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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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그는 선수 보급소가 아니다

기사입력 2009.10.28 16:15 / 기사수정 2009.10.28 16:15

박문수 기자



세계 축구를 뒤흔드는 세력을 꼽자면, 자타공인 최고의 선수층을 보유한 브라질 출신 선수이다.

만일 누군가 대한민국 K-리그를 비롯해 이탈리아 세리에 A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 등 각 리그별 팀의 스쿼드를 살폈을 때, 브라질 출신 선수가 없다면 의아할 것이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좋은 활약을 선사. 하나의 상품으로서 세계 축구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해외 이적은 그들에게 이익이 될까? 우선 브라질 리그에 대해 알아보자.

브라질리그의 특징은 1년 내내 축구 경기가 열린다는 것이다. 얼마 전, 브라질 축구 협회(이하 CBF)는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3년간 각종 리그 참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783개의 프로축구 클럽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주 리그와 전국 리그로 구성되어있는 브라질 리그는 막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 선수를 수출하는 유용한 자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으며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보급소로 인식되었다.

우선 브라질의 주 리그는 캄페오나토 에스타두아이스로 불리며 호나우두가 속한 코린치안스, 펠레와 호비뉴를 배출했던 산토스, 지난 시즌 브라질 세리에 A를 우승시켰으며 카카와 루이스 파비아누를 배출한 상 파울루 등으로 구성된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가 있다. 상 파울루를 연고로 삼는 이 주 리그는 이번 시즌 호나우두의 맹활약 속에 코린치안스가 우승을 차지했었다.

아드리아누를 보유한 플라멩구, 호마리우와 주니뉴가 뛰었던 바스코 다 가마, 보타 포고, 지난겨울 AC 밀란에 합류한 티아구 실바의 플루미넨세 등이 속한 캄페오나토 카리오카가 있으며, 아드리아누와 함께 브라질 세리에 A에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는 티아구 타르델리의 아틀레티코-MG와 호나우두의 옛 소속팀 크루제이로 등이 속한 캄페오나토 미네이루가 있다.

한편, 알레산드레 파투를 배출한 인터나시오날과 호나우지뉴를 세계적 스타로 이끌었던 그레미우는 캄페오나토 가우쇼에 속하며, 총 27개의 주 리그가 존재한다.

캄페오나토 브라질레이랑으로 불리는 브라질 전국 리그는 이탈리아 세리에 A와 똑같은 이름을 지녔으며 세리에 A~D까지 존재한다. 주 리그가 폐막한 이후 펼쳐지는 전국 리그는 유럽 리그와 유사한 체계로 운영되며 세리에 A 1~4위 팀은 '남미의 챔피언스 리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 축구리그가 8월에 개막해 5월에 폐막하며 휴식기를 갖는 것과는 달리, 브라질리그는 1년 내내 축구리그가 활성화되었고 수많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비록 브라질 리그가 유럽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자본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밀리지만, 선수들 재원과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저변확대를 통한 주 리그와 전국리그의 활성화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09년 3월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용병으로 자리 잡은 8000명의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수입은 약 18조 원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한 인프라는 많은 선수가 브라질 리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유럽으로 가는 길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한 팀에 오래 머물기보다 잠시 스쳐가는 경우가 많다.

'축구 황제' 호나우두는 크루제이로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PSV 에인트호벤을 거쳐 현재의 완성도 있는 커리어를 만들었으며, 호나우지뉴는 그레미우에서 자신의 재능을 세계에 알렸다. 최근 AC 밀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알레산드레 파투도 인터나시오날 소속으로 2006 FIFA 클럽월드컵에서 보여준 맹활약을 통해 밀란으로 이적하게 된 경우이다.

특히 이번 2009 FIFA U-17 청소년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으며, 산토스의 보물로 불리는 네이마르는 92년생이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AC 밀란에서 2000만 유로로 그의 몸값을 매기고 있다.

호나우두가 파투와 함께 자신의 후계자로 언급했던 코린치안스의 덴티뉴는 소유권이 코린치안스가 57%, 손다 그룹이 22.5%, 나머지 20.5%를 선수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황이다. 이 때문에, 경쟁력 있는 리그를 지니고 있지만 '큰 손' 유럽의 클럽들에 선수들을 뺏기고 있다.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는 브라질 선수들을 획득하기 위한 소유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재능 있는 유망주들과 반 노예 계약을 수립하며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동산처럼 선수들을 쉽게 매매하고 있다.

서남 아시아와 동아시아의 프로 축구리그는 브라질 출신 용병들로 채워져 있으며 이들의 활약 속에 승리를 획득하는 팀이 절반에 가깝다.

게다가 브라질 출신 용병들의 활약은 귀화 정책을 통한 국가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노리는 팀이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의 유로 2008 우승에 일등 공신인 마르코스 세나는 브라질 국가대표팀 출신 마르코스 아순상의 친척이며, FC 포르투에서 진가를 발휘했던 데코와 페페는 브라질을 등지고 포르투갈로 귀화한 선수이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말했듯이, "먼 훗날에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의 다수를 차지할 것이다."라는 발언도 최근 추세를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

브라질 리그는 상당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리그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지만, 귀화와 무분별한 선수 유출의 지속은 브라질이 키울 수 있는 인재들의 대거 유출로 인한 경쟁력 상실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된다면, 미래의 호나우두나 호나우지뉴가 일본이나 중동 나아가 유럽의 어느 한 국가에서 뛰게 되는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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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2009 이집트 U-20청소년 월드컵에 나선 브라질 대표팀 ⓒ 피파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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