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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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철배 결산] '유종의 미'가 아쉬웠던 빙판

기사입력 2009.10.18 23:08 / 기사수정 2009.10.18 23:08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지난 13일부터 열린 유한철배가 연세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9회를 맞은 이 대회는 초, 중, 고, 대가 모두 참가하는 유일한 아이스하키 리그이기도 하다.

마지막 날 열린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에는 각 학교의 학생과 학부형, 그리고 아이스하키 관계자 및 팬까지 목동을 찾았다. 지난 정기전만큼은 아니었지만 비정기전이라 불릴 만큼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팀의 경기였고 이 경기로 우승팀이 가려지기 때문에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서 열린 경희대와 한양대의 경기는 박빙의 승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빙상장의 온도만큼이나 썰렁한 관중석을 두고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비단 경희대와 한양대의 경기뿐만이 아니었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대회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고는 3일간 열린 모든 경기에서 썰렁한 관중석을 봐야 했다.

평일 오후에 열리는 경기인지라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목동 빙상장 주변에 대회를 알리는 포스터나 현수막을 찾아 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목동 빙상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하고 있던 한 고등학생은 "친구들과 스케이트를 타러 왔는데 대회가 있어 타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구경 중이다. 대회가 있는 줄도 몰랐고 아이스하키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재밌다"며 경기에 열중했다.

또한, 경기 중간 중간 꺼지는 전광판은 관중은 물론 경기에 참여 중인 선수에까지 혼란을 줬다.

그러나 가장 아쉬웠던 것은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었다.

마지막 경기였던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가 끝난 뒤 고려대는 시상식에 단 4명만의 선수를 내보냈다. 시상식이 경기 종료 직후 열렸던 것을 감안하면 '몰라서'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고려대의 시상식 불참은 심판 판정에 대한 암묵적 항의와도 같았다. 1피리어드 종료 30초가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2-2의 팽팽한 접전을 유지하던 양 팀의 균형을 깨는 골이 나왔다.

고려대의 한호택이 역전 골을 터트린 것. 한호택은 앞서 고려대의 2골을 성공시킨 선수였다. 한호택은 기쁨에 겨워 글러브를 벗고 손가락으로 3을 만들며 자신의 해트트릭을 기뻐했다. 이대로 1피리어드가 끝난다면 분위기는 고려대로 넘어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한호택의 골 전에 고려대의 김형준이 연세대의 박성제 골리에게 파울을 범해 골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피리어드에 터진 연세대의 서민규의 골에 다시 미묘한 판정이 나왔다. 고려대의 골리가 넘어진 상황에서 양 팀 선수가 엉켰고 그 와중에 퍽은 서민규의 스틱에 맞고 들어갔다.

고려대 측은 당연히 골리 차징으로 여겨 골이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상황은 달랐다. 골은 그대로 인정됐고 고려대의 골리는 달려나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결국 연세대가 고려대에 5-4로 승리를 거두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시상식 준비를 해달라는 방송에도 불구하고 고려대는 자리를 떴고 4명의 선수가 나와 트로피와 상장을 수상하는 것으로 시상식을 치르고 말았다.

경기 후 한 연세대 선수는 "사실, 고려대의 골이 인정되지 않고 우리 골은 인정됐을 때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로 스물아홉 번째, 긴 역사를 자랑하는 유한철배가 조금 더 발전하고 무게감 있는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아쉬움이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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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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