 해소했다.

그러나 시즌 도중에 영입한 신인 선수들은 당장 경기에 투입하기엔 무리수가 많다. 우리캐피탈의 김남성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신인 선수들은 모두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놓은 뒤, 기술적인 면을 보완할 예정이다"고 신인 선수들의 활용도에 대해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신인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살아나려면 최소한 3라운드는 끝나야 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부족한 선수들의 수는 채웠지만 문제는 즉각적으로 전력에 투입될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레프트 보공으로서 리시브와 디그 등 궂은 일을 도맡아준 안준찬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하고 시즌을 종료했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에서 구멍이 생겨버린 우리캐피탈은 극복해나갈 대안을 찾고 있다.

김남성 감독은 "안준찬의 공백을 대체하기 위해 2가지 대안을 만들어 놓았다. 첫 번째는 라이트에서 뛰는 최귀엽(23, 라이트, 레프트)을 다시 레프트로 이동시키는 점이다. 그리고 라이트 자리에 신인 김현수를 배치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대안에 대해 김남성 감독은 "최귀엽을 이동시키지 않고 레프트 자리에 강영준과 손석범을 쓰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안준찬이 했던 역할을 손석범에게 맡길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최귀엽을 이동시키는 점이 유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팀' 그러나 가능성만큼은 밝다

1라운드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는 LIG 손해보험이 지금과 같은 짜임새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시간'에 있었다. LIG의 박기원 감독은 올해로 3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혹독한 시련기를 거쳤던 LIG 손해보험은 올 시즌부터 박 감독이 쏟은 정성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1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패하며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팀을 재정비하고 우승을 차지하는데 3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각 포지션의 경쟁력이 발전하고 이러한 것들이 하나의 짜임새로 완성되려면 많은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이제 막 프로무대에 데뷔한 우리캐피탈은 프로 경험을 쌓아가면서 팀의 색깔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걷고 있다.

아직까지 팀의 플레이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우리캐피탈의 장점은 선수 구성이 좋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센터인 신영석(23, 센터)과 박상하(23, 센터)는 좋은 하드웨어와 기술을 지니고 있다. 또한, 최귀엽과 강영준, 김현수 등은 대학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공격수들이다.

우리캐피탈의 단점은 경험이 적고 선수들 간의 조화로운 플레이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가능성만큼은 풍부한 것이 사실이다. 젊고 재능있는 공격수들을 대거 데리고 있는 우리캐피탈에는 외국인 세터인 블라도 페트코비치(26, 세터)도 존재하고 있다.

세계 배구의 추세인 '스피드 배구'에 뒤떨어져 있는 한국 배구에 빠른 토스를 구사하는 블라도가 영입된 점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공격수들이 블라도의 토스에 적응해 빠른 플레이가 완성될 경우, 우리캐피탈의 경쟁력은 더욱 강해진다.

레프트와 라이트, 그리고 센터 포지션에 걸쳐서 유망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우리캐피탈은 '차세대 리베로'인 이강주(26, 리베로)가 뒤를 받쳐주고 있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특징은 우리캐피탈의 장점이자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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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블라도 페트코비치 (C) 우리캐피탈 구단 제공, 김남성, 강영준, 김현주, 김광국, 김태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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